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김효상 칼럼니스트] 임세원 교수님의 비보가 들려온 지 1달이 되어간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날 진료실에서 환자를 보시다가 안타깝게 생을 마감하신 교수님의 소식은 전국의 의사들의 마음을 시리도록 아프게 했다.
나 또한 순간 가슴에 뜨거운 것이 치밀어 오르며 눈가가 마르지 않았다.
의사란 무엇인가. 의사는 본질적으로 환자와 함께 호흡하며 삶을 이해하고 나누는 것과 떨어질 수 없다. 그럼에도 그 동안의 교수님의 삶을 돌이켜보면 그분 보다 더 의사답게 살고 환자의 편에서 자신의 삶을 헌신한 분이 또 있을까한다.
교수님의 환자 분들은 교수님을 13번방의 선생님이라 불렀다 한다.
자신의 생의 절망적인 순간에 손을 잡아 건져주신 그 따스한 손길을 환자들은 기억하고 그 마지막 길에 같이 통곡했다 한다.
교수님께서는 13번방에서 환자들을 기다리던 선물같은 분이셨다.
마음이 부서지고 생을 포기하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삶의 희망을 주시던 보석같은 선물. 그리고 환자들이 마음을 담아 건네는 고마움의 편지를 담으려고 고르셨던 예쁜 상자같은 분.
우리는 현재(present)를 선물(present)라고 하기도 한다.
교수님의 생전저서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기억하며 선물같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의사들은 13번방에서 환자들에게 희망이라는 선물을 전파하고 그 후를 우리에게 맡기신 그 분의 유지를 어떻게 이어야할까.
의사들이 각자의 정치적인 성향과 이익에 따라 서로를 비난하고 분열하기를 바랄까. 아니면 의사들이 환자를 최선을 다해서 보기 위한 노력을 하고 그러한 제도 개선과 환경변화를 위해 다같이 한마음으로 단결하기를 바랄까.
묻노니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의사들이여. 현재에 남겨진 우리는 어떤 숙제를 지녔는가. 살아남은 자의 의무는 무엇인가. 시리도록 아프게 먼저 가신 교수님께서 우리에게 남긴 것은 과연 무엇인가.
교수님께서 마지막에 장만하려 하셨던 예쁜 상자에 담아서 저 하늘에 띄어 전해 드려야할 것은 무엇일까.
※칼럼은 칼럼니스트의 개인적인 의견이며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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