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5.15 12:46

연준과 시장의 시각차…"고용 회복 전까진 정책기조 유지"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인플레이션과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를 둘러싸고 증시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저효과와 공급 차질에 인플레이션이 단기 상승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시하는 고용 회목은 더디기 때문이다. 당분간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계속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수혜 업종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IBK투자증권은 향후 증시가 이 같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4월 물가지표가 예상 이상을 웃돌자 안정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반등하고 세계 증시가 출렁였다. 연준이 물가지표 급등에 놀라움을 드러내면서도 테이퍼링 논의는 시기상조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과 시각 차이가 있는 만큼 연준의 정책 결정 기준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은 인플레 우려 커지지만 연준은 침착…왜?


IBK투자증권은 연준이 현재 물가 상승에도 정책 기조 변화는 없다고 선을 그은 이유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4.2%오르며 전월(2.6%) 및 예상치(3.6%)를 크게 웃돌았다.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은 2008년 9월 이후 최대치였다. 하지만 세부적으로는 기저효과와 공급 차질 영향이 큰 항목들이 상승 기여가 컸다. 운송 관련 상품과 서비스 물가 상승 등은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차질이 반영된 대표적인 부문이다. 에너지 항목도 기저효과로 25% 이상 상승했다. 결국 연준이 원하는 수요 측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확인되지 않은 셈이다.
안소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수요 측 인플레이션 압력의 중요한 기반인 고용과 임금 여건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연준이 물가 지표 급등에도 크게 반응하지 않고 고용 지표 회복에 방점을 두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관건은 결국 고용…내년 2분기에나 회복 전망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연준의 정책 기조 변경의 관건이 고용 회복인 만큼 이를 주시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 테이퍼링 시점의 고용 상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금융위기 당시 3차에 걸쳐 양적완화를 추진한 연준은 2014년 1월부터 테이퍼링을 시작했다. 위기 이후 무너진 고용의 90%가 회복된 시점이다. 이때 전년 대비 물가 상승률도 기저효과에 의한 급등락을 거친 뒤 1%대 중후반에 머물렀다. 고용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고 물가지표에 과열이 없었음에도 통화정책 정상화가 시작된 것이다.
현 시점에서 코로나19로 타격 받은 미국 고용의 회복률은 63%에 불과하다. IBK투자증권은 내년 2분기께에나 고용 회복률이 90%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일단 4월 고용 충격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이는 연방정부의 추가 실업수당 지급조치는 오는 9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이때까지는 굳이 취업을 하지 않아도 되는 계층이 있다는 의미다. 신규 고용을 유발할 만큼 투자 압력도 크지 않다. 안 연구원은 "과거 경제 위기와 달라 생산 능력 자체가 크게 타격을 받지 않아 설비투자 조정 압력이 낮다"며 "인프라 투자와 같이 고용 유발 효과가 큰 정책들이 추진되고 있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입법 및 시행까지 시간이 꽤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플레이션·금리 상승 수혜 업종 대응해야


때문에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우려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연준은 고용 여건을 근거로 현재처럼 테이퍼링 시작 언급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된다. 높은 정책 불확실성 속에 발표되는 경제지표 결과에 따라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의 기대인플레이션(BEI)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 금융, 산업재, 소재 등의 업종 등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낮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상승’ 관련 수혜 업종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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