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6.28 06:04최종 업데이트 18.06.29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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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사협회(AMA) 핫이슈, 민간보험 일차의료 골목상권 침해 반대

[칼럼] 유지원 네바다주립의대 교수

총기문제, 여성 리더십 파워, 신의료기술 적용, 이민정책에 따른 의대 진학 제한 등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유지원 칼럼니스트] 6월 9~13일 미국 시카고에서 미국의사협회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AMA) 연례회의가 열렸다. 필자가 속한 미주한인의사협회(Korean American Medical Association, KAMA) 회원들의 의견을 토대로 연례회의의 중요한 내용을 소개한다. 보험사와 대형 드럭스토어 합병 반대, 총기 문제 등 사회 윤리적인 문제 조명, 여성 리더십, 신의료기술 적용, 이민정책에 따른 의대 진학 제한 등이었다. 
 
AMA는 우리에게 JAMA(미국의사협회지)와 관련 저널로 잘 알려져있다. AMA는 의사들의 대표단체로서 전국 조직의 역할을 누구나 인정한다. 다만 세부 임상과별 또는 지역적 조직의 역할은 명성에 비해 작은 편이다.
 
AMA 연례회의는 첫째, 일차의료 골목상권 침해 반대를 위해 보험사와 드럭스토어의 합병을 반대했다. 최근 메디게이트뉴스 기사로 다뤄진 '미국의사협회, 메디케어 보험금 축소·민간 보험사 합병 저지 나서'에 대한 부연 설명이다.

2016년부터 증권시장에 소문으로 돌던 보험업계 3위 애트나가 대기업 매출 순위(Fortune 500) 7위에 올라 있는 대형 드럭스토어 CVS 파마시(Pharmacy)와 합병에 동의한다는 언론발표가 최근 수면 위로 떠올랐다. AMA는 이들의 합병을 강하게 반발했다. 그 이유는 현재 24시간 편의점 영업·약국 이용이 가능한 CVS 안에 일차의료 또는 긴급치료센터(urgent care) 시설을 만들어 지역 의료시장을 독점하면 골목상권을 침해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합병이 이뤄지기 전에도 이미 학교나 관공서에서 요구하는 예방접종 또는 이민관련 서류작성 등 간단한 의료행위가 CVS 안의 미닛클리닉(MinuteClinic)에서 대체의료인력인 임상간호사(nurse practitioner, 석사학위 취득 이후 의사 감독 아래 처방·진료행위 가능)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미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1인당 가장 높은 의료비를 지출하면서 의료서비스를 이용할 때 불편한 나라로 알려져있다. 민간 보험회사가 지역에서 의료서비스 시장 유통을 독점하고 가격을 올리면서 병원시설과 인력을 직접 고용하는 공급자 역할까지 확대하려는 문제가 부각된다.
 
둘째, 사회 의료윤리 이슈가 맞물려있는 일종의 '뜨거운 감자'들이 대거 논의됐다. 마리화나 허용 등 약물정책으로 젊은층에서 헤로인 등 정맥주사 마약 증가와 C형간염 증가가 문제로 부각됐다. 정신질환, 중독 치료 등도 늘고 있다.
 
미국 연방법에서는 건강보험에 가입하거나 가입 도중에 기저질환 유무에 따른 차별을 금지한다. 환자중심의료연구재단, 클린턴 재단 등 비영리단체는 지역사회 안에서 적극적인 문제해결 방안을 연구하고 있지만, 보건의료법은 주(州) 정부에서 집행된다. 이 때문에 민간보험회사들이 이런 문제해결에 소극적이고 보험에 가입할 때 제한조치를 두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또한 총기에 의해 미국에서 매년 3만6000명 이상이 사망한다. AMA 대의원회는 전 클린턴 정부부터 총기 규제에 적극적이지만 공화당과 민주당의 로비 효과로 큰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셋째, 여성리더십 파워가 AMA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다. 올해 가을부터 취임하는 새로운 AMA 회장과 차기 회장 모두 여성이다. 특히 AMA는 남녀의사 간 급여차이 문제 해결에 집중하고있다. 관습적으로 남성들이 차지하는 각 병원 또는 기관의 리더십 구성에도 문제제기에 나서고 있다.

워낙 소송을 좋아하는 미국이긴 하지만 미국내과학회(American College of Physicians, ACP)는 남여 의사간 급여 차이 문제를 소송을 통해 정치쟁점화하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넷째, 신의료기술 적용과 의료접근성(affordability) 문제로, AMA는 치료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정밀의학 또는 맞춤형 의학의 신기술이 사망률 등 보건지표를 개선할 수 있지만 미충족수요를 어떻게 줄여나갈지에 대한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예를 들면, C형 간염치료제로 직접작용 항바이러스제(Direct-Acting Antivirals, DAA) 완치율 95% 이상이지만, C형 간염 유병율이 10배 높은 재소자 C형 간염환자의 1% 미만으로 DAA가 사용된다는 보고가 있다(Beckman at al. Health Aff 2016;35:1893-1901).

AMA 대의원회는 치료 순위를 내부적으로 토론하고 있다. 정밀의학 또는 맞춤형 의학의 신기술 개발로 먼저 새로운 의료수요을 만들자는 의견이 앞서고 있다.
 
다섯째, 트럼프 정부에서 점차 강해지는 이민정책(Deferred Action for Childhood Arrivals, DACA)에 AMA는 대체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시카고 카톨릭 예수회재단 로욜라(Loyola)의대는 불법체류자를 받아주기로 잘 알려져 있는데, 2016년에도 이들 32명을 받아줬다. 전국 의대의 입학조건이 까다로워지면서 영주권 또는 시민권을 갖고 있고 봉사활동과 연구실적이 2~3년간 꾸준히 쌓여야 의대에 지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AMA가 모든 이들에게 의대 진학 기회를 균등하게 열어두는 선언적 부분과 현실적 부분의 괴리가 보여진다.
 
 
 

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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