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2.14 09:42

'미·중 갈등'에 매그나칩 中 매각 끝내 무산…산업부에 매각심사 신청 철회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미·중 기술패권 전쟁으로 매그나칩 반도체의 중국계 자본 매각이 끝내 무산됐다. 매그나칩이 보유한 기술은 경쟁력은 있지만 해외 매각을 막을 정도의 첨단기술은 아니란 게 중론이었다. SK하이닉스도 미국의 반대로 중국 내 반도체 첨단장비 반입이 어려워지는 등 미·중 갈등 고조로 인한 우리 기업의 타격이 점차 현실화되고 있다.
14일 정부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매그나칩은 미국 외국인투자위원회(CFIUS)가 와이즈로드캐피털에 대한 매각을 불허하자 이 회사와의 주식매각계약을 해지했다.
앞서 매그나칩은 지난 3월 중국계 사모펀드인 와이즈로드캐피털에 자사주 전량을 14억달러에 팔기로 하는 주식매각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중국의 기술 굴기를 제어하려는 미국의 CFIUS가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험이 된다고 판단하면서 매각에 반대하자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업계 관계자는 "매그나칩이 우리 정부에 대한 매각 승인 심사 신청 역시 조만간 철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우리 정부는 매그나칩이 국가핵심 기술을 보유하지 않았다고 잠정 판단, 매각을 막을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매그나칩의 주력기술인 OLED용 DDI(유기발광다이오드용 디스플레이 구동칩) 기술이 경쟁력은 있지만 매각을 막을 정도의 첨단기술은 아니란 판단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 견제 수위가 심상치 않자 정부는 OLED용 DDI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서둘러 지정하고 매각을 막을 수 있는 근거를 만들었다.
미국의 대중 제재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면서 우리 기업이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들거나 희생양이 되는 사례 또한 점점 늘어날 전망이다.
이르면 내년으로 예상된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공장 내 반도체 첨단장비 도입도 미국의 반대로 제동이 걸렸다. 하이닉스는 지난 2월 4조7500억원을 투자해 네덜란드 ASML과 5년간 EUV 장비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천 공장 D램 생산라인에 최근 EUV 공정을 적용한 점을 감안하면, 1~3년 기술격차가 있는 우시공장에는 이르면 내년 EUV 장비 도입을 계획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당초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미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우시 공장 첨단화를 추진하려다가 미국에 더 큰 보복을 당하는 사태를 당할 수 있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기업들이 미중 테크 경쟁의 영향을 받거나 희생양이 되는 사태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라며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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