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7.11.02 04:30최종 업데이트 17.11.02 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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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성공하려면 초기임상이 중요

섣부른 후기임상 돌입 안돼…환자 안전이 최우선

사진: FDA 안혜영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한국임상시험사업본부(KoNECT)와 미국약물정보학회(DIA)가 공동으로 주최한 국제 컨퍼런스가 1일 콘래드 서울 호텔에서 막을 열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정부, 업계, 학계, 연구소 등 관계자 700여 명이 참석해 임상개발부터 임상시험의 미래까지 폭넓은 주제를 다룬다.

1일 열린 규제 과학 업데이트 세션에서는 미국과 일본, 한국, 중국의 규제 현황과 전략을 논의했는데, 미국 FDA 안혜영 박사는 초기 임상 개발 전략을 소개하며 혁신을 위한 규제기관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안 박사는 "신약 개발에는 평균 10~15년 걸리고 개발 전 주기에 드는 비용은 29억 달러로 큰 비용이 소요되지만 1상에서 후보물질 중 44%만이 2상에 진입하고, 그중 22%만이 3상에 들어간다"면서 "2·3상은 임상시험에서 가장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단계인 만큼 후보물질을 그만둬야 한다면 조기에 접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빠른 중단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1상에서의 목표를 명확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 박사는 "초기와 후기 임상시험의 근본 요소는 완전히 다르며 목표와 접근법에서 차이가 있다"면서 "초기 임상은 개념 증명을 하는 것으로 유효성과 중대한 임상 반응, 약제 가능성 유무를 초기 임상시험 단계에서 반드시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임상 시나리오로 포르투갈 제약사가 개발하던 후보물질 BIA 10-2474 1상을 꼽았다.

이 후보물질은 지방산 가수분해(FAAH) 효소 억제제로 불안장애와 파킨슨병, 만성 통증, 다발성 경화증, 암, 고혈압, 비만 등 다양한 치료제로 가능성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2016년 1월 진행된 1상 임상에서 1명의 사망을 포함, 5명에서 중대한 이상 반응이 발생했다.

연구팀은 단일 용량으로 각각 0.25, 1.25, 2.5, 5.0, 10, 20, 40, 100mg을 시험했는데, 50mg씩 10일 투여하는 군에서 1명이 뇌졸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며 입원했다. 다음날 코마 상태에 빠졌고 곧 뇌사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연구팀은 다른 환자들에게 계속 투여했고, 같은 용량군에 있던 4명이 유사한 증상으로 입원했고, 심하게 악화되는 바람에 임상시험은 종료되고, 이 후보물질은 완전히 폐기됐다.

안 박사는 "이 임상의 문제는 중단에 대한 규칙이 없었다는 것"이라면서 "사람을 대상으로 처음으로 투여하는 임상에서는 적정한 시작 용량과 중단 규칙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성공적인 신약 개발의 핵심은 혁신이지만 도전과제의 시간과 비용을 줄이더라도 안전성과 유효성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면서 "혁신은 규제의 맥락에서 구현해야 하며, 혁신은 FDA의 임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pre-IND 미팅을 거친 후 임상 개발을 진행하면 평균 7.1년이 걸리지만, 거치지 않고 진행했을 땐 12.8년이 소요돼 5.7년이나 차이가 난다.  
 
안 박사는 "성공적인 신약 개발을 위해서는 후기 임상 단계에 섣불리 돌입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적절한 개시 용량으로 시작하고, 환자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염두에 두며 규제 당국과 긴밀하게 협조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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