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10.19 01:48최종 업데이트 26.10.19 0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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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실 CCTV 해킹 피해, “예견된 참사”…“의료기관에 책임 전가 말고 악법 폐기해야”

직선제 산부인과개원의사회, 의무화 전면 재검토 촉구…김재유 회장 “추가 피해 막으려면 일시 중단부터”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최근 의료기관 내 수술실과 진료 공간에서 촬영된 영상이 해킹 등으로 유출됐다는 보도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가운데, 산부인과 개원의들이 이를 “예견된 참사”라고 비판했다.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는 이재명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추진해 온 정책으로, 의료계는 도입 당시부터 민감한 진료 영상의 유출 위험을 경고해왔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일괄적인 CCTV 설치 의무화를 강행한 정부와 국회가 정작 피해가 발생하자 의료기관에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는 18일 스위스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제22차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사태를 “탁상행정이 낳은 수술실 CCTV 의무화 참사”라고 규정하고, 의무화 법률의 폐기를 포함한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촬영 요청 드문데 관리 부담만…국가기관도 뚫리는데 병·의원에 보안 책임?”

손문성 부회장은 자신의 병원 운영 경험을 들어 CCTV 의무화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손 부회장은 “규정대로 설치했지만 거의 1년 동안 녹화를 요구하는 경우가 없었다”며 드문 촬영 요청에 대응하기 위해 상시 관리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부담이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야간에 갑자기 촬영을 요청하면 담당 직원이 없어 녹화가 어려운 경우도 있다고 했다. 모든 직원이 장비 작동 방법을 숙지하기 어려워 전산실 직원을 별도로 불러 촬영할 수 있도록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처음 정책을 시행하기 전에 가장 강조했던 우려 중 하나가 불법 유출이었다”며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음에도 실효성이 낮은 제도를 계속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상윤 부회장은 제도 도입 당시부터 산부인과 등 민감한 신체 부위가 노출되는 진료과의 특수성을 고려해 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오 부회장은 자신도 CCTV 설치 이후 촬영한 사례가 없었다며, 제도의 실효성은 낮은 반면 영상 유출로 환자가 입을 수 있는 사생활 침해는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기업과 국가기관도 해킹을 당하는 상황에서 개인 병·의원에 그만큼의 보안 수준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산부인과와 비뇨의학과처럼 영상 유출 시 환자에게 심각한 수치심과 피해를 줄 수 있는 진료과는 적용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는 것이 당시 의사회의 핵심 요구였다고 설명했다.

오 부회장은 이런 우려에도 진료과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제도를 도입했다며 “정부의 안일한 정책과 법안 마련에 책임을 묻고 싶다”고 말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개원의사회가 18일 ‘제22차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피해 의료기관을 희생양 삼지 말라”…책임 전가 대신 제도 재검토 촉구

의사회는 이날 배포한 입장문에서도 이번 사태를 개별 병원의 관리 부실 문제로만 돌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사회는 수술실 CCTV 의무화가 유령수술·대리수술 등 비윤리적 진료행위를 근절하겠다는 명분으로 도입됐지만, 산부인과는 전문의가 진단부터 분만과 수술, 후속 진료까지 담당하는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를 고려하지 않은 채 민감한 신체 부위가 노출될 수 있는 공간에 촬영 장비를 설치하도록 했다는 주장이다.

의사회는 “대리수술과는 무관한 산부인과 병·의원들이 환자의 프라이버시 침해와 유출 공포라는 함정에 걸렸다”며 “법률이 강제한 기기 때문에 가장 큰 피해를 뒤집어쓰는 현실”이라고 비판했다.

또 개별 병·의원이 고도화된 사이버 공격에 대응할 전문 인력과 보안 인프라를 갖추기에는 물리적·재정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 차원의 기술·재정 지원 없이 보안 책임만 일선 의료기관에 부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의사회는 “환자 보호라는 명분으로 모든 의료기관에 획일적인 촬영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이 과연 환자의 권리와 개인정보를 실질적으로 보호하는지, 목적과 수단이 정당한지 원점에서 다시 판단해야 한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 법률의 폐기를 포함한 근본적인 재검토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김재유 회장은 근본적인 재검토에 앞서 제도의 일시 중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문제점이 발견된 이상 더 큰 피해가 있기 전에 CCTV 법은 일시적으로라도 중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제도를 중단하고 보안 대책을 마련한 뒤 시행 여부를 검토해야 한다며 “지금은 계속 피해가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 김재유 회장 # 수술실 CCTV # 해킹 # 진료 영상 유출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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