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1.15 16:56최종 업데이트 24.01.1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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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비극 초래한 1형 당뇨병, 중증난치질환 지정 목소리 ↑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췌장장애 인정 촉구…최신 의료기술-전문 교육-제도 뒷받침되면 개선 가능

한국1형당뇨병환우회가 세종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일가족의 비극을 초래한 1형 당뇨병을 중증난치질환으로 지정하고, 췌장장애로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는 15일 세종시 보람동 복합커뮤니티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환우회는 기자회견에 앞서 지난 1월 9일 발생한 '태안 1형당뇨가족'의 비극에 대한 애통한 마음을 표하며, 고인에 대한 명복을 빌었다.

환우회는 "연속혈당측정기, 인슐린자동주입기, 인공췌장시스템 등의 관리기기를 사용해 혈당을 관리하면 일상을 회복할 수 있다. 정부는 연속혈당측정기 비용 일부를 지원하고, 건강보험을 지원하는 등 일부 제도를 개선했다. 하지만 이는 대부분의 1형 당뇨환자들이 체감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실제로 정부는 2019년 1월부터 건강보험으로 연속혈당측정기 비용의 일부 지원하고 있지만 5년이 지난 지금 국내 1형 당뇨환자들이 사용하는 비율은 10%에 불과한 상태다. 인슐린자동주입기 사용비율은 5% 미만이다.

이날 환우회는 환자들의 의견을 취합해 ▲중증난치질환 지정 ▲연령 구분 없는 의료비 부담 완화 ▲관리기기의 요양급여화 ▲렌탈제도 도입 ▲췌도부전등으로 병명 변경 ▲건강한 학교 생활 지원 ▲췌장장애 인정 등 7가지 환자 중심 대안을 제시했다.

환우회는 중증난치질환 지정으로 상급종합병원을 제한 없이 이용하고, 전문 교육팀으로부터 인슐린 주사, 관리기기 사용법, 영양, 심리상담, 운동 등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호소했다.

환우회는 "상급종합병원도 1형당뇨병을 진료할 수 있는 전문 교육팀이 없는 곳이 많다"며 "특히 최근 부산, 울산, 경남, 강원 지역의 여러 상급종합병원 당뇨병 전문의들이 그만두고 있어 환자가 진료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 헤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환우회는 요양급여, 요양비 등 의료비의 본인부담율을 연령 구분 없이 10% 이하로 낮춰달라고 건의했다. 1형 당뇨 유병인구의 90% 이상이 성인 환자인 만큼 성인 1형 당뇨환자의 의료비 역시 소아·청소년 1형 당뇨환자의 의료비 수준으로 낮춰달라는 것이다.

환우회는 인슐린자동주입기나 디지털펜 등은 고도의 위해성을 가지는 4등급 의료기기인 만큼 병원에서 제대로 된 교육과 관리가 필요하다며 요양비가 아닌 요양급여로 전환·관리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환우회는 고가의 관리기기 렌탈 지원도 요구했다. 현재는 정부가 5년마다 지원해주고 있어 그 사이에 관리기기가 고장날 경우 자비로 구입해야 한다. 또 기술의 변화로 새 제품이 2~3년에 한 번씩 나오고 있지만 교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환우회는 1형 당뇨병의 중증도와 정체성을 알리기 위해 '췌도부전증'으로 병명 변경을 주장했다. 이와 함께 정부의 공식문서 등에 '소아당뇨'가 아닌 '췌도부전증'을 사용하기를 요청했다.

환우회는 1형 당뇨 학생들의 어려운 학교생활을 언급하며 교육부가 나서 건강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환우회는 1형당뇨병을 췌장장애로 인정해달라고 촉구했다. 환우회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를 장애인이라고 한다"며 "췌장 기능 회복이 불가한 중증 1형당뇨병을 췌장 장애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어 "1형 당뇨병은 중증난치질환이긴 하지만 최신 의료기술을 이용한 전문적인 교육과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뤄진다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질환"이라며 "복지부 장관께서 최근에 약속하신 필수보장과 지속 가능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과감한 건강보험 혁신을 1형당뇨병에도 적용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환우회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진행된 '인슐린이 필요한 중증 당뇨병 관리체계의 선진화 방안'에서 '중증인데 중증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1형당뇨병', '1형당뇨병 치료를 개인에게만 맡기지 말아달라', '1형당뇨병은 중증난치질환으로 지정돼야 한다' 등을 주장했다.
 
한국1형당뇨병환우회가 국회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1형당뇨환자에 대한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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