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9.12 07:43최종 업데이트 21.09.1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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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안전을 위해 마취는 반드시 의사가 해야…마취전문간호사 마취는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

마취통증의학회 김재환 이사장의 절절한 호소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반대...마취과 마취 중단 사태 막아달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마취진료는 전문간호사의 영역이 아니니 허용해서는 안 된다. 마취전문간호사의 마취는 이전부터 정부가 허용해 왔으며, 단독도 아니고 의사의 지도를 받아 마취를 하겠다는데 이를 못하게 한다는 것은 직역이기주의라는 것이 간호협회의 입장이다. 하지만 환자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간호사에게 불법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게 할 수는 없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 김재환 이사장은 11일 “존경하는 마취통증의학회 및 의협 회원, 그리고 정부 당국자께 드리는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이사장은 보건복지부를 오가며 지난 6일 성명서 발표, 8일 인터뷰에 이어 9일에도 추가 성명서를 발표했으며, 10일에는 칼럼을 통해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등에 관한 규칙 개정안에 따른 마취전문간호사의 부당함을 호소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간호협회 주장과 달리 마취전문간호사의 마취는 단독은 물론이거니와 의사의 지도, 지시에 의하더라도 불법임이 법률적으로 또 행정적으로 최종 고시됐다(2010년 대법원 판례, 2011년 복지부 행정해석)"라며 "또한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가 명시돼있지 않아 분란이 되고 있으니 이를 명확히 해달라고 간협이 주장하는데, 의료법에 전문간호사는 전문적인 간호사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명시돼 있다”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수술, 전신마취는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하며 실명을 밝히고 환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만약 간호사에게 마취를 지시하면 무면허의료행위 교사로 처벌받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학회는 마취전문간호사의 단독이건, 지도하 마취이건 일체의 마취를 법률상 그리고 제 양심상 허락할 수 없다"라며 "마취진료에 도움을 주는 마취전문간호를 통한 전문적인 협력은 가능해도 마취전문간호사 자격을 바탕으로 마취통증환자 진료에 나서지는 말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정부에 “간협은 의사부족을 전문간호사로 메우겠다고 하는데, 학회는 회원이 6000여명, 전공의가 800여명으로 총 마취전문간호사 200여명에 비해 전혀 부족하지 않다.  만약 부족하면 정부에서 학회 전공의 정원을 조금만 늘려주면 마취전문간호사 총원보다 많은 200명 이상의 전문의를 매년 배출해 10년이면 2000~3000명 넘는 전문의를 새롭게 충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회원 및 동료 의협회원들에게도 "마취전문간호사에게 마취를 대리시키는 대리마취는 대리수술과 마찬가지로 불법이니, 일절 지시하지 말기를 바란다”라며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규칙 개정안과 관련된 일련의 소동의 종착점이 어디인지는 각 분야에 따라 잘 판단하고,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전문] 존경하는 마취통증의학회 및 의협 회원, 그리고 정부 당국자께 드리는 성명서

안녕하십니까.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이사장 김재환입니다. 국민보건 향상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불철주야 매진하시는 정부 당국자와 환자 진료에 밤낮없이 바쁘신 학회 및 의협 회원 여러분께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규칙 개정안과 관련하여, 우리 학회는 간협 입장과 아직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죄송스러운 말씀을 먼저 드립니다. 학회는 마취진료는 전문간호사의 영역이 아니니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며, 간협은 마취전문간호사의 마취는 이전부터 정부에서 허용해 왔으며, 단독도 아니고 의사의 지도를 받아 마취를 하겠다는데 이를 못하게 하니 직역이기주의라는 입장입니다.

최근 미국에서 가정전문간호사로 활동하고 계신분이 한국 간협을 방문하여, 미국 전문간호사는 대개 의사 지도하에 진료를 하지만 단독으로 처방을 하기도 하며, 월급도 많이 받는다고 하면서, 한국도 미국처럼 전문간호사가 활성화되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간호법제정이 필요하다고 한 언론 기사를 봤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의 면허체계와 의료 시스템, 그리고 법률 중에 같은 부분도 있고 다른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제가 문외한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으나 아직 미국에 수술실 CCTV 설치가 법률적으로 강제됐다는 소식을 들은 바 없으니 아직은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면이 더 많지 않은가 하는 생각입니다.

