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6.02 22:41최종 업데이트 20.06.02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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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덕분에라더니 수가인상률·재정 지난해보다 줄어"...의원 2.9→2.4%, -442억원

병원 2020년 1.7→2021년 1.6% -141억원, 치과 3.1→1.5% -466억원...3개단체 협상 결렬


[메디게이트뉴스 윤영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속 치러진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수가협상)이 사상 초유의 결과를 맞았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는 내년도 수가협상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 측이 제시한 인상률을 수용하지 못하고 최종 결렬을 선언했다.

3개 단체가 동시에 협상이 결렬된 것은 지난 2008년 유형별 수가협상 이후 처음이다. 1일 오후 4시부터 2일 오전 6시까지 진행된 밤샘 마라톤 협상에도 불구하고 공급자 단체와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특히 정부는 코로나19 사태에서 '의료진 덕분에' 캠페인을 펼쳤지만 이는 수가협상에 전혀 반영되지 않고 오히려 지난해보다 더 낮은 수가인상률과 소요재정을 기록했다. 의원의 수가인상률은 2020년 2.9%에서 2021년 2.4%로 전체 소요재정은 442억원 줄었다. 병원 역시 2020년 1.7%에서 2021년 1.6%으로 줄어 소요재정은 141억원 감소했다. 

추가 소요재정 1조원대 돌파 실패

최근 5년간 추가 소요재정(밴딩) 규모는 2016년 6503억원, 2017년 8143억원, 2018년 8234억원, 2019년 9758억원, 2020년 1조478원으로 꾸준히 증가하며 올해 협상에서도 1조원대를 돌파할지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이번 협상 결과 내년도 수가 인상을 위해 투입되는 밴딩 규모는 94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62억원 더 낮았다.

당초 본격적인 협상을 앞두고 코로나19 피해를 감안한 1차 밴딩이 제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공급자 단체들의 기대감도 고조됐다. 1차 밴딩이 지난해와 비교해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결과적으로 공급자 단체의 기대치에는 미치지 못했다.

1일 오후 7시부터 3시간여 동안 열린 재정운영소위원회 3차 회의에서 밴딩 규모가 제시됐지만 공급자 단체와의 간격을 좁히지는 못했다. 의협을 비롯해 4차 협상을 진행한 공급자 단체들은 굳은 표정으로 협상장을 나오며 장기전을 예고했다.

윤중식 약사회 보험이사는 “여전히 간극차가 있다. 힘든 과정이지만 서로가 잘 성장할 수 있는 대안을 찾았으면 한다”며 “공단 측도 이러한 상황에서 큰 밴딩을 제시하긴 어렵다는 입장이었고 조율하는데 애를 많이 먹었다. 아주 소폭이지만 (공단이 제시한 1차 인상률보다) 인상됐다”고 말했다.

이후 재정소위 4차 회의가 한 번 더 진행됐지만 공급자 단체와의 입장 차이를 좁히긴 쉽지 않아 보였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보험료 인상에 대한 부담, 의료기관 경영 악화 등의 고려해야할 요소도 산적해 있었다.
 
병·의원 코로나19 사태 속 어려움 호소했지만 결과는 ‘우울’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입은 병·의원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있을지는 이번 수가협상의 관전 포인트였다. 의협과 병협은 인건비 부담, 코로나19로 인한 피해 등을 거론하며 협상 과정에 고려돼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하지만 병·의원의 기대는 협상 결과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 의협(2.4%)과 병협(1.6%), 치협(1.5%) 측에 제시한 최종 인상률도 지난해(의원급 2.9%, 병원급 1.7%, 치과 3.1%)와 비교해 오히려 각각 0.5%, 0.1%, 1.6% 등이 줄어든 수치였다.

건보공단이 제시한 최종 수치를 반영해 지난해와 올해 유형별 추가 소요재정 변화를 살펴봤을 때 의원은 3367억원에서 2925억원으로 442억원, 병원은 4349억원에서 4208억원으로 141억원, 치과는 935억원에서 469억원으로 466억원 줄었다.
 
특히 병협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피해가 컸던 2016년도 수가협상 이후 5년 만에 결렬을 선언했다.

전체 평균 수가 인상률도 1.99%로 지난해 2.29%보다 0.3% 줄었으며, 2016년 이후 5년여 만에 1%대를 기록했다. 

송재찬 병협 수가협상단장은 “(건보공단 등에서) 많은 노력을 했지만 생각하는 부분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었다”며 “회원들의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켜 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건보공단은 재정운영위원회가 심의·의결한 2021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를 6월 5일 개최되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보고할 예정이다.

건보공단이 제시한 수치에 따라 내년 초진료를 대략적으로 산출해 보면 의원급은 1만6470원으로 전년도 대비 330원이, 병원급은 1만6150원으로 전년도 대비 230원이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재진료의 경우 의원급은 1만1770원으로 전년도 대비 230원, 병원급은 1만1700원으로 전년도 대비 170원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수가협상

윤영채 기자 (ycyoon@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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