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3.12 17:30최종 업데이트 20.03.12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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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집단휴진 무죄, 사법부가 의사 집단행동 공식적 인정한 첫 사례”

노환규 전 회장·방상혁 부회장 무죄…“부당한 경쟁제한 없었고 휴진 강제화하지 않아"

왼쪽부터) 방상혁 상근부회장, 노환규 전 의협회장, 최대집 의협회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2014년 3월 10일 '의사 집단휴진'을 주도한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과 방상혁 현 의협 상근부회장이 무죄 선고를 받았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표현의 자유로 인정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위법행위가 없었다는 게 판결의 요지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19단독 김성훈 부장판사는 12일 오후 2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던 노환규 전 회장과 방상혁 상근부회장(당시 기획이사), 의협 법인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집단휴진은 원격진료와 의료민영화를 반대한다는 취지에서 이뤄졌다. 하지만 검찰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이들을 기소했다. 지난해 12월 마지막 공판에서 검찰은 노환규 전 회장에게 징역 1년, 방상혁 전 기획이사에게 벌금 2000만원, 의협에 벌금 3000만원을 구형했다. 당시 검찰은 노 전 회장 등이 의사들에게 집단휴진을 강요해 의료업시장에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 "의사들 경쟁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고 휴진 강제화하지 않아" 
 
그러나 이날 판결의 핵심은 의협의 '의사 집단휴진 권고'가 의사들의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특히 재판부는 집단휴업에 동의하지 않는 의사들에게도 의무적으로 참여를 강제했다는 혐의를 받은 의협의 투쟁지침도 위법이 아니라고 봤다. 즉 정황상 의사들이 휴진에 자율적으로 참여했기 때문에 의협의 지침이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는 '구성사업자의 사업내용 또는 활동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날 김성훈 부장판사는 "집단휴진은 정부의 원격진료와 영리병원을 반대하기 위한 것으로 진료나 의료서비스의 가격을 제한할 수 없었다"며 "환자들이 다른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을 가능성이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표현의 자유는 기본권에 해당한다. 사회 구성원들은 정책 결정에 누구나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번 집단휴진도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초래됐다. 원격진료와 의료민영화 등은 누가‧어떻게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는 국민 건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토론과 의견개진이 필수다. 기본 지침을 정하는데 있어 의견을 개진한 것뿐이고 이를 빌미로 수가 인상 등 다른 의도의 증거도 없다"고 전했다.
 
재판부는 "의협이 의사들에게 휴진을 강제화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의협이 휴업에 대한 결의를 홈페이지를 통해 게재했지만 의협이 직접적으로 다른 방법을 통해 휴업을 강요하거나 참여하지 않을 시 불이익을 주는 등의 증거가 없다"며 "휴진에 참여한 개원의들의 참여율도 20.5% 가량으로 적다. 결과적으로 의협이 휴업을 이끌긴 했지만 참여는 의사들의 자율적 판단에 맡겼다. 범죄 사실을 증명하기 어렵다. 피고들에게 무죄를 선고한다"고 말했다.
 
"무죄 판결 환영...의사들 집단행동 공식 인정한 첫 사례"

이번 무죄 판결을 받고 당사자들은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사법부에서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첫 사례라며 매우 중요한 판례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의사들의 단체행동에 대한 첫 법적 판단인데 공정한 판결이 나와 다행이고 감사하다"며 "지금까지 의사들은 저항할 수 잇는 단체 행동권이 사실상 없었다. 최소한의 저항수단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6년의 시간이 지나는 당온 고통스럽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맺음을 무죄로 할 수 있어 기쁘지만 한편으로 이렇게 까지 할 수밖에 없었던 현실에 착잡하기도 하다"고 전했다.
 
방상혁 의협 상근부회장은 "아직 사법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느껴 판결을 들으며 가슴이 뭉클했다"며 "의사들이 부당한 보건의료정책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창구가 그동안 없었다. 일부 정부 친화적인 인사들에 의해 정책이 만들어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오늘을 기점으로 현장을 아는 전문가들이 뭉쳐 국민과 의료진 모두가 행복하고 최선의 진료가 보장된 진료환경을 만들 수 있는 정책들만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대집 회장은 "현 의협 집행부는 의사집단행동을 추구해 왔다는 점에서 오늘 무죄 판결에 대해 매우 환영한다"며 "오늘 판결의 중요성은 보편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가 인정됐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 회장은 "주장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다소 법률적 충돌이 발생하더라도 법적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게 이날 판결의 핵심이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권리로서 정당화 됐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판결은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고 나면 여러가지 정책들에 대해 의협이 집단행동을 사용해도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그동안 고생한 노 전 회장과 방상혁 부회장의 노고에 감사함을 전한다"고 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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