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0.08.19 06:57최종 업데이트 20.08.19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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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SK바이오팜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 증가

신약 가능성 열리면서 국내 다수 기업들 임상 참여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최근 SK바이오팜이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뇌전증 치료제에 대한 판매 승인을 받는 성과를 이뤄낸 가운데, 많은 국내 제약사들이 미충족 수요인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연구개발(R&D)에 뛰어들고 있다.

18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KDB미래전략연구소 산업기술리서치센터 고대경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 동향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히면서, 국내사들이 적극적인 기술이전, M&A 전략을 펼치는 동시에 국가적 차원의 체계적 지원도 동반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추신경계는 뇌와 척수로 이루어져 있는 기관으로 질환 발생시 운동능력 상실, 정신 장애 등 복합적인 증상이 나타난다. 때문에 사회경제적 비용이 높고 삶의 질 저하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대표적인 질환은 뇌전증, 퇴행성 신경질환, 뇌졸중 등이 있다. 이중 퇴행성 신경질환의 경우 다발성 경화증 시장 규모가 가장 크며, 알츠하이머, 파킨슨등은 사회적 파장이 큰 질환에 속한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구고령화가 이어지고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일본, 유럽에 이어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어 중추신경계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 문제는 대부분의 중추신경계 질환이 치료제가 없는 미충족수요 분야라는 점이다.
 
표 = 다발성 경화증 시장 규모 및 환자 수.

실제 신경 통증과 마비가 다발적으로 일어나는 다발성경화증은 난치성 질병으로 치료제 대부분이 증상 완화, 질환 조절 치료제에 국한돼 있다. 즉 정확한 병인을 타겟하는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으며 중증환자 역시 치료제가 부족해 스테로이드나 근육이완제, 항우울제 등을 처방하는 상황이다. 

해당 치료제 중 매출액이 가장 높은 오크렐리주맙(Ocrevus) 역시 모든 환자에게 적용할 수 없으며, 가장 최근 개발된 클라드리빈(Mavenclad)과 시포니모드(Mayzent)도 기대보다 효과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때문에 다발성경화증 임상만 현재 85개가 진행 중이다. 임상 3상 중인 주요 물질은 13개로 대부분 신물질이다. 이중 바이오젠과 노바티스가 선두그룹을 지키고 있으며, 현재 관련 분야를 연구하는 기업은 없다.

연구팀은 "해당 분야는 다른 신경질환 대비 치료제(50.5%) 성공 확률이 70%로 높은 편인만큼, 국내 기업들도 혁신신약(First-in-Class)전략을 펼칠 경우 시장 진입의 기회가 있다"면서 "관련 분야의 국내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치료제 후보물질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아시아 환자 비중이 59%인 동시에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뇌전증 역시 현재 진행 중인 임상만 79개에 달한다"며 "FDA로부터 판매 승인을 획득한 SK바이오팜도 엑스코프리(성분명 세노바메이트)의 대상 확대를 위해 전신 강직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질환 역시 아직까지 신경퇴화를 직접 억제하는 근본적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다. 현재 바이오젠이 개발에 진전을 보이고 있으나 2000년대 초반 이후 성공 사례가 단 한 건도 없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인지 기능의 미세한 변화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임상시험에 매우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제약사들에게는 비용 부담이 매우 클 수밖에 없다"면서 "국내 기업 중 최근 각광받는 아밀로이드베타, 타우를 타겟으로 임상 진행 중인 기업은 없으나, 새로운 기전으로 아리바이오가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표 = 알파-시뉴클레인 직간접 타겟 파이프라인.

비정상 단백질의 축적에 의한 뉴런의 기능 장애 때문으로 고령 인구일수록 발병률이 높은 파킨슨병 역시 미국, 일본 등을 중심으로 환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현재의 치료제로는 근본적인 병인 개선과 연계 증상 완화 등을 해결할 수 없다. 

때문에 국내외 진행되는 임상이 94건에 이르며, 이중 파킨슨의 병인인 루이소체를 구성하는 알파-시뉴클레인을 공략하는 파이프라인이 각광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국내 기업도 파킨슨 피료제 임상에 다수 뛰어들었다. 펩트론, 카이노스메드는 세포사멸 및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방법으로 미국에서 임상 2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퍼스트바이오는 알파-시뉴클레인을 타겟으로 임상 1상을 진행 중이고 셀리버리, 뉴라메디는 전임상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해당 질환들 모두 사회경제적 비용이 빠르게 증가하는 동시에 국가 생산성 저하, 큰 치료·간병비용 등 경제적 부담이 상당하다"면서 "대부분이 병인이 밝혀지지 않았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기초연구를 지원하고 학교·연구기관과 기업 등의 공동 연구를 적극 추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 치료제에 대한 임상은 장기간을 필요로 하는 반면 대부분 바이오벤처에서 임상을 추진하는만큼 정부가 임상비용에 대해서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사들 대부분이 해당 치료제 개발에 있어 내부 개발 물질에 집중하는 경향을 지적하면서, 적극적인 M&A와 기술이전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연구팀은 "국내 중추신경계 질환을 전문으로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 거의 없고 후보 물질도 많지 않기 때문에 초기 단계(전임상 또는 임상 1상) 후보물질 기술이전이나 M&A를 추진해 임상을 한 단계 진척시킨 다음 임상 2상에서 글로벌 기업에 기술이전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면서 "SK바이오팜도 내부개발 물질을 기술수출 또는 직접 개발에 성공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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