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2.03.07 09:53

'집값', 정부는 '하락'하고 시장은 '상승'한다?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정부는 내렸다고 하는데 시장에선 올랐다고 하고 뭘 믿어야 할 지 모르겠어요."
매주 집값 흐름을 보여주는 부동산 통계를 두고 집계기관들의 진단이 달라 주택 수요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공공 조사기관인 한국부동산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6주 연속 하락했다고 밝힌 반면, 민간 조사기관인 KB부동산과 부동산R114는 소폭 상승했다며 상반된 결과를 내놓으면서다.
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월 넷째 주 서울 아파트값은 0.02% 오르며 전주 0.01%에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2월 첫째 주와 둘째 주 모두 보합(0.00%)을 기록한 이후 2주 연속 상승세다. 지역별로는 ▲서초(0.06%) ▲송파(0.05%) ▲강남(0.03%) ▲도봉(0.03%) ▲성북(0.03%) 등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초는 반포동 반포자이와 방배동 신동아가, 강남은 압구정동 신현대, 미성2차, 도곡동 도곡한신이 2500만~5000만원 올랐다. 송파는 잠실동 우성1·2·3차, 풍납동 극동이 2000만~5000만원 상승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사업 추진 기대감이 커진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호가 상승에 힘입어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가 2주 연속 이어졌다"면서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같은 주 KB부동산은 서울 아파트값이 0.01% 오르며 전주 수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월 첫째 주 0.02%에서 둘째 주 0.01%로 소폭 하락한 이후 3주 연속 같은 수치를 보이며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금천구가 0.05% 올랐는데 신안산선 착공에 따른 기대심리로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문의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강남구도 0.04% 올라 여전히 투자관심이 많은 지역으로 꼽혔다.
반면 공공기관인 부동산원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0.03%로, 전주(-0.02%)보다 낙폭을 키웠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전주까지 0.01% 상승세를 보였던 중랑구가 0.01% 내리면서 서울의 25개 자치구가 모두 하락 전환했다. 서울 아파트값은 6주째 하락세다. 부동산원은 "거래량 감소와 함께 이전 신고가보다 하락한 급매물 위주로 거래되며 하락폭이 소폭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민간과 공공 조사기관의 결과가 다른 까닭은 표본 수, 표본의 아파트 및 주택 비율은 물론, 조사 방식의 차이에 따른 것이다. 표본 수의 경우 부동산원은 3만2000가구, KB부동산은 3만6000가구다. 아파트 및 주택 비율은 아파트, 연립주택, 단독주택 순으로 부동산원이 76%, 14%, 10%이고 KB부동산은 88%, 6%, 단독주택 6% 정도다. 또 두 기관 모두 국토교통부에 등록된 실거래가를 기반으로 하되 부동산원은 조사자가 직접 가서 조사하는 방식으로 통계자료가 집계되고 있다. 반면, KB부동산은 매매가 없는 단지 등에 대해서는 거래가능금액을 지수에 반영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준이 다르다고 하더라도 상승과 하락의 상반된 결과가 시장 흐름을 파악하는데 혼란을 주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정부가 부동산원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집값이 추세적 하향 안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한 것이 섣부른 판단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서울의 주택공급은 여전히 부족하고 대출 규제로 주택매매를 차단한다고 구매 수요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면서 "인위적인 억제는 향후 집값 급등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KB국민은행 등 민간 기관의 조사 기준으로 서울은 물론 수도권 전체로 한번도 마이너스 변동률을 기록한 적이 없다. 또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KB 부동산 보고서'를 보면 올해 주택매매시장 전망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부동산전문가 64%는 올해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수도권 집값 상승을 예상한 전문가 비율이 74%에 달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건설·시행·학계·금융 등 부동산 전문가 161명을 상대로 진행됐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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