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5.24 17:25최종 업데이트 23.05.2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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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SGR모형 기반 밴딩 설정 방식 탈피…사회적 인상요인 따라 수가 5%로 상향"

"건보재정 지출 우선 순위, 의료질 향상 위한 '적정 수가 책정'에 우선 투입"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 김봉천 의협 부회장.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보험수가 용도의 재정지출을 2% 전후로 제한해야 한다는 한계선 하에 SGR(Sustainable Growth Rate, 지속가능한 목표진료비 증가율) 모형을 이용한 수가협상 지출규모(밴딩) 설정 방식에 의문을 제기하고 밴딩 구조 개선을 촉구했다.

의협은 밴딩을 미리 정한 후 각 유형으로 분배하는 수가협상은 의료질을 저하시킬 뿐임을 지적하며 물가 등 5%대의 사회적 인상요인을 2023년 밴딩 설정 시 기준점으로 적용하고 원가보상과 재투자를 담보하는 합리적 밴딩 설정을 촉구했다.

SGR모형 미리 정해놓은 지출규모 합리화 수단에 불과…재정상태 상관없이 밴딩 2% 전후

24일 의협은 2차 수가협상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의 수가협상 밴딩 개선안을 제안했다.

그간 수가협상을 위한 보험재정 지출 규모인 밴딩은 매년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서 정한 밴딩이 협상의 기준이 됐다. 그리고 이 밴딩의 근거는 SGR 방식, 의료기관 회계조사 방식이었는데 의협은 이것이 모두 밴딩이라는 미리 정해놓은 지출규모의 합리화 수단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SGR은 밴딩 이외에도 각 단체별 포션과 순위까지 정하는 근거로 작용했다. 보험자인 공단 입장에서 용도에 따른 지출규모를 미리 정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이를 비난할 수는 없지만 그간 재정상태의 흑자, 적자 상황에 상관없이 밴딩이 2% 전후에 불과했고, 이 수준으로 수가를 통제해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돼 있었다"고 밝혔다.

의협은 "밴딩이라는 절대적 기준치를 미리 정하고, 이 한계선을 지켜야한다는 원칙이 고착화 됐고, 각 의약단체는 개별 수가협상 이전 미리 밴딩을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한 불만을 제기하며 밴딩부터 늘려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며 "SGR이 밴딩 이외에도 각 단체별 포션과 순위까지 정하는 절대적 근거가 되다 보니 추가 협상의 여지가 있더라도 유형별 순위를 바꾸지 못하는 유연성 부족 등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텀업 방식 밴딩 설정·사회적 인상요인 고려…2% 한계선 상향하고 원가보상, 재투자 담보

따라서 의협은 밴딩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협은 "그간 미리 정해진 밴딩을 계약기간 동안 공급자 측에 공개하지 않아 '깜깜이 협상'을 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전체 지출규모(밴딩)을 미리 정한 후 각 유형으로 분배하는 톱다운(Top-down)방식에서 유형별 수가협상을 진행하면서 최종 밴딩을 정하는 바텀업(Bottom-up)방식으로 전환하면 '깜깜이 협상'에 대한 비판은 물론 밴딩내 각 단체의 순위(포션)가 미리 정해져 협상의 유연성과 여지가 없어지는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먼저 밴딩 설정 기준점으로 물가 등 사회적 인상요인을 고려해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3년의 경우 최저임금인상률(5%), 민간임금 협약 인상률(5.1%), 소비자물가 상승률(5.1%) 등 5%대의 사회적 인상요인이 발생한 만큼 이를 기준점으로 잡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밴딩 규모에 대한 한계선도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협은 "보험수가 용도의 재정지출은 2% 전후로 제한해야 한다는 한계선이 형성돼 있다"며 "애초 보험수가가 원가의 절반수준에서 시작됐고, 현재까지도 원가 미만의 수준임은 누구나 인정하면서도 정작 수가인상에는 인색하다. 결국 싸고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이 불변의 진리임에도 유독 의료분야에 강요하고 있는 사회적 인식과 국민의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 수가협상단장인 김봉천 부회장은 "올해와 같이 24조 흑자를 보이는 재정 상황이라면 그간 2%대에 머물렀던 밴딩 규모의 파격적인 상향 조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공단 측이 올해 재정 흑자가 재정 지출요인 감소가 아닌 수입 증가 요인에 의한 것임을 강조하며 수가 인상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인데 대해 "보험재정이 흑자라는 것은 보험료 수입이 증가한 것 이외에 지출이 감소하였다는 것이고 이는 그만큼 의료기관으로 유입돼야 하는 비용이 줄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한정된 재원을 가입자에게 효과적으로 배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것도 중요한 사항"이라며 "이제부터라도 건보재정 지출의 우선 순위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원하는 국민 요구에 부응하고, 의료의 질 향상을 위한 적정 수가 책정에 우선적으로 투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의협은 "과거 원가 미만인 보험수가를 만회할 수 있었던 비보험 영역과 보험영역 내에서 진료량과 진료시간대를 늘리는 박리다매 방식은 이미 그 효과가 사라진 영역임을 지적하며 건강보험수가 부족분을 상쇄할 수 있는 과거 기전이 모두 사라지고, 건강보험제도권 내 수익구조에만 의존하게 된 상황에서 건강보험 수가는 의료기관의 생존과 운영을 위해 필요한 절대조건이 됐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공공재 성격이 강한 '의료'의 특수성으로 최소한의 수익률만을 내야한다고 하더라도 원가+α(최소이윤) 중 '+α'가 수가협상의 대상이 돼야 하고, 이 '+α'는 다시 신의료기술과 의료장비 도입 등 의료서비스 발전에 재 투자될 수 있는 동력이 돼야 한다"며 밴딩 구조 개선을 재차 요구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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