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미국 소셜미디어 트위터 이사회가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를 저지하고 나선 가운데, 머스크가 "이사회의 이익이 주주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저격했다.
머스크는 16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 창업자 잭 도시가 회사를 떠난 뒤 이사회는 전체적으로 이 회사의 주식을 거의 소유하지 않고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이 발언은 트위터 이사회가 경영권 방어를 위해 '포이즌 필' 전략을 가동한 것이 주주 이익에 위배되는 이사회의 과실로도 귀결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한 트위터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면서 나왔다.
앞선 13일 그는 주당 54.20달러에 트위터 지분 전체를 사들이겠다며 경영진에 인수를 제안했고 표현의 자유를 위해 이 소셜미디어를 비(非) 상장사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공개했다.

이에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의 인수 시도를 막기 위해 포이즌 필을 시행하기로 했다. 포이즌 필은 적대적 M&A 대상이 된 기업이 신주를 대규모로 발행하거나, 적대적 M&A에 나선 측을 제외한 기존 주주들에게 신주를 시가보다 훨씬 싼 값에 매입할 수 있는 콜옵션을 미리 부여하는 제도다. 이 경우 기존 주주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을 늘릴 수 있지만, M&A에 나선 쪽은 지분 확보가 어려워진다.
벤처캐피털 업체 크래프트벤처스 공동 창업자인 데이비드 색스가 게재한 "만약 게임이 공정하다면 머스크는 트위터를 살 것이다. 하지만 게임이 조작됐다면 그가 트위터를 살 수 없는 어떤 이유가 생길 것"이라는 글에 머스크는 동조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머스크는 전날 트위터를 (주당) 54.20달러에 비상장 회사로 만드는 것에 대한 찬반 의견을 묻는 온라인 여론조사도 진행했는데, 285만9000여명이 참여해 83.5%가 찬성 의견을 내놨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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