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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약품 경제성평가, "불확실성 가치는 사후평가로…외부전문가 검토로 투명성 확보 필요"

    심평원 "연말까지 경제성평가 관련 연구결과 나올 것…결과따라 가이드라인 개정"

    기사입력시간 19.05.22 06:50 | 최종 업데이트 19.05.22 06:50

    사진: 의약품 경제성 평가 제도개선 정책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의약품 경제성 평가 제도를 개선하는 방안으로 사후평가로 고가신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고, 경제성평가 기준의 재검토가 필요하며 의사결정 과정에 대한 투명성이 더욱 높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이명서 보건복지위원장(자유한국당)과 국회입법조사처,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는 21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의약품 경제성 평가 제도개선' 정책세미나를 개최했다.

    이화여자대학교 융합보건학과 안정훈 교수는 '환자 접근성 향상과 제약산업 활성화를 위한 의약품 경제성 평가제도 개선 방안' 주제발표에서 현 제도의 한계점을 짚고 그 대안을 소개했다.

    안 교수가 첫 번째로 지적한 문제점은 불확실성이다.

    안 교수는 "경제성평가는 태생적으로 불확실성을 포함할 수 밖에 없고, 이를 확률적 민감도분석 등으로표시하기에 과학적인 방법으로 인정된다"면서 "우리나라는 전통적으로 신약등재시 불확실성의 해결은 경제적 이익을 얻는 제약사의 책임으로 간주돼왔다. 그러나 해결할 수 있는 불확실성이 많아 갈등이 유발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약등재시 제출되는 임사자료는 근거수준이 높은 무작위배정임상시험(RCT) 자료들이지만 국내 환자들이 포함되지 않거나 상대적으로 적은 경우가 대부분으로 국내 환자들에서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거나 등재시 밝혀지지 않은 문제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작년 하반기부터 면역항암제의 급성진행(hyperprogression) 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면역항암제를 투여받은 환자 중 급속도로 사망한 사례가 있다"면서 "빨리 죽는 사람의 비율이 얼마나 되느냐는 매우 중요한 문제로 가치를 다시 산정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해결방안으로 안 교수는 사후평가를 통한 불확실성 대처를 꼽았다. 불확실성에 대한 가치를 나중에 평가하는 조건으로 등재하자는 것이다.

    안 교수는 "국내 실제 임상현장의 자료들(RWE)을 전향적으로 모아 등재 후 국내 환자에서 신약의 효과(effectiveness)를 검증하는 것은 좋은 투자가 될 수 있다"면서 "근거 수준의 차이를 고려해 최대한 수집하는 환자 수를 늘리고 RCT 대비 RWE 효과 차이가 유의하게 클 경우만 경제성평가까지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한 "등재시 사용됐던 경제성평가 모형에 RWE 결과에서 도출된 모수값들을 대입해 경제성 결과(ICER) 재계산 및 필요시 약가조정 혹은 환급 진행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내용들이 신약등재시 계약조건에 반영돼야 하고 이런 조건들에 동의하는 제약사에 대해 불확실성 입증 의무를 와노하시켜 신속한 등재가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경제성 평가 기준의 적절성 문제가 있다. 안 교수는 "현재 심평원에서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이라며 1 GDP라는 2500만원(비항암제)과 2 GD라는 5000만원(항암제)을 언급하고 있으나 WHO의 현재 입장은 급여결정에 GDP에 근거한 경제성평가기준사용이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국내 약가를 참조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발생하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시했다. 안 교수는 "2014년 사우디아라비아 식약처가 30개국 해외약가 제출목록에 한국을 포함시켰는데 이는 중동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캐나다도 2018년 약가제도 개선안에 한국약가 참조계회깅 들어가 개카다 제약업계가 강력하게 반발했으나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다"며 "제약사 입장에서는 한국 약가를 참조하는 시장이 많아질수록 한국 내 출시를 늦출 수 밖에 없다. 실제 건강보험공단에서 지불하는 약가를 다르게 하는 시점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위험분담제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제성평가 자료를 현재는 건강보험심사평원 소위원회에서 검토하지만 이를 외부 전문가 그룹에 맡긴다면 공정성과 전문성을 확보하면서 검토보고서는 공개돼 투명하게 피드백받을 수 있을 것이라 했다.

