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지난달 10일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법원 부동산 경매에서 가장 뜨거운 물건은 인천 남동구 만수동 소재 39㎡(전용면적)짜리 A아파트 1층 매물이었다. 지은지 36년 된 이 단지에는 40명의 응찰자가 몰린 끝에 감정가 1억3500만원보다 80% 비싼 2억4199만원에 낙찰됐다. 이 물건의 2위 응찰가격도 2억2500만원을 넘길만큼 경쟁이 치열했다.
최근 주춤했던 부동산 경매시장이 인천·경기 외곽 등을 중심으로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상대적으로 대출이 잘나오는 중저가 단지들로 ‘내집마련’ 수요가 몰리면서 경쟁이 과열되자 경매 3대 지표인 낙찰률·낙찰가율·응찰자수 모두 강세를 돌아서는 양상이다.

2일 법원경매 전문기업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지역 아파트 경매의 평균 낙찰률은 78.3%로 집계되며 전달(56.4%)보다 21.9%포인트 올랐다. 낙찰률은 입찰 물건 수 대비 낙찰 물건 수를 나타내는 지표로 경매로 나온 10건 중 8건이 낙찰됐다는 의미다.
응찰자수도 급증했다. 지난달 인천 아파트 경매 평균 응찰자수는 9.8명으로 전달(5.6명)보다 두 배 가량 높아졌다. 평균 응찰자수는 지난해 9월 10.1명까지 올라갔지만 이후 점차 하락세가 이어지며 지난해 12월 4.7명까지 하락했다. 최근 6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를 찾는 수요가 대거 유입되며 다시 반등했다는 게 지지옥션 측 설명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낙찰가율도 동반 상승했다. 지난달 인천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은 113.2%를 기록하며 전달(109.2%)보다 4%포인트 올랐다. 낙찰가율이란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다. 예컨대 감정가 1억원 짜리 아파트라면 1억1320만원에 낙찰됐다는 의미다.
‘6억 이하’ 중저가 단지 경쟁 심화… 감정가 대비 1억원 ‘훌쩍’실제 낙찰사례를 보면 인천 남동구 논현동 109㎡ 아파트 경매 물건은 지난달 10일 4억원에 낙찰됐다. 이는 감정가 2억6300만원보다 1억3700만원 높은 금액이다. 인천 연수구 동춘동 아파트 59㎡도 응찰자가 19명이 몰리며 감정가 2억5000만원보다 1억원 높은 3억5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경기지역도 마찬가지로 응찰자가 크게 몰린 경매 물건들이 많았다. 성남시 중원구 은행동에 위치한 구축 단지 76㎡의 경우 16명의 응찰자가 몰리며 감정가 4억원의 2배에 달하는 7억7789만원에 낙찰됐다. 남양주 진접읍 금곡리에 위치한 아파트 85㎡ 물건에는 27명이 응찰에 참여하며 감정가 2억6400만원보다 1억7800만원 높은 4억4201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대출이 비교적 잘 나오는 수도권 6억원 이하 중저가 단지에 대한 매수세가 강해지고 있다”면서 “매매시장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경매를 통해 내 집 마련 하려는 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서울 아파트 경매 시장에서는 낙찰가율이 97.3%를 기록하며 4개월 연속 하락하는 모습이다. 이주현 연구원은 “지난달에는 50억원 이상의 초고가 아파트나 지분경매가 많아 낙찰가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라고 말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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