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7.03 18:38최종 업데이트 21.07.03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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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첫 mRNA 성과 보인 아이진, 화이자·모더나와 차별점은?

전신반응 없는 안전성·동결건조 냉장유통 가능한 안정성 확보…K-mRNA 컨소시엄은 불참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업체 중 처음으로 아이진(EYEGENE)이 mRNA(메신저 리보핵산)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코로나19 백신 임상에 돌입한다. 이미 상용화에 성공한 미국 화이자, 모더나 등과 비교할 때 다소 늦은감이 있지만, 자체 기술력을 통해 안전성과 안정성 모두 높여 경쟁력을 갖췄다는 입장이다.

2일 본지 취재 결과, 아이진은 자사 mRNA 코로나19 백신이 갖는 특징과 임상·상용화 방안과 계획을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달 30일 아이진은 국내사 중 처음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mRNA 플랫폼 기반의 코로나19 백신인 D614G의 임상 1/2a상 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임상시험 제목은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COVID-19 예방을 위한 mRNA SARS-CoV-2 백신 (EG-COVID)의 안전성, 면역원성을 평가하기 위한 1/2a상 임상시험이다.

아이진에 따르면, 1/2a상을 통해 용량별 안전성을 테스트하고 효능을 확인할 예정이다.

약효 유지기간을 테스트 하기 위해서는 2상을 1년 정도 관찰해야 하나, 중간 데이터만 나오면 3상 신청이 가능해 빠르면 9~10월 정도에 IND 신청 후 올해말부터 3상에 돌입할 계획이다.

특히 식약처가 최근 3상임상시험에 대해 면역원성 비교임상을 가능하도록 허용해줬기 때문에 기존 수만명에서 수천명정도만 테스트를 하면 된다. 아이진 측은 5000명 정도를 대상으로 3상을 진행할 예정이며, 3주 간격으로 두 번 접종을 하는 것을 감안할 때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내년 6~7월쯤에는 상용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금처럼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인구가 얼마 없으면 1~2주내로 임상참가자를 모집할 수 있는 규모지만, 연말쯤이면 백신 접종자가 증가해 3상 완료 및 상용화 시기는 다소 지연될 수도 있다.

안전성·안정성 확보해 경쟁력 충분하다고 판단…HPV·결핵으로 확장 예정

빠르면 1년 안에 국산 mRNA 백신이 나온다는 의미지만, 문제는 이미 화이자, 모더나 등이 같은 플랫폼의 백신을 전세계에 유통하고 있어 아무리 신속하게 개발한다고 해도 후발주자를 면치 못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이진 측은 플랫폼만 같은 뿐 화이자, 모더나와 다른 전달체를 사용하고 있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모더나, 화이자 등은 감염병 예방 목적이 아닌 항암백신으로 mRNA 플랫폼 기술을 개발했으며 약물 전달체로 지질나노입자(LNP)를 사용하는데, LPN에는 폴리에틸렌글라이콜(PEG) 성분이 포함돼 있어 낮은 확률이라도 전신 알레르기반응인 아나필락시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이진 조양제 CTO는 "항원이 전신에 퍼지면 공격적인 반응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일반적인 예방백신이라면 한 자리에 모여있는 것이 면역세포 반응에 더 긍정적이며, 부작용도 전신이 아닌 주사 부위에서만 발생한다"면서 "자사가 개발하는 mRNA백신 전달체는 자체 개발한 양이온성리포좀으로, 주사부위 내에서만 반응이 나타나고 전신에 퍼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즉 현재까지의 이론을 토대로 결과를 추론하면 안전성 측면에서 기존의 상용 mRNA 백신보다 유리한 상황이다.

게다가 안정성 측면에서도 우위에 있다는 입장이다. 화이자, 모더나 백신은 불안정한 상태기 때문에 초저온 냉동 유통·보관이 필수지만, 아이진 제품은 동결건조가 가능한 제형이다. 이 때문에 2~8℃ 냉장 유통과 보관이 가능해 기존의 의약품 콜드체인 운송을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

이 같은 특장점으로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출시해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으며, 동시에 영국, 브라질을 넘어 인도 델타변이, 델타플러스변이 등 코로나19가 변이를 지속하면서 독감처럼 계절바이러스로 토착화되면 지속적으로 대규모 수요도 발생해 수익면에서도 긍정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한 mRNA 플랫폼으로 코로나19 백신 뿐 아니라 인유두종바이러스(HPV·자궁경부암 예방) 백신과 결핵 백신 등도 개발할 예정이다.

조 CTO는 "이들 백신은 모두 단백질 기반으로 임상을 진입했거나 준비 중이었다. 특히 HPV 예방백신은 임상1상까지 완료했으나, 그 사이 9가백신이 나왔다"며 "mRNA를 적용하면 다양한 바이러스를 예방할 수 있도록 빠르게 변경하고 확장할 수 있는 특징이 있어 플랫폼을 변경해 다시 임상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결핵 백신 역시 mRNA 플랫폼을 활용시 독성 관련 문제를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컨소시엄 필요성 인정하지만 불참키로 결정, K-소부장은 과제"

한편 국내사로는 첫 mRNA 백신 임상에 돌입한 만큼, 최근 출범한 차세대 mRNA 컨소시엄 참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컨소시엄은 한미약품과 GC녹십자, 에스티팜 등이 하나의 팀을 이뤄 공동으로 mRNA 플랫폼 기술을 구축하고 코로나19 백신을 비롯 항암백신, 혁신신약 등을 개발하기 위해 마련됐다.

일각에서는 아이진도 같은 기술을 만드는 기업인만큼 컨소시엄에 참여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자체 기술을 통해 독자적인 방향으로 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조 CTO는 "여러 기업들이 모여 공동 연구·개발을 하면 결과물 도출도 빨라지고 효율화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미 오랜 백신 연구를 통해 독자적인 기술력이 확보돼 있고, 개발하려는 백신의 종류와 방향성이 일치하지 않아 이번 차세대 mRNA 컨소시엄에는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바이러스벡터나 단백질 백신과 달리 mRNA 백신은 스텝이 매우 짧고 필요한 장비도 거의 없다. 때문에 우리처럼 작은 기업도 충분히 자체 개발과 생산이 가능하다"면서 "현재 오송, 제주 등의 공장에서도 500만 도즈 생산이 가능하며, 공급이 더 많이 필요할 경우 위탁생산 등을 추진하면 된다"고 했다.

자체 원액과 완제 생산 등은 별다른 문제가 없으나, 현재 미국 일부 회사들이 mRNA 소부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원활한 공급 측면에서는 컨소시엄을 합류 또는 별도 구축 등도 고려해볼 수도 있다고 부연했다.

조 CTO는 "자체적으로 백신 개발과 생산까지는 문제가 없으나 만약 컨소시엄을 참여하게 된다면 소부장 때문일 것이다. mRNA 플랫폼 기술은 코로나19팬데믹 전까지 제품화된 적 없는 기술이어서 관련 소부장을 확보하기가 매우 힘들다"면서 "다행인 점은 특허가 있거나 많은 기술력을 필요로 하는 부분은 아니어서 자사 백신이 상용화될 시점에는 시스템적으로 소부장 확보 문제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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