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4.21 11:20

"은행 가기 무섭다"…신용대출 평균금리 4% 훌쩍 넘어




[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직장인 이무경씨(33)는 지난해 은행에서 만든 마이너스 통장을 갱신하려고 하다가 금리를 보고 깜짝 놀라 빚을 상환했다. "신용점수도 930점이 넘는데 2% 초반이었던 이자가 4%까지 올라갔어요. 금리를 확인하자마자 다 갚아버렸습니다. 이거 빌려서 주식 하느니 이자보다 더 못벌 거 같아서요."
재테크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요즘 급상승한 이자 부담이 늘어났다는 직장인들의 토로가 쏟아지고 있다. "우대금리는 줄어들고 이자는 거의 2배 가까이 올랐어요. 대출 상환을 최우선으로 허리띠를 졸라매야겠어요" "연말에 가서 보면 이달 금리도 싸게 보일 겁니다"라는 식이다.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일제히 연 4%를 넘어섰다. 21일 은행연합회의 공시에 따르면 3월 신용대출 평균금리(서민금융제외)는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4.17%, KB국민은행이 4.10%, NH농협은행은 4.09%, 하나은행은 3.88%로 집계됐다. 신용점수가 900점 이상인 고신용자들 역시 4% 금리를 적용받게 됐다.
A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2%대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부담은 훨씬 커졌을 것"이라며 "이자가 오르면서 신규대출도 줄어들었지만 이자 때문에 상환하는 사람도 늘어 가계대출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 역시 평균금리가 4%를 넘어섰다. 우리은행(4.32%), 하나은행(4.18%), 신한은행(4.08%), 농협은행(4.02%), 국민은행(3.91%) 순이었다. 주담대 평균금리는 인터넷은행이 비교적 더 저렴(카카오뱅크 3.83%, 케이뱅크 3.50%)한 편이었다.
대출금리가 오르면서 우리나라 신규 가계대출자들의 3명 중 1명은 4%대 금리로 돈을 빌렸다. 한국은행의 예금은행 금리수준별 여신 비중(2월 기준)을 보면 4%대 금리 대출자는 전체 대출자의 31.5%를 차지했다. 1년 전 2.5%에 비해 현격히 늘어났다. 반면 2%대 대출자는 81.2%에서 15.3%로 크게 줄어들었다. B은행 관계자는 "지난 1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올려 이달에도 신용대출, 주담대 금리가 일제히 올랐다"며 "당분간 금리 상승 기조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공통적인 시각"이라고 내다봤다.
이창용 한은 총재 후보자도 지난 19일 인사청문회에서 "물가 상승 국면이 향후 1~2년 정도 계속될 것"이라며 "금리 인상이 인기는 없지만 물가 상승에 대한 심리(기대 인플레이션)도 올라가고 있는 만큼 선제적인 인상 시그널로 기대 심리를 안정시키는 데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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