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대 교수들 "한국 의료 천장효과 도래, 의사 수 더 늘려도 건강 지표 향상 없을 것"
의료 AI 등 의료기술 발전으로 의료 생산성 높아지고 환자 자기 관리 수준 높아져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 의료개혁 태스크포스 윤영호 위원장(서울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전 서울대학교 기획부총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를 통해 의대정원 증원 여부가 추계되고 있는 가운데, 의사 수를 늘려서 얻게 되는 의료적 이익이 적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대학교 국가미래전략원 의료개혁 태스크포스 윤영호 위원장(서울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전 서울대학교 기획부총장)은 10일 서울의대 임상의료정책연구회 간담회에서 "미래 의사 수를 어떻게 과학적 근거를 갖고 제시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이 부분은 사실 의료 기술의 향상이 중요한 부분"이라며 "공급자 측면에서 의료기술이 발전하면 생산성이 올라가기 때문에 적은 의사 숫자로도 효과적으로 환자들을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환자 측면에서도 (실시간 모니터링 등을 통해) 자기 관리 수준이 높아져서 의료 수요가 줄어들게 된다. 의료 기술 발전을 통해 이런 부분이 목표가 돼야 하고 이 부분은 의료 인공지능(AI)를 통해 우리가 지향해야 하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사진=서울의대 오주환 교수 발표자료.
서울의대 오주환 교수도 "최근 감사원에서 밝힌 것처럼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주먹구구'였듯이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하는데 진실은 그 중간쯤"이라며 "의사 수를 늘리면 대체로 여러 나라에서 건강 지표가 더 좋아질 수 있다. 다만 한국은 이미 낮은 의사 수를 통해 미국, 일본과 비슷하게 좋은 건강 지표를 형성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 말해 이미 천장효과가 도래했기 때문에 의사 수를 늘려서 더 올릴 수 있는 건강 지표는 없다. 입원 가능한 치료 가능 사망률, 회피 가능 사망률은 이미 최저로 낮게 유지하고 있다. 미래 사회에선 (의사 수를 늘리기 보다) 주치의 서비스를 통해 환자 건강 지표를 높일 수 있는 것이 더 많고 가치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천장효과는 어떤 수준이 이미 최상위여서 성취도나 수치가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 현상을 일컫는다.
한편 실제로 지난 11월 제7차 의료인력 추계위 회의에선 의사 수 추계 변수로 의료 AI 기술 발전 등이 반영돼야 한다는 점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졌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