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국가주석 3연임 확정할 당대회 앞두고 내치 집중
제로 코로나 정책 장기화 할 경우 성장률 둔화 불가피
글로벌 자본 이탈 조짐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이 코로나19 방역과 통화정책의 글로벌 흐름을 역행하며 내치(內治)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방역 상황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경제 충격을 흡수할 출구전략은 보이지 않아, 코로나 봉쇄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가 본격화되는 올해 2분기 중국 경제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제기된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발간한 최신판에서 중국이 시진핑 주석의 3연임을 앞두고 국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권위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상하이의 봉쇄 등 자치권을 중앙정부가 장악했지만 출구전략이 없다"고 평가했다.
◆방역도, 통화도, 외교도…거꾸로 가는 中= 중국은 코로나19 방역과 통화정책,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된 외교 측면에서 모두 전 세계적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마스크를 벗고 방역지침을 대폭 완화하는 반면, 중국은 경제수도 상하이를 3주째 봉쇄하는 등 어느 때보다 강경한 ‘제로 코로나’ 대응을 지속중이다.
이코노미스트는 "제로 코로나 정책은 중국 공산당에게 빠져나갈 수 없는 막다른 길이 됐다"면서 "이 뿐 아니라 경제불황,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에 등에서 중국이 직면한 문제들은 모두 ‘공적 정책에 대한 자만, 사적 통제에 대한 집착, 그러나 의심스러운 결과’라는 공통된 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올해가 모든 것이 계획대로 이뤄져야 하는 ‘중국 국가주석의 해’이며, 올 가을 당대회를 통해 3연임을 결정지을 것"이라면서 "이 과정들이 순조롭게 진행되기 위해서는 중국이 안정적이고 성공적이어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한 전 세계적 금리 인상 및 긴축 움직임에도 중국은 오히려 은행 예금준비율(지준율·RRR)을 0.25%포인트 내리며 돈풀기에 나섰다. 이번 조치로 약 5300억위안(약 102조원)의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코로나19 확산과 인플레이션 등으로 타격을 입은 실물경제(소비)를 올 가을 당대회 전까지 최대한 견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중국 경제의 신용척도인 사회적 자금조달 규모는 올해 3월 4조6500억위안을 웃돌며 전년 대비 38% 급증했다. 중국 은행들이 지난달 연장한 대출 규모는 3조1000억위안에 달하는데, 이는 2월의 2.5배다.

◆2Q 성장률 3%대 기록할 수도=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도시 폐쇄 정책이 장기화 될 경우 경제에 미칠 타격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클레이즈에 따르면 상하이의 도시 봉쇄가 한 달 동안 지속되고, 나머지 도시의 부분 봉쇄가 2개월 동안 유지된다면 2분기 중국의 GDP 성장률은 3%까지 추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결과적으로는 올해 성장률을 중국 정부의 목표치(5.5%)에 한참 못미치는 4.2%까지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바클레이즈는 "당 대회를 앞두고 코로나19 대응이 강화되고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중국 중앙은행은 성장을 우선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즈웨이 핀포인트 에셋 매니지먼트 수석 경제학자는 "중국의 지준율 인하가 현 단계에서 경제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제가 직면한 주요 과제는 오미크론 발병과 이동성 제한 등 폐쇄정책"이라면서 "이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마이너스로 전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 '脫 중국' 자본 유출 현실화=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의 이 같은 경제 둔화 전망과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응하는 중국의 외교적 결정 등을 고려해 탈(脫)중국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중국에 투자하는 미국의 달러 사모펀드 규모는 올해 1분기 14억달러를 조달했는데, 이는 2018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영국 투자회사 아르테미스 자산운용은 최근 중국 디디추싱과 알리바바의 금융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의 주식을 모두 처분했다고 밝혔다.
중국 증시도 급락세다. CSI300 지수는 연초 대비 15% 급락해 2014년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중이다. 투자 리스크를 고려한 펀드 수익률인 위험조정수익률은 -2.1%로 중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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