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07.28 07:44최종 업데이트 16.11.25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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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환자실, 말하기도 민망하다

[인터뷰] 대한중환자의학회 임채만 회장

한국의 1등급이 외국의 3등급만도 못하다


 
"우리나라 중환자실 시스템, 민망해서 어디 가서 말도 못꺼냅니다."
 
대한중환자의학회 임채만 회장(서울아산병원, 사진)의 말이다.

대한민국의 의료기술이 세계적이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중환자실은 대한민국 의료의 또다른 현실이다. 
 
중환자실 수가를 개선하고, 전담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입이 아플 정도로 이야기했지만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임채만 회장은 27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병원 중환자실이 얼마나 열악한지 알리고 알려도, 개선이 너무 더디다"고 토로했다.
 

"정부가 틀어쥔 건보재정 정의롭게 써야"
 
지난번 실시한 중환자실 적정성평가에서 263개 병원 중 11개만이 1등급을 받았다.
 
임채만 회장은 "우리나라 중환자실 1등급 기준을 외국과 비교하면 그들의 3등급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인력과 장비, 병상확보 등 많은 노력으로 1등급을 받았던 병원들조차 외국과 비교하면 수준 차이가 현격한데 나머지 병원이야 오죽하겠느냐는 것이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환자를 살려야 하는 의료진 입장에서는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
 
임채만 회장은 "중환자실은 워낙 수가가 낮다보니 병원에서 적자를 감수하며 중환자실을 운영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그럼에도 아직 국제적인 수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뜻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임 회장은 정부의 보험재정을 열악한 중환자실에 정의롭게 분배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전담전문의, 준중환자실 도입 필수
 
임채만 회장은 "우리나라는 연간 3만명의 패혈증 환자가 발생하는데 전담의가 있는 병원은 20% 초반의 사망률을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중환자실 사망률은 50%에 달한다"며 중환자실에 전담의 배치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그는 "더 나아가 병상 수 대비 전담의 수를 맞출 수 있어야 한다"면서 "상급종합병원이라도 충분한 수의 전담전문의를 두고 종합병원 등으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중환자실에서 전담전문의 1명이 맡는 병상 수는 평균 45병상이지만 선진국은 15병상 이하 수준으로, 우리나라도 그 정도 수준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이다.
 
더불어 임채만 회장은 준중환자실을 만들어 중환자실과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회장은 "인력, 장비 투자 등 고비용이 들어가는 중환자실보다 단계가 낮은 준중환자실을 만들어 그 비용을 줄이고, 중환자와 일반 환자 사이의 중간단계의 준중환자들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환자실의 빠른 순환을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 우선순위 파악해야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감염방지를 위해 입원실·중환자실 시설기준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병상 간 이격거리 규정(신·증축 시 벽에서 1.2m, 병상 간 2.0m로 제한, 기존시설은 병상 간 1.5m로 제한)과 격리병실 기준(10개 병상 당 1개)을 새로 둔 것.
 
임채만 회장은 "메르스를 겪으며 정부가 병상 간격을 조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 이게 지금 중환자실에서 우선순위가 높은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중환자실 자체가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에서 복지부가 우선순위를 파악하고 중요한 것부터 지원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국민들이 중환자실 환경에 주목할 필요 있다"
 
임채만 회장은 "연간 30만명의 환자들이 중환자실을 찾고 있는데, 본인이 또는 내 가족이 중환자가 될 수 있다는 현실을 국민들도 알 필요가 있다"고 환기시켰다. 
 
임채만 회장은 "최근 들어 중환자실의 상황과 관련해 소비자단체에서도 많이 알게 된 것 같다"며 "앞으로도 시민단체 등과 이야기 할 기회가 많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중환자실 # 임채만 # 적정성평가 # 전담전문의 # 복지부

황재희 기자 (jhhwang@medigatenews.com)필요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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