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6.28 06:47최종 업데이트 21.06.28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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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급여 진료비 보고 의무화도 반발 심한데…리베이트 처벌 받은 비급여 약제 처방 내역까지 내놔라?"

복지부·심평원 "약가 인하율 산출 위해 필요, 의료계 불이익 없을 것”...의협 "해당 비급여 약제 처방 의료기관에 한정"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보건복지부가 리베이트로 처분을 받은 제약사들의 비급여 약제 처방 내역 확인을 위해 전국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조사에 돌입했다. 이번 비급여 약제 처방 내역 조사는 리베이트 행정처분에 따른 약가 인하율 산출을 위해 이뤄졌다.  

이에 대해 의협과 정부 측은 이번 현지조사가 비급여 약제 리베이트 금액을 제외한 약가 인하율 산출을 위해 부득이하게 이뤄졌다는 점을 강조하며, 협조 공문은 리베이트로 적발된 비급여 약제를 처방한 의료기관에 한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대한의사협회가 각 해당 의료기관에 공문을 보내 적극적인 자료제출을 요청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정부가 추진하는 비급여 자료제출과 비급여 진료비 보고 의무화 정책에 대한 반발이 상당한 가운데, 요양기관이 아닌 제약사 행정처분을 위한 취지조차 의협이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 자체는 문제라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가 이번 현지조사의 적극적인 협조를 위해 산하 단체에 발송하 공문. 

리베이트 제약사 행정처분 위해 전국 요양기관 대상 비급여 약제 처방 조사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13일까지 요양기관 비급여 약제 조사를 전국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이번 현지조사는 리베이트 관련 약사법을 위반한 제약사에 대한 약가인하 등의 행정처분을 위한 것으로,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해당 제약사의 의약품 처방 내역을 확인하기 위해 실시된다. 
 
실시 대상은 제약사 측으로부터 비급여 약제를 공급받은 적이 있는 요양기관이며,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별도로 일부 요양기관을 선정해 협조 공문이 발송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소송에서 대법원은 최근 행정처분을 위한 리베이트 급여 약제에 대한 약가 인하율 산출에 있어, 비급여 약제에 대한 리베이트 금액은 제외함으로써 인하율이 과다하게 산정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에 복지부는 대법원의 판결 결과에 따라 비급여 약제 리베이트 금액을 제외한 약가 인하율 산출을 위해 리베이트 제약사의 급여와 비급여 약제 품목 처방(조제)내역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즉 이 부분을 요양기관 조사를 통해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가 리베이트 제약사 행정처분을 위한 취지이기 때문에 요양기관은 조사 결과와 관련된 불이익이나 관련 조치를 받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비급여 진료비 보고 의무화도 반발 심한데...제약사 행정처분 취지 조사에 의협 협조라니"

복지부 요청에 따라 의협은 지난 15일 각 시도의사회장과 대한의학회장, 대한개원의협의회장 등에게 이번 현지조사 협조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대해 조사를 두고 의료계 일각에선 굳이 의협이 제약사 행정처분을 위한 취지의 조사에 적극 협조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볼멘 소리가 나왔다. 

의협의 한 산하단체장은 "제약사 행정처분을 위해 참고인 격으로 전국의 요양기관들을 현지조사한다는 취지도 이해하기 어렵지만, 이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의협도 이해할 수 없다"라며 "마치 복지부의 이중대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의협은 단순히 정부 방침에 대한 협조 차원이며, 리베이트 수수 혐의를 받은 의료기관과 대상자에 한정한다고 설명했다. 

의협 관계자는 “이번 협조 공문은 의협이 리베이트 제약사의 약가인하 등 행정처분을 찬성하거나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비급여 약제 코드는 심평원에서 파악이 되지 않다 보니 자료 취합 목적의 참고인 조사 성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의협 집행부는 일관적으로 의료계의 모든 비윤리적인 부분에 대해 근절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결국 이런 문제들이 선량한 의사들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이번 협조 공문과 무관하게 어차피 리베이트 비급여 약제 조사는 이뤄질 것이고, 이에 사전 공지 차원에서 공문이 발송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의협 이현미 총무이사는 "시도의사회장단 등 산하기관에 보내는 공문에는 처음에 비급여 약제 처방을 한 요양기관에만 해당한다는 문구가 빠져 오해가 있었다. 하지만 나중에 별도로 해당 약제를 처방한 의료기관에만 조사하는 것으로 충분히 설명했다"고 말했다. 

조사 실무를 담당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도 비급여 약제 리베이트 금액을 제외한 약가 이하율을 계산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뤄지게 된 점에 대해 양해를 부탁했지만,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업무정지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심평원 약제관리부 관계자도 "이번 조사는 제약사 행정처분을 위한 것으로 요양기관의 협조를 요청하는 차원이다. 또한 비급여 약제 리베이트 금액을 뺀 약가 인하율 산출을 위해 요양기관 현지 조사가 어쩔 수 없이 이뤄지게 됐다"라며 "취지 자체가 제약사 행정처분을 위한 것인 만큼 조사 결과와 관련해 요양기관엔 어떤 불이익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조사가 모든 요양기관을 대상으로 조사가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제약사 쪽에서 비급여 약품 등을 공급받은 적이 있는 일부 요양기관을 심평원에서 별도로 선정해 공문이 전달될 예정"이라며 "국민건강보험법 제98조에 의거해 조사 요청에 따른 제출 자료가 협조되지 않을 시 업무정지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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