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4.19 11:15

2%대 넘보는 시중銀 수신금리…逆머니무브 확산일로



[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수도권 거주 30대 여성 A씨는 최근 만기가 2년 가량 남은 정기예금 해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간 알뜰살뜰 모아온 목돈 3000만원을 지난해 0.9% 금리의 시중은행 3년 만기 정기예금 통장에 넣어뒀는데, 금리 인상으로 비슷한 상품의 이율이 2.0%를 넘어서면서다. 단순계산으로도 이자 차이만 100만원에 이른다.
시중은행의 수신금리가 2%대를 넘보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에 발맞춰 각 은행권이 예·적금 등 수신금리를 빠르게 올리면서다. 이에 더해 부동산, 주식 등 자산시장의 침체가 이어지면서 ‘역(逆) 머니무브’ 현상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최근 수신금리를 각기 최대 0.3~0.4%포인트 인상했다. 지방은행인 BNK부산은행 역시 전날 수신금리를 0.4%포인트 올렸다. 이전과 달리 한은이 기준금리를 1.5%로 0.25%포인트 인상한 지 불과 닷새 만에 주요 은행권이 수신금리를 인상하는 발빠른 대응에 나선 셈이다.
이에 따라 각 은행 주요 정기예금 상품의 수신금리는 2%대로 올라서게 됐다. 12개월 만기를 기준으로 우리은행 ‘WON 정기예금’ 금리는 2.20%, KB국민은행의 ‘KB스타 예금’은 2.18%,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은 2.15%, 신한은행 ‘쏠 편한 정기예금’은 2.10% 등에 이른다.
그간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시중 부동자금을 끌어모았던 카카오뱅크 정기예금(2.00%), 케이뱅크 정기예금(2.10%) 등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도 대응에 나서겠지만, 그간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공격적으로 수신금리를 올려온 만큼 (추가 인상) 여력이 많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적금 상품의 경우 요새 찾아보기 어려운 초고금리 특판상품도 등장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전날 우체국과 함께 우대조건을 만족하면 연 8.95%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체국 신한 우정 적금’을 출시했다.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올해 국내 기준금리가 2.00~2.50%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단 전망이 나오는 만큼 향후 이같은 수신금리 인상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한은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1년 만기 저축성 수신의 가중평균금리는 지난 2월 기준 1.70%으로 연내 2%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정기예금의 경우 1.91%, 적금의 경우 3.81%로 각기 2%, 4%에 근접했다.
이런 상황이 되면서 시중의 부동자금이 예·적금으로 쏠리는 역 머니무브 현상도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상승기, 특히 요즘처럼 한 해에 여러 번의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국면에선 예·적금 주기를 짧게 가져가면서 금리 인상의 수혜를 누리는 것이 유리하다"고 전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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