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담= 정두환 건설부동산부장, 정리=조강욱 기자]
"지난해말 동남권 4개 철도 노선 개통 이후 이 일대 교통망은 일대 혁신을 이루게 됐습니다. 앞으로도 철도가 국민의 기본 교통수단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음달 취임 1주년을 앞둔 국가철도공단 김한영 이사장은 그동안 공단 구성원들과 소통하고 공단의 미래전략을 구성함은 물론 철도건설 현장의 안전을 점검하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다.
김 이사장은 지난해 2월 취임 직후 ‘안전 최우선’과 ‘철도산업 혁신’ 그리고 ‘청렴하고 상생하는 공단’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이를 경영 전반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특히 그는 전국의 지역본부를 순회하는 현장경영을 통해 공단의 역할이 막중함을 다시 느꼈다고 했다. 중앙선 도담~영천 복선전철 공사구간 중 경상북도 안동에 위치하고 있는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인 임청각 주변 철도를 이설해 일제에 의해 훼손됐던 임청각을 80여년 만에 복원하는 기틀을 마련한 것도 기억에 남는 성과로 꼽았다. 김 이사장에게 그동안의 성과와 최근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추진 현황, 그리고 올해 중점을 두고 있는 역점 사업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 곧 취임 1주년이다. 그동안의 성과를 꼽는다면.▲먼저 동남권 4개 사업 개통 등 기간 철도망을 확충한 것을 꼽을 수 있다. 지난 한 해 공단은 철도건설 역량을 총 동원해 6개 사업을 차질 없이 개통했다. 먼저 중앙선 원주~제천 복선전철을 개통해 고속열차인 KTX-이음을 국내 최초로 투입했다. 이를 통해 수도권과 강원·충북권의 접근성과 편의성을 강화했다. 또 동해안 축인 부산~울산~포항 복선전철을 개통해 부산과 동해안권의 교통난을 완화했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 최초로 부산과 울산을 광역전철로 연결해 ‘부·울·경 메가시티’ 조성 기반을 마련하고, 부산, 울산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었다. 중앙선의 영남구간인 동대구∼영천~신경주 복선전철을 개통해 영남 내륙 지역의 균형발전을 촉진하는 한편, 경기도 이천~경북 문경 간 철도건설은 1단계로 이천~충주 구간을 지난해 12월 30일 우선 개통했다. 이를 통해 기존 버스로 1시간 45분 소요되는 시간을 30분으로 단축해 지역민의 교통편의를 크게 개선했다.
-수도권 교통난 해소를 위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일부 사업 지연 우려도 제기되는데.▲현재 서울 도심을 최고 시속 200㎞로 주행할 수 있는 GTX 사업 3개 노선을 추진 중이다. 서북부인 파주 운정~동탄을 잇는 A노선은 2024년 개통을 목표로 하고 있다. GTX B는 인천 송도와 남양주 마석 구간으로 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며, C노선은 양주 덕정과 수원을 연결하는 구간으로 우선 협상대상자와 실무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GTX 3개 노선이 모두 개통되면 서울 도심과 수도권 외곽지역이 30분 이내로 연결돼 출·퇴근 시간이 획기적으로 단축, 수도권 교통혼잡 문제가 대폭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광역철도사업도 차질없이 추진중이다. 올해 당고개~진접 노선과 신분당선 연장선인 신사~강남 노선이 개통된다. 서울과 수도권서남부를 연결하는 신안산선은 2024년말에 개통할 수 있도록 하겠다.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연장노선과 3기신도시 부천대장 ∼홍대입구역까지 노선을 올해 신규사업으로 추진, 설계착수 및 시설사업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지난해 눈에 띄는 것이 해외 실적이다. 총 475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던데.▲그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해외사업을 수주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지만 이번에 뜻 깊은 성과를 이뤘다. 425억원 규모의 몽골 타반톨고이~준바얀 신호·통신 시스템 구축사업을 비롯해 몽골 철도교통관제센터 건립과 함께 운영역량강화 PMC사업(38억원)을 계약했다. 동아시아철도공동체 핵심국인 ‘몽골’ 철도시장에 국내 기업을 이끌고 첫 발을 내딛은 것으로 향후 국내기업의 추가 진출을 위한 교두보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코스타리카 태평양 연결철도 개량사업 타당성조사, 엘살바도르 태평양철도 개발 지원사업 등 용역 2건을 수주하며 K-철도의 중남미 시장 본격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향후 팬데믹 상황이 종료 또는 완화 시 경기 부양을 위해 각국에서 인프라 사업 중 특히, ESG에 부합되는 신규 철도사업을 대량 발주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한국철도의 해외시장 진출을 위해 구축해온 국내·외 우호적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신규사업을 지속해서 발굴 및 개발할 계획이다.