    안 교수는 헬스케어 의사 결정의 글로벌 표준인 '해명책임(Accountability for Reasonableness, A4R)'의 개념을 강조하며 "투명성은 스펙트럼으로, 누가 어떻게 어떤 이유로 의사결정했는지 의사결정을 모든 사람이 이해할 수 있고 자신의 의사를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개선한다면 이런 부분에 대한 고려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세션에서 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 조영미 상무는 업계에서 보는 한국 경제성평가 제도의 문제점으로 6가지를 꼽았다. 첫 번째는 부가세와 유통마진을 포함한 약가로 비용효과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 상무는 "한국에서 경제성평가를 통해 1000원의 가치를 인정받았다 해도 개발사 입장에서는 약 15%가 절하된 가치만을 인정받은 것이다"면서 "장기간 투여하는 약제일수록, 그동안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저렴한 지지요법(best supportive care)과 비교하는 혁신적인 치료제일수록 비교대안 대비 부가세 부담이 가중돼 비용효과성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토로했다.

    또한 ICER 임계값이 너무 낮다는 점, 미래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결과를 현재가치로 환산하기 위해 사용하는 할인율이 5%로 높아 하향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제성가에서 혁신 신약의 효과를 삶의 질을 보정한 생존기간의 증가분(QALY)으로 전환해 가치를 평가하는데 한국인의 선호도를 반영한 삶의 질 가중치를 적용하면 동일한 효과라도 제외국 대비 한국에서의 가치는 더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평가와 의사결정의 경직성도 문제점 중 하나로 꼽혔다. 조 상무는 "근거가 완전할 수 없는데 영국 NICE보다 좀 더 엄격한 수준이다"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를 반영한 민감도 분석을 통해 보수적인 근거들을 채택하는 경향이 높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한국의 약가를 참조하는 국가들이 늘면서 한국으로의 신약 도입을 기피하는 현상을 현장에서 확연하게 체감하고 있다"며 "위험분담제로 100% 문제 해결은 어렵지만 위험분담제 적용 대상을 확대하면 환자 접근성을 그나마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몇천만원이 아니라 몇억원 하는 신약이 나오고 있고, 나올 항암신약을 보면 20억, 30억원짜리도 줄줄이 있다. 연합회는 앞으로 우리에게는 신약접근권도 중요하지만 생명줄과 같은 건강보험 재정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이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 "등재할때 사전평가하고 사후평가로 보완하는게 필요하다. 해외에서 한국을 참조하는 국가가 는다면 현재 상황에서는 위험분담제 대상을 늘려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 또한 국민 중심의 투명한 공개를 통해 신뢰 담보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 보험약제과 최경호 사무관은 "사후평가 부분은 굉장히 필요하다고 받아들이고 있다. 비교약제, 할인율, ICER 상향에 대한 연구용역을 하고 있고 복지부에서 입장을 낼 기회가 있을 것 같다"며 "전반적으로 모든 부분들에 대해 소통해서 지침 개정에 있어서도 현실적으로 수용가능할 수 있도록 앞으로 많이 챙겨보겠다"고 말했다.

    심평원 박영미 약제관리실장은 "2017년 중반부터 1년간 업계, 환자단체 등과 모여 TF를 구성, 경제성평가제도 운영의 절차와 과정상의 예측가능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어떤 부분이 보완돼야할지 논의했다. 최종결론을 내기 위해서는 사회적인 합의과정과 체계적인 연구가 있어야 한다"면서 "현재 경제성평가에 대한 가이드라인 개정을 고민하고 있다. 올 연말 안에 이런 부분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오도록 추진하고 있다.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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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도영 (dypark@medigatenews.com)

    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