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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재파일] 사상 초유 ‘3개 유형 결렬’ 수가협상, 이제는 변화할 때

    소모적 ‘밤샘 협상’ 올해도 되풀이...가입자-공급자 간극 좁히기 실패·SGR 모형 개선도 미미

    기사입력시간 20.06.05 06:28 | 최종 업데이트 20.06.05 06:28

    사진=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3개 유형 동시 결렬’. 지난 2일 마무리된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의 결과다.
     
    이번 수가협상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한 협상이 예상됐지만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초기 추가 재정소요분(밴딩)에 공급자 단체의 기대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분위기 반전은 없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의료계 어려움을 감안했다’는 가입자 측 입장은 병·의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공급자 단체와의 간극을 좁히지 못하고 3개 유형 동시 결렬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과정상의 문제점도 여전했다. 최장 시간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비교해 막판 협상 횟수는 줄어들었지만 새벽까지 이어지는 밤샘 협상은 올해도 되풀이됐다.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가능한 목표 진료비 증가율) 모형 개선도 과제다.

    올해도 어김없이 전 유형 수가협상 타결은 물거품이 됐다. 심지어 전례 없던 3개 유형 협상 결렬이라는 사태가 벌어진 시점에 이제는 수가협상 과정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특히 밤샘 협상, 가입자 공급자 단체의 간급, SGR 모형 등에서 개선점이 필요하다고 본다. 

    첫째, 수가협상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밤샘 협상’에 개선이 필요하다. 이번 협상에서도 재정운영소위원회가 2일 새벽 종료되면서 그제서야 본격적인 막판 협상이 진행됐다.

    공급자 단체들의 ‘버티기 전략’도 재현됐다. 지난해 밴딩 규모가 수가협상 마지막 날 두 배로 늘면서 공급자 단체들은 버티기 모드에 돌입했고 협상은 다음 날 오전 8시가 돼서야 끝이 났다.
     
    이는 이번 협상에서도 되풀이됐다. 지난해와 비교해 최종 밴딩이 급격하게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1일 오후 4시 시작된 수가협상은 2일 오전 6시까지 이어졌다.

    이를 위해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설정한 밴딩 안에서 유형별로 인상률을 결정하는 현행 방식이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공급자단체 관계자는 “의약단체 쪽에서 지속적으로 밴드 규모 공개를 요청해왔다”며 “밴드를 공개해 예측 가능한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둘째, 가입자와 공급자 단체 간의 간극을 좁힐 수 있는 새로운 협상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병원협회는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피해가 컸던 ‘2016년도 수가협상’ 이후 5년 만에 결렬을 택했다. 당초 기대와 달리 협상 과정에서 병원계 어려움이 충분히 반영돼지 못한 것이다.

    동시에 결렬을 선언한 의사협회와 치과의사협회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펼친 ‘의료진 덕분에’ 캠페인이 수가협상장에서는 역할을 하지 못했다.

    통상적으로 유형별 수가협상은 전년도 진료비 증가율을 토대로 진행된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입은 병·의원들은 이러한 통상적 협상 과정을 넘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난까지 종합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건보공단도 총 55회에 달하는 만남과 협의 과정을 통해 공급자 단체와의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간극을 좁히지는 못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제2의 감염병 사태가 예고되고 있는 시점에 기존 협상 전략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셋째, 오랫동안 한계점이 지적돼 온 SGR 모형 개선 논의가 올해에도 미미하게 진행됐다.

    그간 SGR 모형을 두고 산출 결과의 실효성, 수가역전 현상 등의 문제가 제기돼왔다. 이에 연구 용역 등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모색됐지만 논의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최병호 재정운영위원회 위원장은 “수가를 깎아야 하는 결과로 나와 협상 현실에 가까운 안을 만들었는데 재정운영위원회 위원들이 부정적으로 생각했다”며 “전체적으로 재정을 통제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에서 치협은 “수가 결정 주요 요인인 SGR 산출모형의 법과 제도 반영 원칙에 대해 본인 부담률 인하, 급여 적용 연령 추가 등이 미반영된 점을 문제 제기했다”고 밝혔다.

    수년간 개선 필요성이 언급돼 온 만큼 SGR 모형에 대한 논의도 이제는 결실을 맺어야 할 시점이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재난 사태 속에서 치러진 2021년도 수가협상. 그만큼 어려운 협상이었고 변수도 많았지만 개선해야 할 부분도 명확하게 드러났다.

    앞으로의 수가협상이 투명성, 상생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중장기적 개선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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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영채 (ycyoon@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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