-불공정 관행 개선에 많은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 어떤 방안들이 추진되고 있나.▲공단이 지난해 수행한 사업은 월곶~판교 복선전철 건설공사 등 50여개로 사업비 집행만 7조원 이상이다. 이 같은 막대한 사업비가 제대로 집행되기 위해서는 기술력 있는 업체가 수주되고, 대·중소기업이 상생하는 계약문화가 가장 우선돼야 한다. 계약제도 효율 제고, 철도 기술력 발전, 사회가치 실현 등 세 가지 전략과제를 수립하고 지난해 4월 계약·발주부서 및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계약제도 혁신 TF’를 발족해 운영한 것도 이때문이다. 이후 협력사 간담회 VOC, 관련협회 건의사항, 자체 추진과제 발굴 등을 통해 총 88개의 과제를 도출해 개선 완료했다. 일례로 공단의 조치에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는 불공정조항을 폐지하고, 입찰공고문에 협력사 인권을 존중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또 건설기술용역평가 시 스마트 건설기술 평가항목을 도입하고 참여기술인 1년 이내 교체 시 감점 조치 했으며, 공단 퇴직자와의 수의계약을 제한했다. 소기업 및 소상공인에 대한 용역수행성과 만점기준을 완화하고 사회적 약자기업과의 하도급 계약을 권장토록 했다. 앞으로도 불공정 관행을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는 한편, 국민이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안심 철도건설을 위해 능력 있는 업체가 수주하는 건설문화가 정착되도록 하겠다.
-ESG 경영이 화두다. 추진 현황은.▲정부의 탄소중립 정책에 적극 부응하고 세계적으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ESG 경영 트랜드에 신속히 대응함과 동시에, 미래 철도중심의 대중교통체계 구축을 심도 있게 모색할 수 있도록 지난해 6월 미래정책, 그린뉴딜, ESG 3개 분과로 구성된 ‘탄소중립철도전략위원회’를 구성했다. 지금까지 8회에 걸쳐 진행된 분과별 회의와 전체회의를 통해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됐다. 제안된 사항들은 공단의 경영에 실질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중장기 미래철도 종합발전 전략 등에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으로도 철도분야에서 탄소중립, 그린뉴딜 등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 실행방안이 제시될 수 있도록 위원회 활동을 통한 대안 마련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특히 12월에는 공공기관으로서 환경적·사회적 책임이행과 투명경영 실천을 위한 ESG 비전을 선포했다. 아울러 2035년 전철화 100%, 주요 거점간 이동시간 50% 단축, 부패·인권침해 제로(Zero) 등 3대 전략 목표를 세웠다.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탄소중립을 위한 세부전략과 함께 체계적이고 완성도 높은 전략체계를 수립할 것이다.
-2022년 중점 역점 사업은 무엇인가.▲철도 인프라를 적기에 확충하기 위해 올해 철도건설사업에 총 3조9971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진접선 복선전철(3월), 부전~마산 복선전철(12월) 등 4개 사업을 적기에 개통하고,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월곶~판교 복선전철, 남부내륙철도 등 11개 신규사업을 신속하게 착공할 계획이다. 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평택~오송 2복선화, 대구산업선 등 5개 국가균형발전 프로젝트 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하고, 호남고속 2단계, 서해선, 강릉~제진 등 간선철도망 사업과 삼성~동탄, 대구·충청권 광역철도, GTX 등 광역철도망 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철도 중심의 친환경 교통체계 재편에 앞장서겠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