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6.15 18:16최종 업데이트 21.06.1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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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혈성 간손상' 완화 약물 개발 가능성 열려

서울아산병원 탁은영 공동연구팀, miR-122 유전자 허혈성 간손상 완화 기전 규명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융합의학과 탁은영 교수.
국내 연구진이 허혈성 간손상이 완화되는 기전을 밝혀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열었다.

서울아산병원은 의생명연구소 융합의학과 탁은영 교수와 미국 텍사스의과대학 건강과학센터 신시아 주(Cynthia Ju) 교수가 공동 연구를 통해 허혈성 간손상 시 특이적으로 과발현되는 miR-122 유전자가 간을 덜 손상시키는 매커니즘을 규명하는 데 성공했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연구실험의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임상조사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피인용지수 11.864)' 최근호에 게재됐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말초동맥질환이 발생할 때나 장기이식 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혈관이 막히면 혈액 공급이 일시적으로 중단될 수 있다. 문제는 혈액 흐름이 복구될 때  산소 공급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조직이 손상을 입는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를 허혈성 재관류에 의한 손상(허혈성 손상)이라 한다.

허혈은 혈관 막힘으로 혈액 공급이 제한돼 조직의 생존에 필요한 산소와 글루코스가 부족해진 상태다. 허혈 부위에 혈액이 다시 흐르는 재관류(혈액흐름 복구)가 이뤄지면 회복돼야 할 세포와 조직의 상태가 오히려 악화되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산소 공급이 급격히 이뤄지면서 활성산소종이 과도하게 생성되기 때문으로 분석되는데, 활성산소종은 조직을 직접 손상시키거나 염증을 유도해 간접적인 손상을 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많은 의과학자들이 활성산소를 제거해 간이식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허혈성 간손상을 억제하기 위해 여러 연구를 진행해왔으나 아직 뚜렷한 성과가 없었다. 

이에 탁 교수팀은 허혈성 간손상 동물 모델을 통해 허혈성 간손상 시 특이적으로 과발현되는 miR-122 유전자의 작용기전을 분석했다. 그 결과 miR-122 유전자가 발현되면서 타겟 유전자인 PHD1 유전자가 억제되자, 허혈성 간손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항상성 유지 전사인자인 HIF-1α의 발현이 증가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동물실험으로 밝힌 miR-122 유전자의 허혈성 간손상 완화 기능은 사람 대상의 실험에서도 재확인됐다. 공동연구팀인 미국 텍사스의과대학 건강과학센터가 생체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간생검 조직을 분석했더니, PHD1 유전자는 억제된 반면 HIF-1α 전사인자와 miR-122 유전자는 증가한 사실을 확인했다.

서울아산병원 의생명연구소 융합의학과 ​탁은영 교수는 "허혈성 간손상은 간이식 수술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생체 간이식 수술 시 이식된 간의 생존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는 miR-122 유전자가 허혈성 간손상에 대한 내성을 증가시키는 기전을 분자적으로 규명했으며 허혈성 간손상 억제를 위해 miR-122 유전자 발현을 활성화하는 방식의 약물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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