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11.19 11:30

[11·19 전세대책] "임대차 2법, 소중한 합의" 전세대란에도 꿈쩍 않는 김현미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19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서민, 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정부가 19일 전세대책을 발표하면서도 정작 직접적 원인이 된 임대차 2법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 등의 긍정적 평가로 일관하며 비난을 받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전세대책 관련 브리핑을 통해 "임대차 3법은 집이 '사람이 사는 곳'이라는 사회적 합의로 이룬 소중한 성과"라며 전·월세계약 갱신율 상승, 전세대출 공적보증 갱신건수 연중 최고치 등 긍정적 효과를 주장했다.
정부의 잇따른 매매 규제가 민간 전세 물량을 줄이는 상황에서 계약갱신요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임대차2법을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졸속 처리하며 전세시장에까지 치명타를 날린 꼴이라는 시장의 평가와는 정반대 평가다.
앞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제10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저금리 추세, 임대차 3법 정착 등 정책 요인 외에도 가을 이사철 계절요인, 2020년 가구·세대 수의 큰 폭 증가 등 상승 압력이 일시 중첩된 영향"으로 최근의 전세시장 불안의 원인을 진단했다. 정책 요인보다도 자연적인 사회 현상과 실수요자들의 '갈아타기'가 시장을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실거주 매수인이 입주를 하지 못하면서 홍 부총리가 '전세난민'이 돼 임차인에게 위로금을 지급하는 사태 등 임대차 3법이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는 점에 대해서는 "일부 갈등과 마찰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도 "장기적으로 새로운 제도가 자리 잡게되면, 임차인이 임대료 인상 걱정 없이 안정적으로 4년 거주하는 것이 관행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정책 고수 의지를 피력했다.

정부가 24번째 부동산 정책을 발표한 19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 중개업소에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는 내용의 포스터가 붙어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발표는 가히 정부와 시장의 역할에 대한 충격적 전환"이라며 "이러한 심대한 방향 전환이 정부·여당의 날림 입법으로 초래된 전세난의 수습과정에서 돌연 나타났다"고 강력 비판했다. 이어 윤 의원은 임대차 3법을 "가장 큰 충격을 줬던 과오"라며 이를 되돌리고 "정부 불신은 합리적인 정책을 추구하겠다는 대오각성 자세를 일관되게 보이며 찬찬히 복구하는 것이 정상"이라고 지적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도 "전세난의 핵심은 임대차 3법"이라며 "1인 가구 증가 등의 영향도 있겠지만 임대차 3법으로 인해 집주인 또는 그 가족의 실거주가 늘고,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공급이 감소하고 있는 만큼 1인 가구 증가와 저금리 등을 더 큰 요인으로 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업계에서는 이날 발표된 대책의 내용의 실효성 면에서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현재의 전세난이 아파트를 중심으로 생겨나는 현상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이번 발표 물량의 대부분은 아파트가 아닌 다세대, 연립주택 등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발표된 공급물량 중 아파트 유형의 공급은 기존의 공공임대 공실 활용 부분 중 건설형 임대주택 2만8890가구와 매입임대주택(8310가구) 중 800여가구 규모에 불과하다. 전체 발표 물량 11만4100가구 중 26.0% 수준이다.
특히 서울의 공급 물량 대비 아파트 비중은 더 줄어 고작 5.5%에 불과하다. 국토부에 따르면 서울에 예정된 건설형임대주택 공급 물량은 1952가구에 불과하고, 매입임대주택 1091가구 중 아파트 형태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김영한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이에 대해 "아파트는 단기 공급 확충에 물리적 한계가 있다"며 "아파트 품질에 부합되는 양질의 비아파트를 빠르게 공급해 아파트 시장 수요의 압력을 줄이는 게 이번 정책의 설계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장은 "최근 전세난의 핵심은 아파트 물량 부족"이라며 "전세 수요자들은 학군, 업무, 기반시설 등 입지를 중요시하는 만큼 다세대 주택은 입지적으로 외곽에 있고, 상가나 호텔 개조 역시 생활 편의성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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