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당선인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를 연장·신설해 6개 노선까지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통해 수도권 30분 생활권 시대를 열겠다는 구상이다.
윤 당선인은 지난 1월 7일 "수도권 전 지역에서 서울 도심까지 30분 내 출퇴근이 가능하게 하겠다"며 GTX A~C노선 연장과 D, E, F노선의 신설을 약속했다.
국토교통부가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에 '김포~용산' 구간만 반영한 서부권광역급행철도를 GTX-D로 바꿔, 김포~검단~부천종합운동장~강남 삼성~하남~팔당을 연결하며, 강남 삼성에서 분기해 여주까지 향하는 노선을 추가하겠다는 것이다.
GTX A, C 노선은 기존 정차역에서 모두 평택까지 추가 연장된다. D노선은 '김포~대장~신림~사당~삼성~하남~팔당' 라인을 기본으로, 삼성에서 분기되어 '삼성~수서~광주~여주'를 잇는 라인이 추가된다.
E 노선은 '인천~김포공항~정릉~구리~남양주'를 통과하도록 계획했고, F 노선은 '고양~안산~수원~용인~성남~하남~의정부~고양'으로 이어지는 순환선 형태다.
윤 후보는 F 노선을 수도권 전체를 하나의 메가시티로 묶는 순환선으로 만들 방침이다. 고양∼안산∼수원∼용인∼성남∼하남∼의정부∼고양 등 주요 거점을 GTX로 연결하는 구조다.
다만 이같은 공약들이 착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선연장·정차역 추가로 광역철도가 제2의 지하철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경제성이 낮아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 동시에 나온다.
재원확보와 더딘 공사 상황도 문제다. GTX처럼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철도사업은 10년 단위로 계획을 검토하는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돼야 한다. 지난해 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년)이 확정됐지만 노선 신설은 5차 계획(2031~2040년)에서나 검토될 가능성이 높다. 5차 계획이 2026년에 수립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차기 정부가 수립돼도 GTX 확장 정책은 요원해 보인다.
더군다나 현재 GTX 중 A노선만 착공에 들어간 상황이다. B노선과 C노선은 시작도 못 했다. A노선의 경우 계획부터 착공까지 7~8년이 걸렸다. 개통 목표도 점차 연기돼 최소 2028년에 사용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C노선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지하 관통과 도봉구 도봉산역~창동역 구간 지상화 방안을 두고 갈등이 심화되는 분위기다.
GTX 자체의 필요성에 대한 의문도 커진다. 수도권 외곽으로 갈수록 사용인구가 줄어드는 만큼 경제성이 낮아진다. 혈세로 적자를 메우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한편 정부가 현재 추진 중인 GTX 사업은 A~D 노선까지 모두 4개다. GTX-A는 2024년 개통 예정이다. GTX-B는 올해 중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GTX-C는 상반기 중 실시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GTX-D(서부권 광역급행철도)는 올해 말 예비타당성조사 신청을 목표로 사업관리를 진행 중이다.
2019년 6월 GTX 선도사업 착공한 GTX-A는 터널굴착 등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파주 운정역~삼성역(민자구간)은 2024년 6월, 삼성역~동탄역(재정구간)은 2023년 12월 준공 목표다. 올해는 개통 이후 민자·재정구간 분리 운영에 대비해 차량 제작, 임시차량기지 건설, 신호 시스템 설치 등을 착수할 예정이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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