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황서율 기자] 지난 2월 한 달 서울에선 총 394건의 아파트 거래가 있던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006년 자료 공개 이후 최저치다. 특히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가 3년 만에 3만명 아래로 떨어지는 등 지난해 매수세를 주도했던 2030 세대의 ‘영끌’ 매수도 자취를 감췄다.
3일 서울시 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잠정 집계 건수는 394건으로, 1년 전인 지난해 2월 3843건에 비해 10분의 1 정도로 감소했다. 아직 거래 신고 기간(거래 후 30일 이내)이 남아 있긴 하지만, 시장에선 많아야 600~700건 수준의 거래가 있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거래절벽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심화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건수는 지난해 1월 5772건에서 10월 2203건을 3000건 넘게 줄더니 11월에는 1364건으로 반토막 났고 이후 12월 1125건으로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서도 1월 1080건으로 네 자릿수를 간신히 넘기며 3개월 연속 1000건 초반대를 기록했다. 부동산 매매심리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국토연구원에 의하면 지난달 서울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05.3으로, 지난해 12월의 108.1보다 2.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19년 4월(97.9)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 역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대한민국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생애 첫 집합건물(오피스텔·아파트·연립주택·다세대주택 등) 구입으로 인한 소유권이전등기(매매) 신청 매수인은 2만5850명이었다. 이는 직전달 3만520명에 비해 4670명(15.30%) 감소한 것이다. 3만명 밑으로 떨어진 것은 2019년 2월(2만9538명) 이후 3년 만이다. 생애최초 매수인은 지난해 10월(3만9543명) 이후 꾸준히 감소 중이다. 서울 등 수도권과 지방의 생애 최초 매수인 비중도 지난달 지방이 우위에 오르며 3년 만에 역전됐다.
지난해 부동산 시장을 주도했던 2030세대의 ‘패닉 바잉’ 광풍도 멈췄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월 2030 세대의 서울 아파트 매매 비중은 37.5%로 전년도 평균(41.7%) 대비 4%포인트 이상 줄었다. 또 2030 세대의 생애 최초 부동산 매수 역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12월 57.78%를 차지했던 19세~39세의 생애 최초 매수 비중은 지난달 55.03%로 떨어졌다. 특히 서울 지역 2030세대의 첫 매수 비중(52.20%)은 1월(57.32%)에 비해 5.12%포인트 줄었다.
전문가들은 급등한 집값과 대출 규제를 주택 매수 감소세의 원인으로 꼽았다. 백성준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수도권 부동산 가격이 월급 생활자가 받아들이기엔 너무 오른 상태"라며 "금리인상까지 겹치면서 빚을 내 집을 사다 ‘하우스 푸어’가 될 부담이 있어 영끌족들도 뜸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황서율 기자 chest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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