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5.12.17 18:00최종 업데이트 25.12.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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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이충형 의무이사 "일차의료 살리려면 상급종합병원 이용 규제 필요"

환자들이 상급종합병원 이용 자유 그대로 누리는 생태계에선 질 좋은 일차의료기관 자리 잡기 어려워

대한의사협회 이충형 의무이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17일 일차의료를 살리기 위해선 "불필요한 상급종합병원 이용 규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의협 이충형 의무이사는 이날 '지역사회 기반 일차의료 활성화 방안' 국회토론회에서 "오늘 날 지역의료의 문제의 절반은 환자가 지역에서 진료를 받도록 하는 유인책과 제도가 없기 때문"이라며 "좋은 일차의료가 자리잡기 위해서도 마찬가지다. 의료기관의 변화를 유도하는 정책과 사업도 진행돼야 하지만, 무엇보다 환자들이 스스로 일차의료 기관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의무이사는 "불필요한 상급종합병원 이용을 규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지금 국민들이 누리고 있는 상급종합병원 이용의 자유를 그대로 누리는 생태계 위에 질 좋은 일차의료기관이 자리 잡는 것은 매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2025년 6월 지역 필수의료를 책임지는 포괄 2차 종합 병원 사업을 위해 항후 3년간 2조 1000억원, 3년간 기관 당 약 120억 가량을 지원한다는 발표를 했다. 일차의료의 개선을 위해서도 마중물이 필요하다. 정부는 일차의료의 개선을 위한 적극적 재정 투입을 고려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울러 "일차의료의 비용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일차의료의 개선에 재정을 투입해 2차, 3차 병원의 고가의 처치와 수술, 입원을 줄이는 것, 요양원과 요양병원 등 시설 중심의 장기요양을 줄이는 것이 목적"이라며 "한국 의료비에서 일차의료기관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줄고 종합병원이 의료비에서 차지하는 부분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 나라 의료비의 과제는 종합병원에서 사용하는 의료비를 줄여서, 총 의료비의 증가 속도를 더디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의 일차의료가 혁신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 의무이사는 "지난 10여 년 동안 의료계는 '혁신'을 추구하는 의료 정책 아래 다양한 시범사업을 수행했고, 새로운 시범사업마다 새로운 플랫폼, 새로운 행정 서식, 새로운 평가 지표 등으로 행정 부담만 가중되는 것을 경험해 왔다"며 "정작 필요한 것은 환자와 의사가 더 깊이 대화하고 신뢰를 쌓고 치료의 동반자가 되는 것인데, 정작 진료할 시간이 늘어나기 보다 서류 작업만 늘어나는 경험을 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의료계를 '개혁' 또는 '혁신'의 대상으로 바라본다면 현장 전문가들인 의료계와의 소통의 중요성이 간과될 우려가 있다. 아무리 설계가 잘 되어도 이용자와 공급자에게 선택 받지 못한다면 쓸모 없는 제도가 된다. 실제로 2019년 시작된 일차의료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은 시작한지 6년이 됐지만 전체 의원의 1%도 되지 않는 300 여개 의원만 참여하고 있으며, 방문진료의 혜택을 본 누적 환자의 숫자도 2만여 명 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김윤 의원은 향후 지역사회 돌봄과 만성질환 악화, 초고령사회 진입 등과 더불어 일차의료기관 생태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했다. 

김윤 의원은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 사회에서 전체 의료비 중 상당 부분이 만성질환에 집중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의료기술 수준이나 인프라 접근성의 문제가 아니라, 일차의료 체계가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시스템의 문제"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주치의 제도의 부재, 보상체계의 한계, 일차의료 기관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연계 인프라 부족 등은 여전히 큰 걸림돌로 남아 있다"며 "내년부터 시작되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은 환자가 자신의 지역에서 예방·치료·돌봄을 단절 없이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는 첫 단계다.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 지역 기반의 일차의료체계를 어떤 방식으로 설계하고 발전시켜야 할지를 구체화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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