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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 헬스케어의 게임체인저

    [딴짓 21] 메디블록 이은솔 공동대표

    블록체인 기술로 환자중심의 생태계 조성

    기사입력시간 17.10.16 05:00 | 최종 업데이트 17.10.16 10:20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의료 데이터의 활용에 대한 요구가 높은 반면 데이터의 보안에 대한 우려로 디지털 헬스케어의 진척이 더딘 이 시점에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들고 나와 게임의 룰을 바꾸겠다는 스타트업이 나타났다.

    오늘날과 같이 IT가 발달한 시대에 병원을 찾아 의무기록 사본이나 영상 CD를 요청할 필요 없이, 그리고 내 정보가 유출될 걱정 없이 내가 어린 시절 받았던 예방접종 기록이나 유전자 정보, 기타 진료기록 등을 한 번에 조회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얘기다.

    매우 복잡하고 쉽게 접근하기 어렵게 느껴지는 분야라 전문 기술자가 창업했으리라 짐작하기 쉽지만, 다름아닌 영상의학과 전문의와 치과의사가 공동 창업한 ‘메디블록’이다.

    물론, 범상치는 않은 의사와 치과의사다. 이들은 시스템 설계자로서 의료 빅데이터 분석 콘테스트에 나가 서울창조경제혁신센터장상을 수상한 이은솔 대표와 과학고 동창인 컴퓨터공학 석사 및 삼성전자 플랫폼 엔지니어 출신의 치과의사 고우균 대표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개념과 이를 기반으로 의료정보 오픈 플랫폼 스타트업을 창업한 이은솔 대표가 어떻게 딴짓에 발을 들여놓게 됐는지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현대카드 스튜디오 블랙에 입주한 메디블록을 찾아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사진: 메디블록의 이은솔 대표 ©메디게이트뉴스
     
    데이터의 보안 문제는 블록체인 기술이 해결한다
     
    메디블록은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의료 소비자인 환자를 중심으로 한 의료정보 시스템을 구축해 ‘의료정보의 탈중앙화’를 선언하며 안전하고 이상적인 개인건강기록(PHR)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블록체인 기술은 암호화 기술, 네트워크 기술 등 다양한 IT 기술을 접목된 기술로 장부(혹은 데이터베이스)를 한 곳에서 관리하는 게 아니라, 여러 주체가 동일한 데이터를 공유함으로써 투명성과 신뢰성, 보안성 등을 보장한다.
     
    이 기술을 통해 의료 정보의 기록이나 타인에 의한 열람 정보가 블록체인에 기록되기 때문에 개인의 의료정보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투명하게 관리할 수 있어 높은 신뢰성을 갖는다.
     
    또한, 의료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을 의료공급자가 아닌 환자에게 부여함으로써 시스템 해킹이나 내부자의 정보 유출 등으로 인한 대형 의료정보 유출 사고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환자가 인터넷을 통해 쉽게 사용 가능하다.
     
    블록체인은 본래 2009년에 나온 비트코인이 시초로 주로 금융분야에서 활용됐는데, 2015년에 2세대 기술이라 할 수 있는 컴퓨터와 같은 프로그래밍 플랫폼 형태의 ‘이더리움(ethereum)’이 출현하면서 광고나 동영상 서비스 등이 이 기술을 채용하기 시작해 그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에 대한 관심과 관련 기업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데이터를 사업에 활용하지 못해 산업 발전이 생각처럼 빠르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 이는 법적인 문제도 있지만 원천적으로 개인이 데이터를 갖고 있지 못한 이유가 크다고 본다.

    개인이 본인의 의료 데이터를 보유 및 관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블록체인 기술을 의료에 접목하면, 개인화된 헬스케어 서비스와 자동 보험 청구 등을 기대할 수 있다.


    넥슨에서의 경험이 과학고 동창과의 창업까지 이어져
     
    어릴 때부터 컴퓨터 경진대회에 입상하고, 과학고에 진학해 한국정보올림피아드를 금상 수상하는 등 컴퓨터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의대 진학을 앞두고 잠시 게임회사로 유명한 '넥슨(NEXON)'에서 근무해본 경험도 있다. 당시 뛰어난 엔지니어들이 게임 분야 스타트업에 많이 진출해 있어 익숙해지다 보니 그때부터 사업을 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2009년 한양의대를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거쳐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됐다.

    인공지능(AI)에 관심이 있어 서준범 교수가 지도하는 영상의학과를 전공으로 택했는데, 서울아산병원이 올해 MS와 진행했던 '제1회 의료 빅데이터 분석 콘테스트'에도 LOL이라는 팀명으로 참가해 3위에 입상하며 서울창조경제혁신상을 받기도 했다.

