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도수치료의 관리급여 도입을 둘러싸고 의료계 반발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현재 제시된 4만원대 수가가 기존 급여 물리치료와 비교할 때 낮지 않은 수준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정부는 도수치료의 과잉 이용 문제를 고려해 이를 관리급여 ‘대상 1호’ 항목으로 지정하고, 7월부터 일선 의료기관에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23일 보건복지부 이영재 필수의료총괄과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도수치료 관리급여 도입을 앞두고 1회당 가격을 4만원 안팎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도수치료, NECA ‘제한적 권고’…복지부 ‘임상적 근거 제한적’
현재 도수치료 전국 평균 가격이 약 11만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관리급여 가격은 기존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이에 의료계는 인건비와 시설 운영비 등을 고려할 때 4만원대 수가는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수준이라며, 치료의 질 저하와 공급 위축을 우려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건강보험 체계 내 기준에서는 오히려 높은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이 과장은 “급여권 내 물리치료 수가는 5000원에서 2만2000원 수준”이라며 “도수치료가 관리급여로 들어오면 4만원대는 기존 물리치료보다 2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건강보험권 내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도수치료 가격이 시장에서 과도하게 형성돼 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급여 물리치료에는 전문 재활치료가 포함돼 있음에도 가격대가 5000원에서 2만2000원 수준”이라며 “그에 비해 도수치료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 평가에서 일부 부위에만 제한적으로 권고되고, 나머지는 권고되지 않는 것으로 나온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임상적 유효성이 높지 않은데도 시장에서는 평균 10만원 이상, 많게는 20만원까지 형성돼 있다”며 “이는 수요·공급보다는 의료기관이 정한 가격에 가까운 구조”라고 말했다.
이 과장은 “실손보험이 결합되면서 환자 본인부담이 1만~2만원 수준에 그치다 보니 가격에 대한 저항이 낮았던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횟수 제한 “연간 15회 기본…수술 환자 최대 24회”
정부는 도수치료 횟수에 대해서도 일정 수준의 제한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검토안에 따르면 도수치료는 2주 기준 최대 15회까지 인정하고, 수술 환자의 경우 추가 9회를 허용해 연간 최대 24회까지 적용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이 과장은 “통계를 보면 평균 이용 횟수는 약 12회 수준으로, 15회 기준이면 전체 이용자의 약 95%를 포괄할 수 있다”며 “수술 환자까지 포함하면 약 98% 수준까지 커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의료계는 환자의 상태와 질환 특성에 따라 치료 횟수가 달라질 수밖에 있다며, 획일적인 기준 설정은 임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특히 수술 직후나 급성 통증 환자의 경우 초기 집중 치료가 필요한 만큼 횟수 제한이 오히려 치료 기회를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어 “일부에서는 100회 이상 반복 이용하는 사례도 있는데, 효과성이 높지 않은 치료를 과도하게 반복하는 것을 보험으로 계속 보장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과잉 이용 '도수치료' 관리급여 대상 1호 추진…7월 도입 목표
정부는 향후 도수치료를 정부가 새로 도입한 ‘관리급여’ 대상 1호 항목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관리급여는 건강보험이 전액 부담하는 급여와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비급여의 중간 형태로, 환자가 95%, 건강보험이 5%를 부담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1회당 가격이 4만원으로 확정될 경우 환자는 약 3만8000원, 건강보험은 약 2000원을 부담하게 된다.
기존 실손보험(1~4세대)의 경우 약관에 따라 치료비 상당 부분을 보전받을 수 있지만, 향후 출시되는 5세대 실손보험에서는 도수치료 보장 여부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의료계 역시 관리급여 도입과 실손보험 구조 변화가 맞물릴 경우 환자 본인부담이 오히려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급여 전환으로 치료비는 일정 수준으로 제한되는 반면, 실손 보장 축소가 동시에 이뤄질 경우 환자가 직접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과장은 “비급여가 급여로 전환됐다고 해서 기존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장이 일괄적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존 계약 조건을 일방적으로 변경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정부가 도수치료 가격과 횟수에 동시에 손을 대는 배경에는 과잉 이용 문제에 대한 인식이 깔려 있었다.
도수치료는 비급여 항목 가운데서도 진료비 규모가 가장 큰 분야로, 실손보험과 결합되면서 이용량이 빠르게 증가해 왔다는 지적이다. 그는 “효과 대비 가격이 높게 형성된 구조가 과잉 이용으로 이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관련 안을 5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상정한 뒤, 확정 시 7월부터 일선 의료기관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 과장은 “특별한 상황이 없으면 일정대로 추진할 예정”이라며 “4만원은 건강보험 체계 내에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가격”이라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