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황서율 기자] 매매 거래 절벽에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 역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치솟는 집값과 대출 규제로 수도권·2030세대 중심으로 주택 매수가 줄어든 탓이다. 주택 실소유주를 위한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대한민국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2월 생애 첫 집합건물(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 구입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은 2만7497명이었다. 직전달 3만5201명에 비해 3024명(9.91%) 감소한 것이다. 2만9538명을 기록한 2019년 2월 이후 3만명대 이하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지난해 10월(3만9543명) 이후 생애 첫 매수인은 꾸준히 감소 중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생애최초 매수인은 수도권 중심으로 감소했다. 지난달 전체 집합건물 매수인 중 수도권 생애최초 매수인 비중은 8.33%로 직전달에 비해 1.76%포인트 감소했지만 비수도권의 경우 2.1%포인트 증가한 10.09%였다.

생애최초 매수를 이끌었던 2030세대의 매수세도 소강상태에 접어든 듯하다. 작년 12월 생애 최초 매수의 57.78%를 차지했던 19세~39세의 비중은 지난달 55.20%로 떨어졌다. 지난 1월(53.36%)보다는 소폭 오른 수치지만 다른 세대에 비해 첫 부동산 매입이 더뎌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지난달 서울 지역 2030세대의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 비중(52.33%)은 1월(57.32%)에 비해 4.99%포인트 줄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것을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인 감소세의 핵심 원인으로 꼽았다. 백성준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월급 생활자가 수도권 부동산 가격 을 받아들이기엔 너무 올랐다”며 “대출규제에 금리인상까지 겹쳐 빚을 내 매수하다간 하우스 푸어가 될 부담이 있어 영끌족들도 뜸해진 듯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를 위한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첫 주택 구입시 각각 LTV를 90%, 80%로 인상한다는 부동산 정책을 내놨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연구소장은 “실수요자가 거주지 문제를 겪는 이유는 대출 때문”이라며 “대출규제 완화가 무주택자에게 도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명예교수는 “현실적으로 대출 회수능력을 따지는 것도 필요하다”며 “자금 전체를 지원하기보다는 이자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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