기사입력시간 16.02.01 06:56최종 업데이트 16.02.02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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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와 심평원에 감사 드립니다

"대학병원 환자로 미어터지게 한데 크게 도움"



대학병원에 있는 의사로서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왜냐? 우리가 밥 먹고 사는데 크게 도움을 주시기 때문입니다.
 
첫째, 동네의원이 잘 되고 주치의 제도가 활성화 되었다면 당뇨병,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은 굳이 대학병원에 오실 필요 없을 겁니다.
 
그런데 그런 제도를 엉망으로 만들어 주셔서 대학병원에 찾아오는 환자가 많습니다. 그래서 내분비, 순환기 같은 의사들이 먹고 삽니다. 참고로 당뇨병 환자의 30%는 대학병원에 다닙니다.
 
둘째, 이런 만성질환은 보통 잘 관리하면 합병증을 많이 예방할 수 있는데 당장 들어가는 약제비가 부담스럽다고 보험기준을 까다롭게 하기 때문에 의사들이 약을 제대로 쓰지 못 합니다.
 
그러니 혈당조절이 잘 되는 환자는 30%도 안 됩니다. 고혈압, 고지혈증도 마찬가지입니다.
 
심장병도 생기고 뇌졸중도 생기고, 그래서 그런 분과 의사들이 또 먹고 삽니다.
 
심지어 대학병원이 미어 터지는 것도 그런 이유도 한 몫 합니다.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셋째, 환자는 교육이 생명입니다.
 
요즘 담배의 폐해를 열심히 광고합니다. 사실 담뱃세로 엄청 돈을 벌어놓고 가만 있기 미안해서 인지 광고를 많이 늘렸습니다.
 
마찬가지로 당뇨병이나 고혈압 비만 같은 질환은 사실 끊임없이 교육을 해야 합니다.
 
요즘 원격 모니터링이 효과가 있다고 하는 것도 사실 교육의 효과지요.
 
그런데 이런 건 전혀 활성화가 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러니 당뇨 환자들 저혈당으로 응급실에 많이 실려 옵니다. 물론 고혈당성 혼수도 있습니다. 우리 건강보험 제도는 이런 교육의 중요성을 그대로 무시해 버립니다.
 
중병이 되어 대학병원에 옵니다. 담배 피다가 폐암이 되어 대학병원에 와서 수술도 받고 항암치료도 받습니다. 대학병원은 또 먹고 삽니다.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넷째, 게다가 이제 원격진료까지 하겠다고 합니다.
 
지금은 산간벽지나 원양어선 교도소에서 시작할 것처럼 합니다.
 
만성질환 모니터링부터 한다고 합니다. 동네의원만 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생각을 해 보세요. 우리 국민은 국가가 만든 보험제도에 의해 동네의원은 수준이 낮고 대학병원은 명의가 있다고 착각하고 삽니다.
 
사실 역할이 다른 건데 말입니다.
 
앞으로 원격진료 시작되고 환자들이 거기 맛들이고 나면 왜 대학병원은 안 해주냐고 바로 요구할 겁니다.
 
자연스럽게 대학병원 의사들도 원격진료 하겠지요.
 
그럼 동네의사는 죽고, 대학병원 의사는 주가가 올라갈 겁니다.
 
마케팅 기법이나 제반 여건이 모두 대학병원이 우수합니다. 홍보하기 시작하면 대학병원으로 환자 쏠리는 건 시간 문제입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대학병원 의사는 선택진료의사가 65% 정도입니다.
 
올 하반기가 되면 33%로 줍니다. 내년 하반기엔 없어집니다. 지금은 그나마 선택진료비가 있고 대학병원 진찰료가 본인부담인 점이 있어 그렇게 쉽게 대학병원을 찾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선택진료 의사 다 사라지고 나면 대학병원으로 모두 오려 할 겁니다.
 
가격이 저렴해졌는데요뭐. 입원도 왜 안 시켜 주냐고 아우성칠 겁니다. 대학병원 의사들은 일이 좀 많아지겠지만 일 많이 하면 돈도 더 법니다.
 
그러니 얼마나 정부가 고마운가요.
 
우리 정부 지금 기조를 꼭 잘 유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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