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원서 레이저 시술 후 '화상전문병원' 응급실 행…의료계 "한의사 시술 경험 부족으로 사고"
무료 피부 측정 광고에 한의원 찾은 여성 환자, 표재성 2도 화상 입어
A씨는 최근 한의원에서 레이저 시술을 받은 직후 화상을 입고 화상 전문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사진=A씨 블로그 갈무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한의사들의 레이저 등 현대 피부미용 의료기기 사용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한의사 피부미용 시술 중 화상 등 부작용 사례 역시 늘고 있다.
앞서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달 30일 한의사의 레이저 사용이 최근 경찰 조사 과정에서 잇따라 무혐의를 인정 받고 있다며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상태다.
10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자신을 한의원에서 레이저 시술을 받은 이후 화상을 입었다고 소개한 환자 A씨는 최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한의원 시술 부작용 사례를 소개했다.
A씨는 피부 측정을 무료로 실시한다는 광고에 한의원을 찾게 됐고 '기미가 있다'는 말에 레이저 토닝 5회 시술을 결제하게 됐다.
그러나 시술이 시작되고 A씨는 피부가 타들어가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결국 오른쪽 안면 시술 직후 통증을 버티지 못하고 왼쪽 안면 시술은 중단하게 됐다.
화상 발생 직후 한의원은 응급처치로 식염수를 적신 거즈로 안면부 열을 식혀줬지만 화끈거림과 통증을 점차 심해졌다. 결국 A씨는 급하게 화상 전문병원 응급실로 이동해 진료를 받았으며, 표재성 2도화상을 입게 됐다.
표재성 2도 화상은 피부의 가장 바깥층인 표피 전체와 진피의 상층부 일부가 손상된 상태로 통증 정도가 매우 심하다. A씨는 사고가 발생한 올해 2월부터 현재까지 화상 치료를 받고 있다.
의료계는 한의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무분별한 레이저 시술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다.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김재홍 위원(피부과 전문의)은 "결국 레이저 광원이 조직에서 어떤 반응으로 나타나는 지, 시술 중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경험없이 치료를 진행하다 보니 이런 사고가 생기게 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한의원에서 시행되는 피부미용 의료행위 중 의도치 않은 조직손상이나 응급상황 발생 시에 의학적인 대응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화상 등 문제가 발생됐다면) 적절한 국소드레싱, 약물 처방 등을 통해 치료해야 할 환자를 화상전문병원 응급실로 향하게 하는 것이 (한의원 피부미용 진료의)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한의사의 레이저 의료기기 사용은 아직 무면허의료행위로 볼 소지도 남아 있다. 2013년 대법원 판례를 보면 대법원은 "피부질환 치료를 위한 광선조사기 IPL(Intense Pulsed Light)은 그 개발ㆍ제작 원리가 한의학의 학문적 원리에 기초한 것이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당시 대법원은 "IPL을 사용하는 의료행위 역시 한의학의 이론이나 원리의 응용 또는 적용을 위한 것으로 볼 수도 없고, 한의사가 이를 사용할 경우 보건위생상 위해가 생길 우려가 있다"고 인정했다(대법원 2014도13323).
김재홍 위원은 "IPL 레이저 판례를 보면 레이저 시술은 한의학적 원리에 기반한 것도 아니다. 특히 보건위생상 위해의 요소가 뚜렷하다는 판례가 적용돼야 할 분야임에도, 한의계는 2022년 초음파 진단기 판결처럼 (레이저 시술이) 한의학적 진료의 보조수단이며 위해가 크지 않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