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2.05 14:44최종 업데이트 26.02.05 14:44

제보

호남권 의사들 "응급환자 이송체계 시범사업 시행되면 응급실 의사 이탈 심화될 것"

시범사업으로 일부 지역응급의료센터는 과밀화로 응급 환자 처리 지연 사태 발생…응급실 사법리스크 완화 고려돼야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호남지역 의사들이 정부의 '응급환자 이송 체계 혁신 시범사업' 추진을 비판하고 나섰다. 의료진에 대한 사법리스크는 그대로 남은 상황에서, 환자만 병원에 강제로 수용하도록 해 오히려 부작용만 부추길 것이라는 취지다. 

해당 시범사업은 보건복지부, 소방청이 2월 말부터 호남 지역에서 시행 예정으로 지역별로 지자체, 소방본부, 광역상황실, 응급의료기관이 합의를 거쳐 이송지침을 마련토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KTAS 1~2등급의 중증응급환자는 광역상황실이 수용능력 확인을 거쳐 이송 병원을 선정하며, 골든타임 내 이송 병원을 찾지 못한 경우는 우선수용병원을 지정해 안정화 처치를 하게 한다. 광역상황실은 우선수용병원 지정 후 바로 최종치료를 위해 전원할 병원도 지정해야 한다. Pre-KTAS 3~5등급 환자는 수용능력 확인 없이 이송 프로토콜에 따라 이송한다.

이에 대해 광주·전남·전북의사회는 5일 공동 성명을 통해 "시범사업안은 탁상공론의 결정체로 전국에서 가장 취약한 호남지역 응급의료체계의 붕괴를 가속시킬 것"이라며 "이범 시범사업안은 왜 응급실 뺑뺑이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고민과 원인 파악 노력이 일절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의사회들은 "시범사업안은 환지 이송 과정에서 실제 환자를 볼 의료진과의 협의를 최소화하는 것도 모자라 최종 치료를 제공하는 전원 가능 병원까지 의료진과의 협의를 최소화하고 광역상황실에서 지정한다고 한다. 이는 응급실 뺑뺑이의 실제 원인을 도외시하고 수용을 거부한 의사가 모든 사태의 원인이라는 저열한 여론몰이의 의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응급실 뺑뺑이의 가장 큰 원인은 사법리스크다. 고의나 중대한 과실에 의해 의료사고가 발생해 환자에게 피해가 발생했다면 환자는 보호를 받아야하고 해당 의료인은 그에 대한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러나 현재 의료 소송이 정말 고의나 중대한 과실에 의한 사고에 대해서만 책임을 묻는지 묻고 싶다"고 전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일본, 미국, 유럽 등과 달리 형사 입건, 송치는 물론이고 실제 기소에 형사적 책임과 민사적 배상 책임을 묻는 판결까지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응급 환자를 살리고 싶지 않은 의사는 없다. 하지만 환자에게 안 좋은 결과가 발생했을 때 본인의 역량 안에서 최선을 다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았다는 것 하나 때문에 여러 트집을 잡아 긴 소송으로 고통 받고 형사 처벌로 낙인 찍힌다"고 설명했다. 

호남권 의사회들은 "비응급환자를 보는 외래와 일반 병동에서도 완벽히 준비되고 모든 것이 통제되고 설명된 상태에서 진료를 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물며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로 넘쳐가는 응급실이 이런 것들이 가능한가"라며 "불가피한 악결과의 책임을 치료했다는 이유로 의사에게 모두 떠넘기는 것이 합당한가"라고 비판했다. 

의사회는 "어떻게든 의사와 병원에 책임을 묻겠다는 수사기관과 사법부의 기조가 계속되는 한 응급실 뺑뺑이는 절대 해결될 수 없다"며 "시범사업안이 시행되면 응급의료시설부터 권역응급의료센터까지의 모든 단계에 걸쳐 의료진의 이탈이 발생하고 과밀화에 몸살을 앓던 일부 지역응급의료센터는 과밀화로 응급 환자의 처치가 오히려 지연되는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