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이제는 병원 안으로 들어와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과 의료의 질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은 최근 병동 내 모든 이동형 인퓨전 펌프에 사물인터넷 센서를 부착해 실시간으로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동형 인퓨전 펌프(infusion pump)는 진통제나 항암제, 수액 등을 일정한 시간 간격을 두고 소량씩 자동으로 환자의 혈관을 통해 투여해주는 의료기기다.
간호사가 이동형 인퓨전 펌프의 현재 위치와 정상 작동 여부 등을 일일이 파악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됐다. 또한 암이나 부정맥 환자 등에게 인퓨전 펌프로 급하게 약물을 투여할 때 해당 병동에 사용 가능한 기기가 부족한 경우, 다른 병동에 대여할 수 있는 기기가 있는지 일일이 전화로 확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병원측에 따르면 인퓨전 펌프에 사물인터넷 센서를 부착하면 간호사가 한 눈에 기기 사용 현황을 파악할 수 있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진다. 급한 환자에게 필요한 약을 더 빨리 투여할 수 있게 돼 의료의 질이 더욱 향상될 수 있다.
사물인터넷 센서가 부착된 이동형 인퓨전 펌프의 실시간 위치는 각 병동에 있는 컴퓨터에 특정 인터넷 주소(URL)를 입력하고 로그인하면 대시보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병원 내 이미 구축돼있던 와이파이(Wi-Fi) 망을 기반으로 병원 내부 서버를 통해서만 접속이 가능하도록 했다.
서울아산병원 이노베이션디자인센터가 이동형 인퓨전 펌프에 사물인터넷 센서를 부착한 후 50여 명의 간호사에게 업무 변화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한 개 병동에서 이동형 인퓨전 펌프를 관리하는 데 쓰는 시간이 하루 평균 약 40분에서 센서 부착 후 약 15분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인퓨전 펌프 관리에 대한 심리적인 스트레스 지수도 10점 만점에 7.3점에서 3.6점으로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아산병원 외과 병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김소연 간호사는 "그 동안 출근 후 업무를 인수하면서 기기 현황을 직접 파악해야해 시간이 오래 걸렸는데, 컴퓨터로 한 눈에 알 수 있게 됐다. 다른 입원 환자들의 건강 상태를 더욱 꼼꼼하게 체크할 수 있게 돼 동료 간호사와 환자의 만족도가 모두 높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 김종혁 기획조정실장(산부인과 교수)은 "이동형 인퓨전 펌프에 사물인터넷 센서를 부착해 의료진의 업무 효율성이 극대화되고 의료의 질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 수술장, 중환자실, 외래 등에서 사용되는 휴대형 심전도 측정기, 이동형 초음파 진단기, 이동형 컴퓨터 영상 정밀 주사(C-arm) 등 다른 의료 기기에도 점차적으로 사물인터넷 센서 부착을 확대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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