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 KB·신한·하나·우리·하나·NH농협금융 등 5대 금융지주가 핵심계열사인 은행이자를 바탕으로 높은 실적을 이어간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에도 모든 금융지주가 ‘비이자부문’과 ‘수익구조 다변화’를 외쳤지만 올 초부터 이자부문에서 수익을 낸 셈이다. 지난해 효자 노릇을 했던 증권사들은 당기순익이 줄줄이 하락하는 모양새다.
22일 각사 공시에 따르면 올 1분기 5대 금융지주의 당기순익은 총 5조23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1분기 4조5691억원에서 6671억원(14.6%) 증가했다. KB금융이 1조2701억원에서 1조4531억원으로 증가해 규모가 가장 컸다.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던 곳은 우리금융그룹이다. 6671억원에서 8842억원으로 2171억원(32.54%) 늘었다. 신한금융은 1조4004억원, 하나금융 9022억원, NH농협금융은 5963억원을 기록했다.
5대 금융지주의 이자이익이 빠르게 늘었다. 2021년 1분기 9조7580억원이었던 이자이익은 11조3385억원으로 감소했다. 16.2%(1조5805억원) 늘어난 것으로 당기순익 증가세보다 가파르다. KB금융이 18.5% 커진 2조6580억원의 이자수익을 기록했고 신한이 2조4876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2조203억원, 1조9877억원이었다. NH농협금융은 당기순익이 감소하는 와중에도 6.3% 늘어난 2조1949억원의 이자이익을 시현했다.
각 금융지주는 이자이익이 빠르게 늘어난 배경에 대해 기업대출을 중심으로 자산이 늘었고, 순이자마진(NIM)이 확대된 점을 꼽았다. 핵심 저비용성 예금이 영향을 끼친 그룹사도 있었다.
특히 금융지주의 핵심계열사인 은행의 이자이익이 가파르게 커졌다. 7조5482억원이던 은행 이자이익은 8조8805억원으로 17.6% 넘게 훌쩍 뛰었다. 이를 바탕으로 은행들은 31.1%가량 증가한 3조7153억원의 당기순익을 달성했다.
비이자부문 강화 외쳤지만 오히려 감소반면 비이자이익 부문은 감소세를 기록했다. 4조1465억원의 비이자이익은 21.3% 줄어 3조2619억원으로 나타났다. 비이자부문이 가장 크게 줄어든 금융사는 NH농협금융이었다. 5949억원에서 3139억원으로 47.2% 쪼그라들었다. KB금융과 신한금융도 1조757억원(-23.7%), 9863억원(-24.1%)에 그쳤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과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기조를 타고 급성장했던 증권사는 당기순익이 일제히 하락했다. 그룹 산하 증권사의 당기순익은 4405억원이다. 1년 전 7835억원보다 43.7% 떨어졌다. 증권사가 없는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이성욱 재무부문 부사장이 실적발표 이후 열린 컨퍼런스 콜에서 “증권사 인수가 가장 우선”이라며 “그룹 시너지 효과를 가장 크게 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지주사의 분기배당 정례화 등 주주친화정책은 강화되는 형국이다. KB금융지주는 이날 열린 실적 발표에 앞서 이사회를 통해 분기배당을 정례화하기로 했다. 신한금융지주도 1분기 배당을 공고했다. 하나금융지주는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다. 우리금융지주는 배당성향을 중장기적으로 30%에 맞춰 상향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각 지주사가 위기 등에 대비해 쌓은 대손충당금은 총 9조7606억원이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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