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3.11 07:17최종 업데이트 26.03.11 0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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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병상보다 재활의 질"…회복기제도, 환자 사회·가정 복귀 성과 중심으로 재설계

대한회복기재활학회, 25일 백범 김구 기념관서 '회복기재활의 질 향상' 주제로 춘계학술대회 개최

(왼쪽부터) 대한회복기재활학회 최성혜 총무이사, 우봉식 이사장, 김연희 회장, 대한재활의료기관협회 이상운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회복기재활 의료기관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이제는 양적 확대보다 치료의 질과 환자의 사회복귀 성과를 중심으로 제도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한회복기재활학회는 1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5일 개최될 춘계학술대회 방향과 회복기재활 제도가 나아갈 방향을 설명했다.

학회는 회복기재활의 궁극적인 목표가 환자를 병원에 오래 머물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사회와 가정으로 복귀하도록 돕는 것임을 강조하며, 이번 학술대회 주제를 '회복기재활의 질 향상(Raising Quality of Convalescent Rehabilitation)'으로 정했다.

지금까지 '회복기 병상수' 확보가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재활의 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또한 재활치료의 성과는 결국 환자가 얼마나 기능을 회복해 지역사회로 돌아가는지로 평가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번 춘계학술대회는 대한재활의학회가 주최하고 대한회복기재활학회가 주관한다. 올해 연수강좌는 ▲재활의료제도의 이해 ▲재활간호 ▲회복기재활 최신지견 ▲질환군별 회복기재활의 실제 총 4개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학회는 의사뿐 아니라 물리치료사, 작업치료사, 언어치료사, 간호사, 사회복지사는 물론 원무과 등 일반 행정직원까지 참여하는 다학제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전 직원이 재활 철학을 공유하고 회복기재활의 질 향상을 논의할 계획이다.

학술대회는 회복기재활 연구 발표 세션과 패널 토론으로 구성되며, 회복기재활 치료 성과와 질 관리 방안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왼쪽부터) 대한회복기재활학회 우봉식 이사장, 김연희 회장, 대한재활의료기관협회 이상운 회장

회복기재활 제도 도입 6년 만에 기관 58%, 병상 60% 증가…"이제는 양적 확대 아닌 재활치료 질 고민해야"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재활의료기관 지정 정책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2026년부터 운영될 제3기 재활의료기관으로 전국 71곳(1만3390병상)을 지정했다. 재활의료기관 제도는 발병이나 수술 이후 기능 회복 시기에 집중 재활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으며, 1기 45개 기관에서 시작해 2기 53개 기관을 거쳐 이번에 71개 기관으로 확대됐다.

학회에 따르면 제도 도입 이후 불과 6년만에 재활의료기관 수는 약 58%, 병상 수는 약 60% 증가했다. 숫자만 보면 눈부신 성장처럼 보이지만, 실제 운영 성과를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 학회 측 입장이다.

대한회복기재활학회 우봉식 이사장은 "기관 수와 병상 수만 보면 눈부신 성장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 회복기 환자 수는 기대만큼 늘지 않았다"며 "이제는 양적 확대의 성과를 돌아보고 재활치료의 질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학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일 평균 회복기 환자는 4132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허가병상 규모에 비해 실제 회복기 환자 비율은 39.5%에 불과해 일부 기관에서는 제도상 요구되는 환자 비율 기준을 맞추기 위해 병상 가동률을 조절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학회는 특히 재활의료기관 평가가 구조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현재 제도는 전문 인력이나 병상 규모 등 구조적인 요소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환자의 기능 회복 정도나 재택 복귀율 등 실제 치료 결과를 반영하는 지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우 이사장은 "의료의 질 평가 시 구조와 과정도 중요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결과"라며 "환자가 얼마나 회복해 집으로 돌아갔는지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재택 복귀율은 제도 도입 초기 50% 미만에서 현재 60% 이상으로 향상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또한 2020년 회복기재활 제도 도입 당시 정부가 제시했던 '집중 재활을 통해 장애를 최소화하고 조기에 일상생활로 복귀하도록 돕는다'는 정책 목표에 대해서도 아직 충분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학회는 독일, 일본, 프랑스, 포르투갈 등 선진국 대부분이 기능 회복과 사회복귀를 회복기재활의 핵심 평가 지표로 활용하고 있다며, 한국도 회복기재활의 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부보다 학회가 먼저 나서서 질 관리한다"…대상질환 확대 등 제도 보완 필요

대한회복기재활학회 김연희 회장은 "이번 학술대회에서 강조하는 것은 기관을 줄 세우는 '질 평가'가 아니라 현장의 노력을 독려하는 '질 향상'"이라며 "정부가 평가 중심으로 접근하기 전에 전문가 집단이 먼저 재활치료의 질 향상 방향을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회가 중심이 돼 회복기재활의 질 관리 체계를 논의하고 현장의 질 향상 노력을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간담회에서는 최근 정부가 성과지원금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향후 질 평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평가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평가보다 질 향상을 위한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의 문제로는 회복기재활 대상 환자군이 제한적인 점이 지적됐다.

대한회복기재활학회를 산하에 둔 대한재활의료기관협회 이상운 회장은 "초고령사회에서 회복기재활이 필요한 환자는 갈수록 많아질 수밖에 있다"며 "하지만 지금처럼 대상질환을 제한하면 수도에서 나오는 물의 양은 같은데 작은 그릇을 큰 그릇으로만 바꿔놓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보다 20년 먼저 초고령사회를 경험한 일본이 왜 대상질환을 확대하고 있는지 정책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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