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루닛이 미국 나스닥 상장 바이오기업 서밋 테라퓨틱스(이하 서밋)와 면역항암제 '이보네시맙(ivonescimab)' 개발을 위한 AI 바이오마커 연구 협력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협력은 서밋이 진행 중인 이보네시맙 연구개발 과정에서 종양미세환경(TME)을 AI로 분석해, 신약 개발에 활용할 바이오마커를 발굴하기 위해 추진됐다. 서밋은 이보네시맙 개발 프로그램에 루닛의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 IO'를 적용한다.
루닛은 루닛 스코프 IO로 H&E 조직 슬라이드에서 암세포와 면역세포의 분포, 기질 구조, 세포 간 공간적 상호작용 등 종양미세환경 특성을 분석한다. 추가 염색이나 별도 검사 없이 기존 조직 슬라이드만으로 대규모 분석이 가능하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양사는 ▲AI 기반 바이오마커 발굴 ▲치료 효과가 기대되는 환자군 계층화 ▲이보네시맙 치료 반응에 대한 생물학적 이해 등에 AI 병리 분석을 활용할 계획이다. 도출된 결과는 향후 중개연구와 탐색적 바이오마커 전략, 임상 개발 계획 수립 등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보네시맙은 PD-1과 VEGF를 동시에 표적하는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이중항체로, 면역관문 억제와 혈관신생 억제 작용을 하나의 항체에 결합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서밋은 중국 아케소(Akeso)로부터 미주, 유럽, 중동, 아프리카, 일본 지역에서의 개발 및 상업화 권리를 도입했다.
이보네시맙은 현재까지 결과가 발표된 5건의 임상 3상에서 모두 긍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했다. 지난 9월 열린 세계폐암학회(WCLC 2026)에서는 PD-L1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대비 전체생존기간(OS)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해 우월성을 입증했다.
최근 아스트라제네카는 서밋에 20억달러(약 2조7000억원) 규모의 전략적 지분 투자를 발표하고, 이보네시맙과 자사 ADC(항체약물접합체)를 병용하는 글로벌 개발 프로젝트 추진 계획을 밝혔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루닛 스코프 IO를 통해 종양미세환경의 특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치료 반응과 관련된 바이오마커 연구를 지원함으로써 글로벌 신약개발 분야에서 AI 병리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넓혀 나가겠다"고 말했다.
앨런 양 서밋 최고연구개발전략책임자는 "면역항암제가 보다 복잡한 작용기전과 병용요법으로 발전하면서 종양미세환경에 대한 이해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루닛과의 협력을 통해 AI 기술이 이보네시맙 개발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탐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보네시맙은 비소세포폐암을 비롯해 소세포폐암, 담도암, 방광암, 삼중음성유방암, 두경부암, 대장암, 췌장암 등에서 임상 3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 글로벌 임상 3상은 연내 미국 식품의약국(FDA) 품목허가를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