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4.22 10:44

美·中 국채 금리, 12년여만에 역전…자본유출 우려 속 위안화 약세

中 금리인하 행보, 글로벌 긴축 정책과 정반대
미중 긴장관계와 中 경제성장 둔화 우려도 영향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미국과 중국의 국채금리가 12년여만에 역전되면서 중국으로부터의 자본유출 우려에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국채 금리 역전은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에 대응하려는 양국 통화정책이 반대방향을 향하면서 나타난 것인데, 최근 추이가 계속될 경우 글로벌 자본의 탈(脫) 중국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21(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국채 10년물 금리는 종가 기준 2.917%로 중국의 국채 10년물 금리(2.868%)를 추월했다. 미국 국채 금리가 중국 국채 금리를 앞선 것은 2010년 이후 12년여만에 처음이다.
미중 간 국채금리 차가 역전된 것은 양국의 ‘정 반대’ 통화정책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 국가들이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인상을 비롯한 긴축에 돌입한 반면, 중국은 오히려 경기부양과 소비진작을 위한 완화적 통화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20일 기준금리에 해당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앞선 12월과 올해 1월 연속해서 내린 수준으로 동결했다. 유동성 총량을 조절하는 지금준비율도 낮추는 추세다. 반면 미국은 내달 금리 0.5%포인트 인상을 예고하며 세 차례 연거푸 ‘빅스텝’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자본 이탈 우려에 위안화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날 위안화를 달러당 6.40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는 위안화 가치가 주초 대비 0.3%, 이달 초와 비교하면 1% 하락한 것이다. 역외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4765위안, 국내 거래는 달러당 6.45위안을 기록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나타냈다.
이에 앞서 위안화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는 위험회피 자산으로 꼽히기도 했으며, 그 영향으로 연초 달러당 6.30위안 수준까지 강세를 나타낸 바 있다.
미중 금리 스프레드 축소에 해외 상장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 미중간 긴장 고조 등이 더해지며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이탈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이미 지난달 홍콩과 본토 거래소를 연결하는 주식 프로그램을 통해 약 450억위안(약 8조6242억원)이 순유출됐다. 해외 투자자들의 매도 규모는 803억위안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으며 3월 기준 중국 채권 보유량은 1125억위안 어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단순한 금리 스프레드가 아닌 중국의 방역 정책에 따른 경제성장 둔화 등이 자본 유출의 주요 요인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에바이 화타이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간 금리스프레드보다 금융 안정성과 경제성장이 위안화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이라면서 "중국 성장세가 안정화 돼야 환율 역시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중국의 올해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8%에서 4.4%로 하향조정했다. 노무라 증권은 관련 전망치를 4.3%에서 3.9%로 낮추기도 했다. 이는 모두 중국의 성장률 목표치(5.5%)를 큰 폭 하회하는 것이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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