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2.14 10:58

고무줄 수신금리, 낚시성 우대금리…'뿔난' 금융소비자들



높은 금리로 수신자금을 끌어들인 뒤에 다시 금리를 낮추거나, 가입 과정에서 여러 조건을 요구하는 은행들의 꼼수 마케팅에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대출금리가 일괄적으로 비싸지는 상황에서 예·적금금리 혜택을 제대로 누리기 어렵다는 목소리다. 고무줄·낚시성 금리 관행이 반복되면 결국 소비자들의 불만과 피해만 늘어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토스뱅크에서 갈아탈 예금상품을 문의하는 글이 부쩍 늘어났다. 토스뱅크 수신금리가 다음 달 5일부터 구간별로 차등 적용됨에 따라 예치했던 돈을 다시 빼내려는 이들이 늘어난 영향으로 보인다.
이달 초 토스뱅크는 예금 잔액이 1억원을 넘어가면 초과분에 0.1%로 대폭 낮아진 금리를 부여한다고 밝혔다. 총 2억원을 토스 통장에 넣어둔 경우 1억원에 2%의 금리가, 나머지 1억원에 0.1%가 적용되는 방식이다. 역마진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조건 없는 예금 2%’라는 출범 당시 문구가 2달 만에 무색해진 모양새다.
당장 토스뱅크를 이용하는 이들에게서 볼멘소리가 나온다. 100만여명이 이용하는 유명 재테크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김치현씨(43·가명)는 "싹 다 긁어 토스로 옮겼는데 출범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수신금리를 ‘파격적으로’ 내린다니 황당하다"며 "파킹통장 금리 구조를 이렇게 빠르게 바꿔버리는 은행은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성지현씨(38·가명)도 "토스뱅크에서 야심차게 수시입출금 상품에 2% 금리를 적용한다고 해 좋아했던 게 불과 며칠 전"이라면서 "얼마 지나지 않아 적용금리를 바꾼다는 공지를 내려서 비슷한 금리에 한도가 더 높은 저축은행 파킹통장으로 돈을 다시 옮길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고금리 혹해 가입하니…복잡한 조건 와르르고금리를 제공한다고 공지하면서 복잡하거나 지키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하는 점도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는 부분이다. 급여이체 통장을 바꾸거나 제휴 카드사에서 신규 신용카드를 개설한 뒤 일정 금액을 매달 써야 하는 식이다. 월 한도가 지나치게 적거나 가입기간이 짧은 경우도 있다.
금융당국에서도 금융사의 우대금리 금융상품 판매와 관련한 민원이 이어진다며 금융소비자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출시된 예·적금 특판은 총 58종 225만 계좌(10조4000억원)다. 만기가 도래한 고객에게 지급된 금리는 최고금리의 78%로 절반 이하인 상품도 2개다.
금감원 관계자는 "시장에서 판매되는 금융상품에 대한 모니터링·분석업무를 강화하겠다"며 "소비자 오인 우려가 있고 민원이 많이 발생하는 상품은 안내자료 작성 내실화와 설명의무 충실화를 지속적으로 지도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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