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8.02.16 06:00최종 업데이트 18.0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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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건강을 위해 저염식 식단이 꼭 필요하다

[칼럼]배진건 한국아브노바 연구소장

고염식이 Th17세포를 증가시켜 뇌혈류 감소해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지난 1월 26일에 '저염식단이 우리 몸에 어떻게 좋은가?'를 주제로 칼럼을 썼다.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2017년 11월 30일자로 발표된 논문을 근거로 쓴 것이다. 고염식(high salt diet, HSD)은 고혈압과 심장병을 유발한다. 소금 섭취량을 줄일수록 고혈압과 심혈관 질환 감소 효과는 더 높아진다.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사용한 모든 지표를 건강한 성인 남자에게 적용해 임상 실험을 진행했다. 예상대로 과다한 소금섭취 그룹에서 수축기혈압(systolic blood pressure)과 이완기혈압(diastolic blood pressure)이 모두 증가했다. 재밌게도 이들의 림프구(Lymphocyte)에서 CD4+, IL-17A+, TNF+ Th17 세포 또한 증가했다. 결론적으로, 임상실험에서도 동물실험과 마찬가지로 고염식으로 인해 혈압과 Th17세포가 증가하고 장내 락토바실러스가 감소함을 확인했다.

뇌졸증(腦卒症, stroke)은 뇌혈류 이상으로 인해 갑작스레 유발된 국소적인 신경학적 결손 증상을 통칭한다. 의학적으로 뇌혈관 질환(腦血管疾患, cerebrovascular disease)에 속한다. 고염식이 뇌혈관 질환과 '치매(癡呆, dementia)'의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지만 어떤식으로 영향을 끼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진 바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1월 15일 네이처 뉴로사이언스(Nature Neuroscience)에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고염식은 장내 Th17세포를 통해 뇌혈관 장애와 인지기능장애(cognitive dysfunction)를 일으킨다. 고염식이 장내 미생물을 통해 Th17세포를 증가시키며 고혈압과 심장병에 주요하게 영향을 끼친다는 위의 논문과 같은 결과다. 혈관 내피세포(Endothelium)는 단지 혈관을 순환하는 혈액의 유출을 방지하는 해부학적 장벽의 역할뿐만 아니라 내피세포 기능(endothelial function)을 조절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연구팀은 먼저 고염식이를 한 마우스를 fMRI로 촬영해 대뇌피질과 해마에서 안정상태의 뇌혈류(cerebral blood flow, CBF)가 감소함을 관찰했다. 그 후 다시 저염식으로 바꾸었을 때 CBF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을 확인했다.

정상적인 인지기능을 위해서는 뇌혈류 흐름이 적당하게 잘 조절돼야 한다. 공간 속에서 방향을 잡는 공간기억(spatial memory)과 인지를 하는 비공간기억(nonspatial memory)으로 구분한다. 인지기능 실험에서 고유한 물질을 알아내는 탐사 시간이 8주에서는 차이가 없었지만 12주나 24주 후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었다. 연구팀은 공간기억(spatial memory)에 기반을 둔 반스메이즈 테스트(Barnes maze test, BMT) 수행으로 작업 기억을 측정했다. 그 결과 고염식(HSD) 마우스의 공간 기억 능력이 떨어졌다. 설치류에서 보금자리를 만드는 행동(nesting behavior) 역시 협력과 사회성을 반영하는 본성으로 알려져 있어 사회성의 중요한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저염식(NSD) 마우스의 경우 보금자리 물질(nesting materials)을 활용해 둥지 모양의 형태를 만들어 내는 반면 고염식(HSD) 마우스는 보금자리를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원활한 혈류 흐름은 혈관의 수축이나 이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는 주로 산화질소(nitric oxide, NO)에 의해 조절된다. 산화질소(NO)는 전구물질인 L-알레르긴(L-arginine)으로부터 내피세포의 포낭(caveolae, 세포막(cell membrane)이 함몰된 곳)에 위치한 '내피 산화질소 신타아제(endotherial NO synthase, eNOS)'라는 효소에 의해 생성된다. 마우스가 마시는 물에 산화질소의 전구물질인 L-아르기닌(10g/L)을 첨가하는 경우 고염식에 의한 신경혈관과 인지기능장애가 회복됐다. 이 실험을 통해 고염식이 내피세포의 산화질소를 저해하는 것을 알 수 있다.

eNOS의 효소작용은 인산화에 의해 조절된다. Thr495가 인산화되면 eNOS의 효소작용이 줄어들고 Ser1177가 인산화되면 NO의 생성이 증가한다. 연구팀은 고염식이를 한 마우스에서 eNOS Ser1177의 인산화는 변하지 않고 Thr495의 인산화만 증가한 것을 관찰했다. 이로써 고염식이 인산화 증가로 내피세포의 NO양을 줄인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CD4+ T세포는 특정 사이토카인(cytokine)과 전사인자의 발현에 따라 Th1(T helper type1), Th2(T helper type2), CD4+ CD25+ 면역조절 T세포(regulatory T cell)와 Th17세포(T helper 17 cell) 등으로 구분한다. 이 중 IL-17을 생산하는 Th17세포는 동물모델과 인간세포 연구 결과들을 통해 염증과 자가면역질환에 중요한 요인임이 알려져 있다. 병원체에 대한 숙주 방어 또는 이상 면역반응 유도 등에도 관련된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이번 연구팀도 (이미 지난해 네이처(Nature)에 논문을 게재한 연구팀이 밝혔듯이) 고염식이 Th17세포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한 결과 과도한 소금섭취에 의해 Th17세포가 증가함을 확인했다. 하지만 고염식을 하더라도 IL-17을 선택적으로 제거한 마우스에서는 신경혈관과 인지기능장애가 일어나지 않는 것을 관찰했다. 이러한 현상은 IL-17을 중화할 수 있는 항체(neutralizing antibody) 처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연구는 과다한 염분섭취가 고혈압이나 심장병 등 심혈관질환뿐 아니라 우리가 제일 염려하는 뇌 건강에도 안 좋다는 것을 보여줬다. 파킨슨병이나 알츠하이머 치매를 염려한다면 내가 먹는 식단이 고염식은 아닌지 꼭 살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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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게이트뉴스 (news@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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