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의과학대학교 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류현미 교수와 스마트MEC케어R&D센터 연구팀이 임신 중 직업 유무와 산모 정신건강의 관련성을 분석한 결과, 임신 중 직장을 유지한 산모에서 우울 증상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MC Pregnancy and Childbirth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의 학술연구개발용역과제인 '임신관련 합병증 유병률 조사 및 위험인자 발굴'을 통해 수집한 한국 임신 결과 연구(Korean Pregnancy Outcome Study, KPOS) 자료를 활용했다. 국내 임신부 3405명을 대상으로 임신 1, 2, 3분기별 직업 유무와 산모 정신건강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임신 중 직업 유무는 모든 임신 시점에서 우울 증상 위험 감소와 유의한 관련성을 보였다. 직장을 다니는 임신부는 임신 1, 2, 3분기 모두에서 우울 증상 위험이 낮았다. 특히 임신 3분기까지 직장을 유지한 산모는 임신 기간 동안 직장이 없었던 산모에 비해 우울 증상 위험이 낮게 나타났다. 임신 1분기까지만 직장을 유지한 경우에도 유사한 우울 증상 위험 감소가 확인됐다.
반면 직업 유무와 불안 증상 사이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관련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스트레스의 경우 임신 1, 2분기에는 직장을 다니는 산모에서 스트레스 증상 위험이 높게 나타났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감소했다. 임신 3분기에는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산모 정신건강은 우울, 불안, 스트레스 지표로 나눠 평가했다. 우울은 산전·산후 우울 선별에 쓰이는 '에든버러 척도(EPDS)', 불안은 '병원 불안·우울 척도 중 불안 하위척도(HADS-A)', 스트레스는 '디스트레스 온도계 척도(Distress Thermometer Scale)'를 활용했다.
류현미 교수는 “임신 중 직장 생활이 단순한 경제활동을 넘어 사회적 정체성, 일상 구조, 사회적 접촉과 지지 등 심리사회적 이점을 제공할 수 있으며, 이러한 요인이 산모 우울 증상 완화와 관련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직업적 역할과 사회적 연결성이 임신 중 정신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류 교수는 “다만 임신 초기와 중기에는 업무와 임신 적응이 동시에 요구되면서 스트레스가 증가할 수 있다”며 “임신부가 건강 상태에 맞게 일과 임신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직장 내 배려, 유연근무, 적절한 휴식, 스트레스 관리 체계가 함께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