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05.21 06:27최종 업데이트 19.05.2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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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전담전문의 두면서 사망률 16.9→14.2%, 하지만 입퇴실 관리 직접 못하고 수가 받으려 이름만 올리는 전문의도

중환자의학회,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에 100명 이상 진료 업무 과부하도 해결해야

▲대한중환자의학회 홍성진 회장, 박성훈 홍보이사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병원 중환자실에 전담 전문의를 두면서 중환자실 사망률 등 각종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환자가 중환자실에 입원하더라도 병동 주치의가 입퇴실을 관리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중환자실 근무 의사의 3분의 1 이상이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등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업무 과부하도 문제로 지적됐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로 이름만 올려두고 전혀 진료하지 않는 전문의도 있었다. 

대한중환자의학회는 20일 서울역 중식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중환자실 전담전문의의 현황에 대해 밝혔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는 중환자의학 진료영역을 다룰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다른 분야 전문의 및 보조 인력과의 협동진료 체계의 일원으로서 환자에 대한 자문 및 2, 3차 진료를 수행하는 임상 의사를 말한다.  

중환자의학회는 중환자실의 2017년 2차 적정성평가 결과 중환자실 사망률은 2014년 16.9%에서 2017년 14.2%로 줄었다고 밝혔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1인당 중환자실 병상수는 44.7병상에서 24.7병상으로 20병상 감소했다. 간호사 1인당 중환자실 병상수는 1.10병상에서 1.01병상으로 0.09병상 줄었다. 중환자실 전문장비 및 시설 구비 여부는 6점 만점에 3.6점에서 4.0점으로 0.4점 증가했다. 중환자 진료 프로토콜 구비율도 82.9%에서 95.4%으로 12.5%p 늘었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21%만 직접 입퇴실 관리, 앞으로 확대돼야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199명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담의가 근무하는 중환자실 중 49%는 병동 주치의가 환자를 돌보는 개방형 체계로 운영되고 있었다. 환자를 전과해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모든 책임을 지고 주치의가 되는 개방형 체계로 운영되는 경우는 21%, 하이브리드형으로 전담전문의가 혈역학관리, 기계호흡, 응급상황에 관여하는 경우 가 30%였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는 입원 18%, 퇴원 28%에 관여했다. 진료 프로토콜 작성과 운용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우 60%, 조언을 주는 경우 16%였다. 

박성훈 홍보이사(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는 “중환자실입퇴실에 전담전문의가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못하는 이유는 중환자실에서도 병동 주치의가 환자를 봐야 한다는 개념이 아직도 깊게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환자실 지표가 개선될 것으로 보면 중환자 진료 프로토콜에 관여함으로써 전담전문의가 어떤 형태로든 중환자진료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홍보이사는 “앞으로 선진국처럼 중환자실 환자는 중환자실 전담전문의에 의해 입퇴실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폐쇄형 형태로 바뀌는 게 바람직하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중환자실을 책임지는 구조라면 그만큼 신속한 치료가 이뤄질 수 있다”라고 했다. 

홍성진 회장(여의도성모병원 마취통증의학과)은 “설문조사는 의료계 전체에서 중환자실 전담전문의의 컨센서스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중환자실 인력이 충분하지 못하지만 개방형 체계에서도 전담전문의가 기능을 분명히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에 100명 이상 환자를 돌보기도 

그러나 중환자실의 전담전문의의 근무환경은 근무시간이 길거나 전담 환자수가 많은 등 과로에 시달리고 있었다. 

중환자실 전담전문의 설문조사결과, 전담 전문의가 주당 50시간 이상 일하는 비율이 54%정도였다.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는 32%는 주당 60시간 이상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당 50~60시간은 22%, 주당 40~50시간은 19%, 주당 40시간 미만은 24%였다. 
 
박 홍보이사는 “전담전문의들의 과도한 근무는 환자들에게 피해가 돌아갈 것이 분명하다. 앞으로 전담전문의들의 과도한 근무현실에 대해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했다.  

현재 전담전문의 가산수가는 전문의 1인이 30명의 환자를 보는 것을 전제로 하는 만큼 과도한 업무부담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전담전문의 1인당 환자수는 7.8명에서 114.2명으로 평균 24.7명으로 나타났다.  

박 홍보이사는 “현실적으로 전담전문의가 중환자 진료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담당 환자수를 전체적으로 낮춰 조정할 필요가 있다. 특히 중환자실 운영 형태에 따라 또는 환자 중증도에 따라 전담전문의 1인당 환자수를 조정할 수 있도록 중환자실 등급화가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담당 교수 뿐만 아니라 환자들이 중환자실에서 계속 머물도록 할 때가 있다. 전담전문의에 대한 충분한 수가보장과 근무조건의 개선은 중환자실 생존율 향상뿐만 아니라 미래의 중환자실 인력 확보에 있어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밝혔다.

홍 회장은 “중환자실에서만 60시간을 근무한다고 하더라도 문제지만, 다른 나머지 시간에 다른 진료를 한다고 해도 문제가 크다”라고 말했다.  
 
홍 회장은 "전담전문의로 이름을 올리면 한달에 30명 기준에 수가를 추가로 3690만원을 받는다. 중환자실 수가 조건이 다른 진료만 하지 않으면 된다. 그러다 보니 병원 측에서 은퇴한 의사 또는 은퇴하기 직전에 진료를 하지 않고 이름만 올려두는 경우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홍 회장은 “부작용을 막기 위해 학회가 중환자실 전담전문의의 진료기록을 남기는 것을 계속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주장하고 있다. 전담전문의가 이름만 올려진다면 전담전문의로서의 기능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홍 회장은 “입원병동에서 문제가 생길 때 대처하는 신속대응팀이 생겼는데,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신속대응팀으로 역할을 할 수가 없다. 인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외래진료만 하지 않으면 중환자실 전담전문의가 신속대응팀에 참여할 수 있도록 열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환자의학회는 지난해 학술대회를 국제학술대회로 승격 후 4월 26일~27일 제2회 국제학술대회 The 39th KSCCM Annual Congress and Acute Critical Care Conference 2019 및 The 19th Joint Scientific Congress of the KSCCM and JSICM를 개최했다. 5개국 해외연자 18명을 포함 국내외에서 1500여 명이 참석했다. 올해 10월에는 중환자의학 세부전문의필수 이수 교육인 MCCRC(The 10th SCCM’s Multiprofessional Critical Care Review Course in Seoul, 2019)가 열리는 데 이어 2020년에는 대한중환자의학회 창립 40주년을 기념하는 학술대회로서 더욱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 예정이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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