    당시 초음파 영상을 보고 림프절이 양성인지 악성인지를 딥러닝으로 구분하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참가했는데, 데이터를 모으는 것에서부터 정제 문제까지 어려운 점들을 겪으면서 데이터를 관리하는 플랫폼부터 필요한 상황이라는데 생각이 미쳤고, 환자를 통해 데이터를 받는 방식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병원 밖에서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과학고 동창(김서준)을 통해 같은 동창인 고우균(치과의사)도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고우균(메디블록 공동창업자)은 KAIST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콜럼비아대에서 컴퓨터 석사를 마친 뒤 삼성전자에서 3년 반 정도 근무하다 치의전에 진학해 치과의사로 근무하던 친구였다.

    그도 최첨단 기술을 보다 의료계로 넘어오면서 그 기술 격차가 너무 크다는 걸 느끼고 예전의 경력을 살려 사회에 기여할 부분을 고민하던 차에 함께 창업하기로 뜻을 모았다.

    새로운 블록체인 기술인 ‘이더리움’의 등장으로 이를 의료에 접목하는 걸 생각하게 됐고, 이상적인 PHR을 만들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기술이라는데 결론이 도달해 메디블록을 설립하게 됐다.

    최근 의무기록이 전자화되긴 했지만 우리가 옛날 사진을 들춰보듯이 자유롭게 조회할 수 있는 환경은 아직 마련되지 않아 환자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미미한 수준이다.

    그래서 환자(개인)의 일생에 걸친 의료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련 앱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그리고 5년 혹은 10년이 걸릴지 모를 장기적인 사업이지만, 디지털 헬스케어에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기술이라 생각하기에 기꺼이 뛰어들었다.

    물론, 창업에 앞서 가족부터 설득시키기 위해 가족들 앞에서만도 프리젠테이션을 여러 번 했다.
     

    사진: (왼쪽부터) 공동창업자인 치과의사 고우균 대표와 영상의학과 전문의 이은솔 대표 ©메디게이트 뉴스

    비트코인의 의료 서비스 접목, 2018년 말 정식 플랫폼 공개할 계획
     
    메디블록은 환자 중심의 의료정보 관리 플랫폼 구축 외에도, 대형병원처럼 환자용 차트 제공 서비스나 환자 마케팅이 쉽지 않은 규모가 작은 병원을 대상으로 진료기록을 관리하는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그래서 응용프로그램으로 환자를 위한 개인 의료정보 관리 프로그램, 의료기관 및 의료인을 위한 전자건강기록(HER: Electronic Healthcare Record), 연구자를 위한 데이터 검색 프로그램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러한 플랫폼 제공을 통해 앱 개발자 등이 참여 및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주는 데이터 유통망 역할을 하는 게 메디블록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플랫폼이 성장함으로써 토큰(가상화폐)의 가치도 동반 성장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현재는 플랫폼의 개념증명(PoC: Proof of Concept) 어플리케이션을 공개한 상태로, 내년 10월 플랫폼 베타 버전 공개를 거쳐 2018년 12월 정식 버전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플랫폼 내에서 사용하게 될 비트코인의 일종인 가상화폐 ‘메디토큰(MED: Medi Token)’은 ICO(Initial Coin Offering)를 통해 10월 말 발행할 계획이다.
     
    한편, 지역적으로는 한국 시장에서 검증을 거친 후 개발도상국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의료정보 유통 과정에서 환자가 가장 큰 혜택을 받도록 하려면 사실상 기존의 시장 질서를 재정립해야 하는데 선진국일수록 기존 이해관계자들의 저항이 크기 때문에 시스템이 상대적으로 덜 갖춰진 시장에 진입하는 게 유리할 거란 판단에서다.
     

    청년 스타트업 창업자로서 후배들에게 한 마디

    스타트업이든 병원 운영이든 결국 사람이 하는 거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스타트업에서 의사의 역할은 아이디어를 내고, 의학적으로 접목 가능한 일인지, 환자 쪽보다 의료 쪽에 쓸만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부분이 많다.
     
    또 의사는 본인의 일을 잘 하는 게 중요하지만, 스타트업은 사람들과 함께 해나가는 게 중요하다.
     
    그런데 의사는 의료에 매몰돼 있는 상황으로 실제 사업을 해볼 생각을 한다면, 다른 분야 사람들과의 교류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환경에 노출될 필요가 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개최하는 해커톤 등에 참여하거나 스파크랩 등에서 개최하는 데모 데이 등 회사에서 개최하는 행사에 많이 참여해 보면 좋다.
     
    여러 직종에 있는 사람들과 본인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는 게 중요하다. 그러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의사가 아닌 다른 분야에 진입해서 돈 벌기가 쉽지는 않지만, 진짜 하고 싶고 병원 내에서 할 수 없다면 도전해 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병원에서의 생활은 좋고 나쁘고의 등락이 크지 않지만, 스타트업은 다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라야 버틸 수 있다.
     
    그러나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면, 다른 전공과 다른 스킬셋을 가지고 유니크한 존재가 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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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지원 (jwlee@medigatenews.com)

    새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