그런데 제 주목을 끈 것은 미국처럼 진료와 처방을 하기 위해서는 간호법이 필요하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아, 간협 측에서 요구하는 것이 진료와 처방을 하고 싶어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이번 시행령에서 전문간호사의 진료 가능성을 열어놓고 추후 간호법을 만들어 최종 완성을 하려고 하는구나” 하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시대가 변하면 상황이 변하고, 상황이 변하면 제도도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최근 고령인구가 늘고 이에 비례하여 의료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가는 저간의 사정을 모르지 않습니다. 당연히 정부는 전체 의료비를 낮추고 싶어 하겠지만, 한편으로는 의료비가 낮아짐에 따라 함께 낮아질 의료의 질에 대한 고민도 깊을 것입니다. 혹시 이런 고민이 이번 규칙 개정안 소동의 한 원인일지는 모르겠습니다.

타과의 사정은 명확히 알 길이 없으니 우리 마취통증의학과의 입장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간협의 주장과 달리 마취전문간호사의 마취는 단독은 물론이거니와 의사의 지도, 지시에 의하더라도 불법임이 법률적으로 또 행정적으로 최종 고시되었습니다(2010년 대법원 판례, 2011년 복지부 행정해석). 또한 전문간호사의 업무범위가 명시되어 있지 않아 분란이 되고 있으니 이를 명확히 해달라고 간협이 주장하는데, 의료법에 전문간호사는 전문적인 간호사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명시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간협이 시위 도중에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지만 가급적이면 사실과 다른 주장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판단의 근거는 사라지고 극단적 자기주장만 난무하는 싸움판으로 변해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는 전문지식인인 의사와 간호사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학병원에 근무하고 있는 저는 행운인지 불행인지 마취전문간호사들과 같이 일해 본 적이 없습니다. 매번 병원 질 관리, 수련평가, 마취적정성 평가 등 각종 평가 때마다 얼마나 최선을 다해 환자를 진료하고 전공의 교육을 시키는지, 마취통증의학과 전문의로서 환자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한 사람의 목숨은 우주 전체만큼이나 무겁고 소중하다는 것을 잘 배우고 있습니다.   

법률에 의하면 수술, 전신마취는 반드시 의사가 해야 하며 실명을 밝히고 환자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만약 간호사에게 마취를 지시하면 무면허의료행위 교사로 처벌받게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정부 입장은 모르겠으나 우리 학회는 마취전문간호사의 단독이건, 지도하 마취이건 일체의 마취를 법률상 그리고 제 양심상 허락할 수 없습니다. 마취진료에 도움을 주는 마취전문간호를 통한 전문적인 협력은 언제든지 감사히 생각하지만, 마취전문간호사 자격을 바탕으로 마취통증환자 진료에 나서지는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정부에 간곡히 말씀드립니다. 간협에서는 의사부족을 전문간호사로 메우겠다고 하시는데, 우리 학회는 회원이 6000여명, 전공의가 800여명으로 총 마취전문간호사 200여명에 비해 전혀 부족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정부에서 학회 전공의 정원을 조금만 늘려주면 마취전문간호사 총원보다 많은 200명 이상의 전문의를 매년 배출하여 10년이면 2000~3000명 넘는 전문의를 새롭게 충원시켜 마취의사가 전혀 부족하지 않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마취전문간호사가 배출되면 의료소외지역에서 일하겠다고 하시는데, 기존의 전문간호사 근무지가 어딘지는 여러분 스스로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만약 정부에서 이번 규칙 개정을 통해 국가와 국민을 위한 미래 의료체계의 백년대계를 준비하는 것이 목적이라면 정부는 비용과 함께 환자안전과 국민생명존중 등 폭넓은 의견을 수렴해 주십사하고 부탁드립니다. 부디 상황이 개선되길 바라며, 어쩔 수 없이 막다른 길에 몰려 9월 9일, 우리 회원들이 발표하였던 결의사항을 실행해야만 하는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우리 회원 및 동료 의협회원 여러분께 말씀 드립니다. 마취전문간호사에게 마취를 대리시키는 대리마취는 대리수술과 마찬가지로 불법이오니 일절 지시하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혹시 모르셨다면 지금부터라도 중지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번 전문간호사 자격인정 규칙 개정안과 관련된 일련의 소동의 종착점이 어디인지는 각 분야에 따라 잘 판단해 주시고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현명한 판단을 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추석 명절이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안 그래도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 사태에 많이 지쳐있는 회원 및 동료 의협회원과 불철주야 국민보건 향상에 노력하시는 정부 당국자께 기쁜 소식을 전해드리지 못함을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우리의 명절은 즐거워야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여유롭고 풍성한 한가위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간협 관계자들께서도 추석만큼은 잠시나마 긴장을 푸시고 가족과 함께 즐겁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2021. 9. 11.
 
대한마취통증의학회 이사장 김재환 올림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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