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1.06 07:29최종 업데이트 23.01.09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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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축된 2022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2023 서서히 회복

이전에는 '혁신'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매출' 가능성 주목, 후기 후보물질·AI 집중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올해 위축된 제약바이오 투자 심리가 서서히 회복되면서 이미 유효성이 확보된 유전자치료제와 항암제, 뇌질환, AI플랫폼 등 '매출 창출' 가능성을 중심으로 높은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6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기존 초기 후보물질 기술이전 등의 방식에서 후기 임상 거래나 공동연구 등을 중심으로 침체된 제약바이오 R&D 투자심리가 회복할 전망이다.

지난해 제약바이오는 상당한 침체기를 맞았다. 특히 지난 2021년 코로나 특수로 많은 자본이 제약바이오분야로 쏠리면서 R&D 투자와 IPO(기업공개)가 확대되고 M&A·라이선스아웃 등 다양한 딜이 활발하게 이뤄진 것과 비교되면서 더욱 암울한 시기를 보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함께 잇딴 임상실패, 고금리와 달러 강세 등에 따른 초기 R&D에 대한 투자비용이 급감하고 엔데믹 전환과 기대심리 저하 등으로 기업 가치가 절감해 IPO 수도 대폭 하락했다.

실제 지난해말 IPO를 앞뒀던 보령바이오파마는 그 기간을 미뤘고,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IPO를 강행한 일부 바이오텍들은 대부분 기대했던 공모가를 훨씬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또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해왔던 많은 바이오텍들이 임상시험 계획을 잠정 보류하거나 늦췄고, 특히 초기 후보물질을 빠르게 기술이전하는 방식으로 운영해왔던 기업들은 도산 위기에 맞닥뜨린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진출이 불가피한 기업들은 돌파구 마련을 위해 미국 제약사를 넘어 연구소, 대학 등과의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시련을 딛고 올해 제약바이오는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지난해 4분기부터 얼어붙었던 국내외 제약바이오 투자가 시작되는 양상을 보였다.

지난해 JP모건이 바이오팀을 다시 꾸렸고, 국내 대형제약사는 물론 바이오텍들은 오는 9일부터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에 대거 참석한다. 

또한 지난해 12월말에는 동아에스티가 국내 바이오기업 카나프 테라퓨틱스로부터 면역항암제 후보물질을 도입하는 총 2030억원대의 대규모 라이선스인 계약을 체결했다. 도입 기술은 항체와 사이토카인 융합 단백질로 비임상 단계에 있는 후보물질로, 이는 종양미세환경에서 발현되는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이용해 사이토카인을 종양 특이적으로 전달해 면역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다.

유한양행 역시 지난해 렉라자(레이저티닙)의 1차치료제를 위한 글로벌 임상시험을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고, 올해 상반기에 적응증 확대와 글로벌 진출에 나선다.

엘지화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신약을 보유한 미국 제약기업 아베오 파마슈티컬스(AVEO Pharmaceuticals) 지분 100%를 5억 6600만 달러(약 8000억원)에 인수하는 M&A 계약을 체결했다. 초기 단계가 아닌 빠르게 매출을 낼 수 있는 기업을 택해 효율적인 미국 진출과 파이프라인 확대를 꾀한 전략이다.

최근 삼성증권 서근희 헬스케어팀장·수석연구위원은 글로벌 제약시장 투자 동향 설명에서 "베스트인클래스 전략과 함께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 확보와 다변화한 혁신신약 개발 등으로 내년 국내 제약바이오시장에 훈풍이 불 것"이라며 "국내 대형제약사들은 제네릭, 개량신약 등을 경험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패스트 팔로워(Fast Follwer) 전략을 추진해 계열 내 최고약물(Best in class)을 개발, 매출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바이오텍들은 독자적인 플랫폼 기술을 고도화하고 라이선스 딜이나 공동연구 등의 방식으로 경쟁력을 확보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 강하나 연구원 제약바이오 전망 세미나 발표자료 발췌

이베스트투자증권 강하나 연구원 역시 바이오아이코어사업단의 제약바이오 산업 전망 세미나를 통해 "그동안은 주춤했지만 코로나로 자본을 많이 확보한 다국적 제약사나 특허만료 등으로 캐시카우가 사라질 위기에 높인 대형 제약사 등을 중심으로 내년부터 활발하게 새로운 플랫폼이나 미충족 수요 등 새로운 먹거리 찾기에 나설 것"이라며 "특히 유전자치료제와 항암제, 뇌질환, AI플랫폼, RNA기술, 희귀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을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항암제는 수년간 대규모 연구개발이 이어졌고 다양한 표적, 면역항암제 등 혁신신약들이 등장했음에도, 계속되는 변이와 내성으로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계속 커지고 투자개발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뇌질환(CNS)은 항암과는 반대로 아직까지도 원인이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자본이 많이 몰릴 것으로 전망했다. 강 연구원은 "전세계적인 고령화와 치매 환자 증가 등으로 뇌질환 치료제 시장이 커지기 때문에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특히 뇌혈관장벽(BBB)을 뚫는 기술에 대한 글로벌 딜이 이어질 것이며, 치료제 후보물질과 함께 진단시장에 대한 신기술 분야에 대한 글로벌 기업들 관심이 증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로 급부상한 RNA 기술을 활용해 항암백신 개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T세포, 면역NK세포 등을 활용한 항암 세포치료제 분야도 성장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제약업계 투자 회복세로 다양한 분야의 R&D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기존과 달리 초기가 아닌 어느 정도 임상을 마무리해 기술력을 입증했거나 상용화 가능성이 높은 후기 후보물질을 중심으로 투자 자본이 몰릴 전망이다.

'성공 가능성', '단기 매출' 등에 초점을 맞춘 투자가 활성화되면서 자연스럽게 AI를 활용한 신약개발도 지난해보다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백신 개발과정을 통해 신속개발 기업에 자본이 집중된다는 선행학습을 한 동시에 정부도 100대 국정과제에 빅데이터와 AI개발을 포함시켜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한 만큼 AI신약개발 기업들의 선전이 이어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실제 국내 대형제약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AI신약개발 기업들과 속속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하고, 여러 후보물질들 중 성공 가능성 높은 것을 찾아내 선택과 집중 전략을 추진 중이다. 역으로 상업화 가능성이 낮은 제품들은 빠르게 임상을 중단하거나 포기하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형제약사는 물론 글로벌 빅파마들도 무리한 투자를 지양하고, 안정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방식으로 리스크 완화에 나서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와 신속한 개발을 위해서 더욱 AI 신약개발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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