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1.02 11:32최종 업데이트 26.01.02 13:31

제보

[단독] "객관성 잃은 추계위, 과학적 추계 못했다"…의대학부모들, 추계위 감사청구 예정

추계위 구성 자체가 구조적 이해충돌 가능성 많고 추계 과정도 부실

현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 방향이 담겨 있는 '국민중심 의료개혁 추진방안에 관한 연구'에 참여한 연구위원 중 3인이 추계위원회에 동참했다. 사진=전국의과대학학부모연합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2040년 의사 수가 최대 1만1100명 가량 부족하다는 의사인력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 추계 결과가 최근 공개된 가운데, 전국의과대학학부모연합(전의학연)이 추계위와 관련해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추계위가 시간적 제약과 구조적 한계 속에서 충분한 검증과 숙의 없이 논의를 마무리했다는 취지다. 

2일 메디게이트뉴스 취재결과, 전의학연 최근 감사청구를 위한 회원 300여명의 동의서를 받고 조만간 감사원에 감사청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현재 법무법인 선정도 마친 상태다.  

전의학연 관계자는 감사청구 취지와 관련해 "의사인력 수급추계가 과연 독립성, 객관성,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고 진행되고 있는지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 국가 의료체계의 중장기 방향을 좌우할 중대한 정책 결정이 '과학적 추계'라는 이름 아래 추진되고 있으나 관련 문서와 회의록 등을 검토한 결과 현재 추계 과정은 시간적 제약과 구조적 한계 속에서 충분한 검증과 숙의 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의학연이 주목한 추계위의 주요 문제점은 ▲추계위 구성 자체가 구조적 이해충돌 가능성이 있고 ▲수급추계 과정이 절차적으로 부실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의사 수가 2035년까지 1만명 가까이 부족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을 추계위를 지원할 '의료인력수급추계센터'로 지정했다. 

또한 현 정부의 의료개혁 추진 방향이 담겨 있는 '국민중심 의료개혁 추진방안에 관한 연구'를 용역한 주체 역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다. 

심지어 해당 정부 연구용역에 참여한 연구위원 중 3인은 이번 추계위에도 위원으로 참여했다. 

즉 추계위 논의 자체가 시작부터 '기울어진 운동장', 혹은 '정부의 거수기' 역할로 제한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전의학연은 "정부 의료개혁 관련 연구보고서를 수행한 국책연구기관 소속 연구진 일부가 추계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는 연구 수행 당사자가 해당 정책의 수급 추계 심의 과정에도 관여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책 결정 과정에서 객관성과 신뢰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 특히 동일 기관이 정책 관련 연구수행, 추계위원회 지원 역할, 위원 참여까지 동시에 맡고 있는 구조는 기존과 동일한 추계 결과를 의도적으로 이끌어내고 정해둔 방향으로 부합하는 결론을 유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추계위 회의록을 보면 '충분한 신규 자료 검토 없이 기존 추계 방식에 의존한다', '시간 부족을 이유로 토론과 검증 과정을 생략하고 있다', '위원들의 문제제기와 대안적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발언과 정황이 나타나 있다.  


추계위 수급추계 과정이 절차적으로 부실하고 분석 기법의 한계가 명확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추계위 제9차 회의록를 보면 '충분한 신규 자료 검토 없이 기존 추계 방식에 의존한다', '시간 부족을 이유로 토론과 검증 과정을 생략하고 있다', '위원들의 문제제기와 대안적 의견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발언과 정황이 나타나 있다.  

구체적으로 한 위원은 '부여된 시간이 길지 않다'고 언급하며 딥러닝, 마이크로시뮬레이션 등 보다 정교한 분석 기법을 적용하지 못한 한계를 인정하기도 했다. 

여러 변수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점도 우려사항이다. 

일례로 추계위는 위원들 반발에도 불구하고 의사협회가 주장하는 의료 인공지능(AI) 도입과 관련한 의사 생산성 증가를 6%로만 가정했다. 

이와 관련해 추계위원으로 참여했던 연세의대 김현철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6%라는 가정에 동의하기 어렵다. 온 나라가 AI 생산성 혁명을 이루고자 달려가고 있는데 고작 6%인가. 2040년의 의료 환경은 지금과 질적으로 전혀 다르다. AI 기반 진단, 판독, 의사결정 지원이 일상화되면 단위시간당 진료랑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6% 수치는 지나치게 낮다. 많은 논문에서 생산성 증가를 20~70%까지 이야기한다"고 전했다. 

한 위원은 제10차 회의에서 "생산성 6%에 대한 레퍼런스를 찾아보니 의사에 대한 것이 아니었다. 의사와 간호사, 의료기사 등 보건의료 전체 인력을 다 합쳐서 평균을 낸 수치였다"며 "이를 의사 수 추계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관련해 전의학연은 "국가 의료체계의 장기적 방향을 좌우할 의사 수급 정책이 시간 부족을 이유로 제한적인 분석 방식에 근거해 논의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렇게 도출된 결과를 과학적 수급추계로 판단하기 어렵고 결과 발표 시점에 맞추기 위해 숙의과 검증 과정이 희생되고 있다는 점에서 정책 신뢰성에 중대한 타격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추계위는 지난해 12월 30일 제12차 회의를 열고 기초 모형 기준을 추계한 결과 2035년에 수요 13만5938명~13만8206명, 공급 13만3283명~13만4403명으로 총 1535명~4923명의 의사인력 부족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2040년에는 수요 14만4688명~14만9273명, 공급 13만8137명~13만8984명으로 의사인력 부족 규모가 5704명~1만1136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

이 게시글의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