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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1조 6000억원 투입, 건강보험 종합계획 전면 재검토해야…건보 재정 확충 방안도 의문인데 적정수가 방안은 어디에"

    [칼럼] 김재연 전라북도의사회 정책이사

    기사입력시간 19.04.13 06:55 | 최종 업데이트 19.04.13 06:5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보건복지부는 4월 10일 개최된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 공청회에서 ‘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안)’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종합계획에 대해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건강보험의 건전한 운영을 위해 수립했다며, 이에 따른 건강보험제도의 정책목표와 추진방향 등을 12일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서 심의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건정심 위원들의 반발과 대한의사협회 반대로 심의하지 못했다. 복지부는 건정심 위원들의 지적 사항을 수용해 오는 19일까지 보완한 건강보험 종합계획 방안의 건정심 서면 심의를 하기로 했다.

    의협은 "건정심에서 건강보험 종합계획이 통과되면 국민들의 건강보험폭탄을 막고 필수의료의 안전한 진료를 의한 건강권 보호를 위해 투쟁하겠다"고 강력히 천명했다. 건강보험 재정 악화에 따른 보험료 추가 인상이 우려됨에도 불구하고, 허술한 종합계획 방안을 서면 심의만으로 의결시킬 정부의 꼼수를 주목해야 한다.


    문재인 케어에 이어 건강보험 종합계획 추가 예산 4조5000억원은 어디서 

    이번 건강보험 종합계획을 보면 상급종합병원 경증환자 본인부담 강화와 분만과 수술 적정보상, 노인외래정액제 조정 등에 막대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 건강보험료의 수입과 지출 등 정확한 재정수지에 근거한 실질적인 재정추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정부는 건정심 의결을 거치지 않고 보도자료 배포와 공청회 등을 강행하면서 건정심 자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도록 작전을 짰다. 건정심 통과에 미리 앞서 정책을 사전에 발표해  그동안의 건정심이 정부정책의 거수기에 불과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하는 듯했다.

    이번 종합계획에 따르면 건강보험 재정 소요 규모는 2023년까지 향후 5년 간 총 41조 5800억원에 이른다. 정부는 2017년 8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에 따라 2022년까지 30조6000억원을 들여 모든 의학적 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는 이른바 '문재인케어 시행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의료이용이 크게 늘고, 고령인구 증가로 전체 의료수요도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이번 종합계획 수립에 따른 추가 재정 소요액 6조 4600억원을 합산한 수치라면  가히 천문학적인 예산이 소요된다고 볼 수 있다.

    문재인 케어 시행 등으로 향후 재정 적자와 건보적립금 고갈 등 건보재정 악화에 대한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 정부는 건강보험의 장기적인 재정추계조차 제대로 내놓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정확한 재정수지에 근거해 건강보험료 인상을 결정한다고 밝히고 했다. 정부는 현 정부 이후 소요될 장기적인 건강보험 재정추계를 국민에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정부 정책을 신뢰할 수 있는 기본적인 국민의 알권리다.

    종합계획 중에서 가장 우려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커뮤니티 케어’라고 불리는 지역사회 보건 및 복지 연계체계 구축과 방문의료 활성화다. 이는 환자들의 의료기관 이용을 억제하려는 꼼수에 지나지 않는 정책을 그럴싸하게 포장했을 뿐이다. 이는 새로운 비의료인들을 운용하기 위해 재정 투입이 엄청나게 요구되는 것이며, 의료기관 이용보다 가정에서 유사 의료행위를 하도록 강요하는 제도일 뿐이다.

    정부는 건보료 부과체계 1단계 개편(2018년 7월) 적정성 평가를 거쳐 2022년 2단계 개편방안을 이행한다고 밝혔다. 정부 스스로 국민들에게 건강보험이 제2의 세금 정도의 고비용으로의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한 것이다.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에 따르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는 자동차보험료 폐지와 재산 공제 확대, 소득보험료 보험료율 기준 부과를, 직장가입자는 금융과 임대소득 등 보수 외 소득 부과 확대를, 피부양자는 충분한 소득 있는 피부양자 보험료 부담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적정수가와 적정보상은 어디에…필수의료 수가 정상화부터 

    더 큰 문제는 재정 확충 계획이 불투명하다 보니 의료기관의 적정수가와 적정보상은 갈수록 요원하다는 데 있다. 정부는 의료의 질과 성과 중심 심사체계 개편, 비급여의 급여화 과정에서 적정보상, 의료이용의 합리적 퇴출구조 등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원가 이하로 책정된 필수의료 수가를 정상화시키면 의료의 질 관리와 정도 관리는 자연스럽게 향상될 것이다. 이렇게 되면 의료계가 심사체계 개편을 반대할 이유가 없다. 정부와 의료계가 의학적 필요성 있는 환자들이 충분히 진료 받도록 심사체계를 개편하고 심사과정 및 기준 등을 투명하게 공개, 현장 전문성을 활용한 다양한 심사기전 도입 등이 필요하다고 한목소리를 낼 수 있다.

    정부는 의료기관 적정 인력을 확보하고 이에 대한 비용을 지원해야 한다. 그저 인력투입 수준에 따른 차등 보상정책은 의료인력이 부족하고 불균형한 공급 상태에서 중소병원을 말살시키는 정책으로 둔갑하고, 의료체계 근간이 흔들리는 사태를 초래할 것이다.

    특히 정부는 인력 확보가 어려운 분야 지원을 확대하고 응급과 외상, 분만과 수술, 감염과 안전 등 필수의료 분야의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 이는 문재인 케어보다 훨씬 중요하게 여기면서 최우선적인 정책으로 시행해야 한다. 필수의료 수가가 현실화됐다면 인력확보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됐을 것이다. 

    이번 건강보험 종합계획은 문재인 케어에서 경험했던 것처럼 재정 대책없이 또 다시 공수표를 남발하는 탁상공론에 불과할 뿐이다. 더구나 국민건강을 최일선에서 지키며 의료현장을 아는 의료계와 일체의 논의도 없이 발표했다. 이번 복지부의제1차 국민건강보험 종합계획(안)’ 원점에서부터 전면 재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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