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9.25 14:46최종 업데이트 23.09.25 15:01

제보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 법 시행되면 의사 55.7% "수술실 폐쇄하겠다"

의사 93.2% 수술실 CCTV법 반대 의사 명확…조항 모호하고 지원도 적어 의료현장 '혼란'

대한의사협회는 25일 오후 '수술실 CCTV 의무화 관련 대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오늘(25일)부터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 법안이 시행되는 가운데, 의사의 55.7%가 법 의무화시 수술실을 폐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에 비해 5.8% 증가한 수치다. 

대한의사협회는 25일 오후 '수술실 CCTV 의무화 관련 대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은 지난 9월 8일부터 10일간 회원 1267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결과, 의사의 93.2%가 해당 법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에 비해 3.2% 증가한 수치다. 

또한 본인과 가족 수술시 CCTV 촬영에 동의할 것인지를 묻는 질의에서도 91.9%가 '촬영하지 않겠다'고 답해 절대 다수가 해당 법안에 매우 부정적인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안 반대 이유는 '의료진 근로감시 등 인권침해(51.9%)'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의료인에 대한 잠재적 범죄자 인식 발생(49.2%)', '진료위축 및 소극적 진료 야기(44.5%)'등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법안이 의무화된 이후 수술실을 폐쇄할 의향 있느냐는 질의엔 55.7%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는 2021년에 비해 5.8%나 증가한 수치다. 

수술실 CCTV 설치 이외 대안은 64%가 '대리수술 처방강화 추진'을 꼽았고 '수술실 입구에만 CCTV를 설치하자'는 답변이 39.8%였다. 

또한 '대리수술 방지 동의서를 의무화하자'는 응답도 39.2%를 차지했고 '자율정화 활성화'도 20.5%에 달했다. 

법 시행에 따른 우려사항은 '설치·운영 기준 모호함으로 인한 의료법 위반(75.5%)'이 가장 많았고 '안전관리조치 모호함으로 인한 의료법 위반(62%)'이 그 뒤를 이었다. 

이외 '영상정보 열람 또는 제공에 따른 행정업무 과중(41.8%)', '설치 및 유지 비용 부담(22.7%)'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임지연 연구원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임지연 연구원은 "수술실 폐쇄 의향이 2021년에 비해 6% 가까이 늘었다. 실제 수술실 폐쇄로 이어질 경우 수술대란 등 필수의료 붕괴가 현실화될 우려가 있다"며 "외과의사 기피 현상으로 인한 필수의료 붕괴 우려도 90.7%나 돼 외과 기피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우려 사항으로 설치와 운영 기준의 모호함이 가장 많이 나왔고 안전관리조치 모호함으로 인한 의료법 위반에 대한 걱정도 많았다"며 "정부는 설치와 운영, 안전관리조치 기준을 명확화하고 이에 대한 충분한 안내를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필수 회장은 현재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안으로 인해 의료현장의 혼란이 상당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의료인 기본권을 침해하고 환자와 의사 신뢰관계를 침해하는 이런 비슷한 법안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지역 병원들의 혼란이 굉장한 상황"이라며 "복지부 지침이 시군구 지자체, 보건소 마다 전달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어 혼란이 많다. 6개월 정도 충분한 계도기간을 갖고 지침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주변에서 들어보면 전신마취를 하지 않는 수술실인데 CCTV 설치 여부를 묻는 질문 등이 많이 들어온다"며 "법이 통과되면서 예산도 삭감돼 종합병원 이상은 재정지원도 전혀 받지 못한다. 설치비 50% 정부 지원 이외 운영과 보안 관련 지원은 전혀 이뤄지지 않아 병원들이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CCTV 설치로 인해 오히려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입증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서도 이필수 회장은 "부작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반대하는 것이다. 소신수술을 저해하고 전공의가 관련된 수련수술도 미비될 가능성이 많다"며 "해킹이나 일부 직원에 의한 유출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어 의료기관 입장에선 매우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답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댓글보기(0)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