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2.23 05:10최종 업데이트 21.02.2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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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 후보 "나를 모르는 사람의 질타 신경 안써…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의료계 바꿀 것"

[의협회장 후보자가 살아온 삶⑤] 초등학교 이후 줄곧 장래희망 의사…같은 의사인 아내 응원에 감사한 마음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도전한 기호5번 이동욱 후보
제41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들은 어떤 삶을 살아온 이들일까. 어린시절 꿈은 무엇이었고 왜 의사가 됐을까. 의사로서의 삶에서 언제 가장 보람있고 또 힘들었을까. 그리고 어떤 계기로 의협회장 출마까지 결심하게 됐을까. 메디게이트뉴스는 후보자 6명의 인터뷰를 통해 각자의 성장배경과 가치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봤다. 

①임현택 후보 "부당함 해결에 말보단 행동, 권력자에 더 강하게"
②유태욱 후보  "세상을 더 크고 넓게 바라보는 의사”
③이필수 후보 "봉사와 헌신의 자세로 24시간 열려있는 리더"
④박홍준 후보 "환자뿐만 아니라 상처 입은 동료 의사들 치료하고파"
⑤이동욱 후보 "불도저 같은 추진력으로 의료계 바꿀 것"
⑥김동석 후보 "모가 나도 찌르지 않고 빛이 나도 눈부시지 않게"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이동욱만큼 의료계에서 욕 많이 먹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기승전 이동욱으로 나를 욕하기 위해 매일 이유를 찾는 이들도 있다."

제41대 대한의사협회 회장 선거에 도전한 기호5번 이동욱 후보를 보면 불도저가 연상된다. 한다면 하는 직설적인 성격 탓에 오해도 많이 받지만 정말 자신과 오래 일해본 이들이나 주변 지인들은 그의 행동력을 칭찬하기도 한다. 그는 누구보다 자신 스스로의 만족감이나 자존감이 중요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위해선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고 말기 때문이다.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느낌, 그 일을 하면서 느끼는 자존감이 무엇보다 소중하고 중요한 삶의 원동력이다."

이 후보는 의료계 일을 하면서 오해와 질타를 많이 받는 자리에 있지만 한 번도 후회하거나 괜히 시작했다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다고 했다. 남들이 생각하는 자신보다 스스로가 느끼는 자기 자신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스스로 떳떳하고 진실되다면 그로써 족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 후보는 "나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해 하는 일을 하고 싶다. 보건복지부 등 현지조사를 받으며 불합리한 의료제도를 느끼게 됐고 부당한 현실을 바로잡는 것. 그것이 내가 해야 될 일이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학창시절 반장과 회장 등을 도맡아하던 학생이었다. 이타심이 많아 반에서 궂은 일을 도맡아했고 무슨 일이든 항상 가장 먼저 실천하려고 애썼다. 친구들도 리더로서 모범을 보였던 그를 많이 따랐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 후보의 장래희망은 줄곧 의사였다. 학급 게시판에 학생들의 장래희망을 적어놓는 공간이 있었는데 자신의 이름 밑에 의사라는 두글자를 적고 뿌듯함을 느끼곤 했다. 꼭 의사가 돼야겠다는 동기부여는 덤이었다. 그가 의사를 꿈꿨던 계기는 우연히 접한 슈바이처 박사로부터 시작됐다. 아프리카로 건너가 수 많은 원주민들을 위해 헌신했던 슈바이처 박사의 모습에서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 후보의 장래희망은 줄곧 의사였다. 사진=이동욱 후보 제공 

의대에 진학하고 나서 이 후보가 처음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느낀 때는 전공의 수련 시절이다. 그는 "실용주의적 성격을 갖고 있어 비효율적이거나 합리적이지 않은 일을 보면 참지 못한다. 전공의 때도 수련에 필요하지 않은 데도 수행해야 하는 많은 일들을 고치고 싶었고 그 생각은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타인에게 갑질을 하는 것도, 당하는 것도 싫어하는데 그가 처음 의사회 일을 시작한 것도 이 때문이다. 불합리한 정부 정책에 맞서 제대로 바로잡고 싶다는 문제의식이 샘솟기 시작했다. 

이 후보는 "의료기관을 경영하다보면 공무원들이 자신이 갑이라고 생각하면서 의사들을 대하는 경우를 종종 겪는다"며 "그럴 땐 불합리함에 맞서 아부하지 않고 끝까지 간다.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으로 기억돼야 스스로 만족하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지금도 살면서 가장 뿌듯한 점은 구속됐던 의사회원을 도와 무죄를 입증하고 의료기관을 폐업하려던 회원을 도와 지금도 열심히 개원하고 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스스로에게 자랑스럽다"며 "농담삼아 나 때문에 회원들이 벌어들인 돈도 수천억이 될 것이라고 말하곤 한다"고 전했다. 

이 후보가 생각하는 리더도 이타적인 마음을 갖고 항상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다. 의협 회장은 의료계 대표로서 다양한 단체와 기관장들과 만나는 정치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이 때문에 회원들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생각하기 시작하면 문제가 시작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후보는 "내가 나를 위해 일하는지, 남을 위해 일하는지는 자신 자신 밖에 모른다"며 "보여지는 부분은 속일 수 있지만 그 인생은 떳떳하지 못하다. 물론 장기적으로 봤을 때 행복하고 성공한 인생이라고 볼 수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항상 강인한 모습을 보이지만 그도 힘들 때가 있다. 그는 자주 성경책을 본다. 성경을 보며 그는 삶의 번뇌, 철학적 질문들과 마주한다. 이 후보는 "같은 구절이라도 볼 때마다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온다. 수천년 전 이야기지만 현 시대를 사는 이들에게 적용해도 크게 벗어나지 않고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며 그는 신앙이 없는 이들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특히 이 후보가 힘들 때는 정성스럽게 돌본 환자와 싸워야 할 때다. 환자를 돕고 싶어 의사가 됐지만 자신의 환자와 의료분쟁과 고소, 고발을 겪고나면 정말 힘이 많이 빠진다. 10년 전 비가 오던 어느날, 의료사고로 고소를 당해 경찰서로 가던 때 이 후보는 의사라는 직업에 큰 회의감을 느꼈다. 남들이 아무리 비방해도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지만 스스로 느끼는 절망과 회의감은 그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그는 "의사로서 환자에 대한 애정이 식을 때가 가장 힘들다. 의료사고에 대한 사회적 대책은 의사에 대한 가혹한 처벌만이 아니라 재발방지를 위해 저수가와 노동착취 구조인 의료 환경 개선에 방점이 찍혀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인 아내는 그가 가장 믿으면서도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 중 하나다. 이 후보는 "의사회 일에 열중 하다보니 경제적인 부분도, 아이들 교육 문제도 제대로 신경쓰지 못했다"며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그러다보니 밖에서 누구보다 용감하게 나서지만 집에선 항상 아내의 핀잔을 듣는 편이다. 그래도 그는 아내가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지원자이자 버팀목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유일하게 신세를 지고 있는 게 아내다. 그러나 아내도 정의파다. 내가 올바른 일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돈은 많이 벌어다 주지 못하지만 항상 무한한 지지를 아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끝으로 이동욱 후보는 조카 3명이 모두 의사의 길을 걷고 있다고 했다. 그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선배 의사로서 앞으로도 불도저같은 추진력을 약속했다. 조카들을 비롯한 젊은 의사들이 배운대로 진료할 수 있는 올바른 국내 의료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그의 조그마한 소망이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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